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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김해의 책 ‘우리가 만들어 갈 세상’
2017년 김해의 책 ‘우리가 만들어 갈 세상’
  • 김은아
  • 승인 2017.03.20 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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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은아 김해여성복지회관 평생교육원장
‘2017 김해의 책’ 선정 발표회장에 모인 얼굴들이 반갑다. 올해 ‘김해의 책’은 20주간에 걸쳐 도서선정단의 많은 고민과 협의를 거쳐 후보 도서를 선정했고 대표도서 <공터에서>, <먼지 먹는 개>, <한 스푼의 시간>, <L의 운동화>와 어린이도서 <동생을 데리고 미술관에 갔어요>, <로봇 친구 앤디>, <잘못 걸린 짝>, <할아버지와 보낸 하루> 각 4권씩이 후보로 올라왔다. 김해시는 통합도서관 홈페이지 및 카카오스토리 링크를 통한 온라인과 지역 내 시립도서관 및 대형마트에 설치돼 있는 보드판으로 직접 투표를 통해 대표도서 <한 스푼의 시간>과 어린이도서 <동생을 데리고 미술관에 갔어요>를 선정했다.

 김해시는 ‘2017 김해의 책’ 주제를 ‘우리가 만들어 갈 세상’으로 정했다. 우리가 살고 있는 차세대 산업혁명인 ‘4차 산업혁명’ 시대는 빠르고 복잡하게 변하고 있다. 이러한 현재를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 급속한 흐름 속에서 어떤 가치를 놓치지 않아야 할지를 시민과 함께 고민해보고자 했다.

 대표도서 <한 스푼의 시간>은 ‘알파고’ 등 인공지능이 세계적 화두로 떠오른 시점에 로봇을 주인공으로 등장시켰다. 물속에 떨어져 녹아내리던 세제 한 스푼이 세탁소 주인 명정에게 가르쳐 준 찰라 같은 생의 유한성과 0과 1의 연산으로 만들어진 로봇의 눈에 비친 인간의 삶과 희로애락을 통해 인간존재와 삶의 본질이 무엇인지 생각해 보게 한다. 과업의 반복과 시행착오를 통해 모든 시도들을 그럴듯한 값으로 저장하는 로봇 은결은 사람의 근육이나 뼈가 기억하는 몸의 떨림이나 아픔과 다르지 않다. 하지만 복잡하고도 정교한 계산으로 답을 얻기 어려운 변수들이 불쑥불쑥 등장하는 것이 인간의 삶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을 통해 우리는 불완전한 로봇 은결에게 큰 위로를 받고 있음을 부인할 수 없다.

 어린이도서 <동생을 데리고 미술관에 갔어요>는 세상을 보는 방법이 다른 두 남매의 이야기를 담은 그림책이다. 동생은 손끝으로 그림을 보고 주인공은 눈으로 그림을 본다. 시각장애인 동생을 데리고 미술관 나들이하면서 동생의 아픔이나 상처, 마음 깊은 어둠 속에서도 자리한 어린이다운 숨길 수 없는 발랄함까지 잘 표현해 읽는 사람에게 깊은 울림을 주는 책이다. 이 책을 통해 세상은 눈으로 보는 것이 다가 아니라 손으로도 세상을 볼 수 있음을 깨닫게 한다.

 올해 선정된 책들이 시민들과 어린이들에게 많이 읽히고 토론됨으로써 독서에 대한 관심이 더 활성화되고 책 읽기의 즐거움과 함께 생각을 나누는 과정을 통해 성숙한 시민과 품격 있는 도시, 김해가 됐으면 하는 바람을 가져본다.

 김해시는 ‘한 도시 한 책’ (One City One Book) 운동에 동참해 지난 2007년부터 한 권의 책을 선정해 전 시민이 함께 읽고 토론하는 사회적 책 읽기 운동인 ‘책 읽는 도시 김해’를 진행하고 있다. 김해시는 ‘김해의 책 선정 발표’를 시작으로 오는 11월까지 독서 릴레이와 작가와의 만남을 통해 시민과 함께 소통하는 시간, 가족극 공연, 독후 활동 작품 공모 및 시상 등 다양한 행사와 프로그램을 통해 독서운동을 전개할 계획이다.

 특히, 올해는 독서 릴레이와 독후 활동 등을 운영하는 데 도움을 주고 함께 읽고 토론하는 방향을 제시하기 위한 지도교사 워크숍과 일반 시민들이 쉽게 접할 수 있도록 가이드북을 제작해 배포할 예정이다. 아울러 ‘김해의 책’ 10주년을 맞이해 더욱 다양한 행사들이 진행될 예정이라 많은 시민들의 관심과 호응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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