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3-29 05:20 (금)
화재는 예방이 가능한 재난
화재는 예방이 가능한 재난
  • 김동권
  • 승인 2017.03.23 20:5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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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동권 거제소방서장
 겨우내 휴지기를 가지던 삼라만상의 잠을 깨운다는 절기인 경칩이 지나기도 전에 우리나라에서 제일 먼저 피는 매화로 알려진 춘당매가 거제도 한려해상국립공원에서 가장 먼저 꽃망울을 터트려 봄소식을 알린지도 벌써 한 달이 훌쩍 넘어 이제는 거제 곳곳에 꽃이 피고 새순이 돋아나기 시작하더니 기어이 완연한 봄이 왔다.

 관광의 도시인 우리 거제에도 관광지마다 관광객들이 몰려 제법 인산인해를 이루기 시작했고 사람들의 얼굴마다 봄이 주는 설렘과 행복감이 가득 느껴진다.

 그러나 이렇게 좋은 계절인 봄이 왔다고 해서 나는 마냥 봄을 즐길 수가 없다.

 봄은 생명도 키우지만 불씨도 키운다.

 일반적으로 사람들은 겨울철에 화재가 가장 많이 발생한다고 생각하지만 기상학적으로 봄은 사계절 중 습도가 가장 낮으며 다른 계절에 비해 바람도 강하게 불기 때문에 화재 발생 건수가 지난 2015년은 전체의 32.22%, 2016년엔 28.2%로 가장 많다. 특히 산불 화재의 경우 전년 동기 대비 건수 1.5배, 면적 2.9배가 늘었고 같은 기간 발생 건수로는 지난 2003년 이후 최다(역대 최다는 2002년)이다.

 이러한 봄철 화재는 대부분이 부주의에 의해 발생하는 인재이다. 그리고 자연재해는 재난이 발생하면 발 빠르게 대응을 해야 하지만, 인재는 미리 예방을 할 수 있다.

 봄철 화재예방을 위해서는 우선적으로 야외에서 불법적인 쓰레기 소각과 병충해 제거를 위한 논ㆍ밭 태우기를 하지 말아야 하고 임야 근처에서 소각행위를 할 때는 반드시 해당 읍면동에 신고를 해야 한다. 쓰레기 소각과 논ㆍ밭 태우기는 갑작스러운 바람으로 불이 번지거나, 불이 방치돼 순간 대형화재가 되기 쉽다.

 두 번째로 등산객 및 행락객들은 라이터 등 인화성 물질을 소지해 입산을 해서는 안된다. 지난 9일 강릉에서 발생한 옥계면 산불화재를 보면 건조주의보가 발효 중인 가운데 초속 14.6m의 강한 바람으로 헬기 17대 인력 1천400여 명을 투입하고도 진압이 어려웠다.

 현재 화재원인을 조사 중에 있으나 불길이 무명봉 등산로 근처에서 시작된 점을 미뤄 실화의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으며 실제로 45% 이상의 산불이 입산자의 부주의에 의해 발생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화기취급에 주의해야 한다. 특히 무심코 버려지는 담배꽁초는 주요 화재 원인으로 꼽히고 있고 우리나라 국도는 대부분 임야와 인접해 있어 자동차 운전 중 담배꽁초를 창밖으로 버려서는 절대로 안 되며 캠핑이나 야영을 할 때에도 취사 등에 사용하는 화기를 항상 예의주시해야 한다.

 이렇게 좋은 봄, 생명의 절기로써 화재 없는 안전한 계절이 되기를 온 마음을 다해 바라며 나는 다시 한번 강조하고 싶다. 화재는 예방이 가능한 재난이라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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