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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해수호의 날을 기억하며
서해수호의 날을 기억하며
  • 이규진
  • 승인 2017.03.21 19:4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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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규진 국가보훈처 나라사랑교육 전문강사
 영화 ‘연평해전’에서 본, 우리의 병사들은 대단했다. 영화를 보면서 눈물이 나왔다. 저들은 누구를 위해서 귀하고도 소중한 생명을 티끌처럼 여기고 죽어 가는가. 갑자기 벌어진 전투의 현장에서 그들은 얼마나 무서웠고 끔찍했을까. 병사들이 장교로 복무하고 있는 아들의 모습과 겹쳐 보이며 흐르는 눈물을 멈출 수가 없었다. 그들의 전투 의지와 행동은 국민에게 감동을 주기에 충분했다.

 영화 ‘연평해전’은 지난 2002년 6월 29일 연평도 해상에서, 북한 경비정의 선제포격으로 교전이 발생됐던, 참수리 357정의 눈물겨운 승전을 영화화한 것이다. 승조원들은 장렬히 싸우다 함교에서, 조타실에서, 포좌에서 전사했다. 승조원들이 죽어갈 때 이 나라의 지도자들은 무엇을 했는지 묻고 싶다. 싸우지 않고 적병을 굴복시키는 것이 최선(不戰而屈人之兵 善之善者也. 孫子兵法 第三 謀攻篇)이라면, 그 역할은 지도자의 몫이기 때문이다. 부국과 강병은 지도자의 의지가 절대적이었음을 우리의 역사가 증명하고 있다. 근초고왕, 광개토왕과 장수왕, 진흥왕과 무열왕 등이다. 그들은 가난한 나라와 약한 군대가 가지는 처참한 결과를 다시는 반복하지 않겠다는 굳은 의지를 가지고 행동으로 옮겼다. 백성들은 그들 이후에 상당 기간 평안을 누렸다.

 많은 사람들은 오늘날의 청년들이 곱게 자라서 의지도 체력도 약하다고 믿어왔다. 약한 청년들이 모인 군대도 약할 것으로 지레짐작했다. 하지만 그 믿음은 당치도 않다는 것이 두 번의 연평해전을 통해서 확인됐다. 이 땅에서 자라 난 청년들의 조국수호 의지가 선배들보다 오히려 뛰어났다. 그들의 헌신적인 죽음 뒤에는 목숨 바쳐 지킬만한 자랑스러운 나라가 있었기 때문일 것이다.

 오는 24일은 제2회 서해수호의 날이다. 이날은 6ㆍ25전쟁 이후로 끊임없이 지속해 온 북한의 도발을 상기하고, 전사자를 추모하며, 안보 의지를 다 잡기 위한 날이다. 북한은 6ㆍ25전쟁 이후 3천여 회의 국지도발을 자행했고, 이로 인해 민간인을 포함한 5천여 명의 희생자가 발생했다. 아직도 많은 사람들은 이러한 생생한 증거가 있는데도, 북한은 우리의 적이 아니라고 말한다. 나는 그들에게 “북한이 우리의 적이 아니라면 그들은 왜 끝도 없이 우리에게 도발을 자행”하고 있는지 물어보고 싶다. 우리 모두는 잘 알고 있다. 국민의 하나 된 힘만이 북한의 도발을 영원히 멈추게 하는 길임을 말이다.

 전 영국의 수상이었던 처칠(Winston Churchill)은 “평화는 강자의 특권이다. 약자는 평화를 누릴 자격이 없다”고 말했다. 제2차 세계대전을 승리로 이끈 주역으로서, 당시 최강대국 지도자로서의 오만함이 묻어 있긴 하지만, 구한말의 혼란스런 국제정치 상황이 재현되고 있는 현실에서 새겨들을 문장이다. 평화는 구걸로 지켜지는 것이 아님을 세계의 역사가 보여주고 있다. 이제는 이 나라를 짊어지고자 하는 지도자들이 우리에게 답할 차례이다. 지도자들은 자랑스러운 우리나라와 국민을 위한 국가안보 의지가 어떠한지를 설명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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