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19 19:14 (금)
세련된 토론의 장 보고 싶다
세련된 토론의 장 보고 싶다
  • 김국권
  • 승인 2017.03.28 21:3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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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국권 전 경남도의원
 요즘 한참 대선을 향한 경선토론으로 각 당의 후보들이 TV, 라디오를 통해 뜨겁다. 우리나라의 대선 토론은 각 후보자의 주어진 시간이 있고 그것을 후보 주도권을 가지고는 각 후보에게 돌아가면서 질문도 하고, 질문인 듯 아닌 듯 장황한 설명이 있기도 하다. 솔직하게 아무런 감동도 감흥도 없다. 우리는 이미 미국 대선 후보들의 세련된 토론을 알아듣기는 불가능하지만 여유 있게 서로에게 질문하고 대답하면서 자신의 의견과 입장을 설명하는 모습을 아주 많이 봐왔기 때문에 어딘지 모르게 딱딱하고 질문 자체도 그저 그런 내용으로 준비된 질문에, 준비된 답변을 읽어 내리는 토론을 보면 흥미가 생기기를 바라는 것이 웃기는 이야기이며, 솔직히 공중파에 사용하는 경선에 지출되는 선거비용이 아까울 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토론과정을 지켜보면 타인의 이야기나 주장을 전혀 수긍하지 않는 자세도 눈에 거슬린다. 상대가 무슨 말을 하더라도 준비한 자신만의 이야기만 되풀이하는 토론을 지켜보고 있노라면 오랫동안 외국에서 공부를 하고 온 가까운 지인들이 이야기해주는 외국의 토론 문화가 부럽기만 하다.

 가까운 나라 일본은 그렇다고 하더라. 일단은 토론이 시작되면 상대의 반대 입장을 끝까지 듣는다고 한다. 그러고는 “아, 그럴 수도 있겠군요”, “그럴 수도 있는데 이런 것도 좀 생각해보면 어떨까요?”하면서 절대로 당신의 의견이 틀렸다는 부정적인 표현을 삼간다고 한다. 그것은 상대방의 반발과 적대심을 일으킬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캐나다 사는 지인도 그러더라. 캐나다는 “네 생각이 그렇구나. 일리 있네! 내가 보기엔 이런 점이 있는 것 같은데 내 생각에 대해 너의 의견을 말해 줄 수 있겠니?” 이런 식의 토론이 기본이라고 하더라. 물론 전해 들은 이야기라 확실한 표현관계는 모르지만 상대를 인정하고 그것을 기본으로 서로 간의 의견을 내세우고 그것의 정당함을 서로 논한다면야 보고 있는 사람도 더 많은 집중을 할 것이고, 서로가 서로를 인정하는 분위기에 경선이 끝나고 나면 무슨 원수 사이 같이 돌아서서는 다시는 안 쳐다볼 것처럼 돼버리는 극단적인 상황까지 돼버리니 문제이지 않은가! 5월. 장미 대선이라고 한다. 그래서 4월 초 전에는 각 당의 후보는 경선과정을 지나 당을 대표하는 후보가 돼야 하고, 대선후보가 나서고 대선 토론도 시작된다. 그리고 서로가 각각의 날 선 주장과 자신이 속한 정당의 우월성과 정당성을 토론할 것이다. 최종의 목적은 당선이기에 지금까지는 앞뒤도 없이 당선만을 목적으로 수많은 공약을 남발하고, 그것에 대한 상대 후보의 지적을 자신은 해낼 수 있다고 지금까지 말하곤 했다. 이번 대선 토론은 정말 각 당의 후보가 진지하게 서로의 주장에 대해 들어보고, 들어주고, 그리하여 자신의 정책을 이야기하고 상대의 정책도 존중하면서 총체적 난국에 빠진 현재의 대한민국을 이끌어 갈 대표를 서로가 서로를 채워준다는 생각으로 토론의 장이 됐음 하는 바람이 있다. 그리고 무엇보다 여유 있는 모습으로 자유로운 토론이 되기를 또한 기대해 본다. 지금까지 몇 번의 대선을 지내본 경험으로는 거의 불가능하겠지만 말이다.

 국민의 눈에서 이야기하고, 국민의 편에서 설명하고, 국민과 함께 이야기하는 그런 대한민국의 대표선수가 꼭 필요한 시점인데 개나리는 피고 벚꽃도 시작하려 하는데 왜 아직도 우리에게는 봄이 멀게만 느껴지는지? 그런데 장미의 계절이 온다고 한다. 듣는 준비도 없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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