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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혼자만의 지론
2017년 04월 03일 (월)
박태홍 7618700@kndaily.com
   
▲ 박태홍 본사 회장
 박근혜의 신화는 깨어지고 인생은 만신창이가 됐다.

 그는 법 절차에 따라 서서히 나락으로 떨어져 급기야는 감옥살이까지 하게 됐다. 그는 당 대표 시절 만들었던 새누리당에서 추앙받고 옹립돼 대통령에 당선됐다. 그러나 그는 자기를 추앙하고 옹립한 그들을 지키지 못했다. 그의 잘못도 있었겠지만 추종자들의 이탈이 화를 자초했다고나 할까? 그리고 그는 무너졌다. 이는 소통의 부재가 주원인이었다.

 그는 청렴했다. 이 세상에서 둘도 없는 근령, 지만 등 동생들과의 교류도 끊고 있었다. 나라를 바로 다스리겠다는 일념에서다. 그리고 국민들과의 약속이였다. 그는 대통령의 딸로 태어나 대통령이 된 유일한 사람이다. 그는 역사에 길이 남을 수 있는 터전을 마련했지만 성공을 거두지 못하고 대통령직마저 내놓는 비운을 맞는다. 지금 그는 영어의 몸이 됐지만 잘못을 저질렀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어떤 정치적 각본에 의해 엮어졌다고 생각한다.

 그는 아집이 강하다고 볼 수 있다. 그래서인지 참모들의 충언을 거두절미하는 스타일로 국정을 운영했다고나 할까? 원칙을 고수하려는 그의 정치철학에 흠집이 생기기 시작했다. 각료들의 대면보고를 꺼려하고 원로들의 조언을 받아들이지 않는 혼자만의 사고로 국정을 이끌어 나갔다.

 그의 주변에는 김종필, 강창희, 김용환, 최병렬, 서청원, 김종인, 김기춘을 비롯한 역대 비서실장 등 정치계의 백전노장들이 있었지만 그의 아집과 잘못된 사고를 바로 잡지 못했다. 박근혜 본인은 이들을 만나지 않는 것이 부정부패의 고리 사슬을 끊는다고 생각했기 때문일 것이다.

 그는 외롭고 고독했다. 집무실보다는 관저에 있길 좋아했고 공식적이지 않으면 식사도 혼자 해결하는 습관이 예전처럼 유지됐다. 그러다 보니 터놓고 얘기할 수 있는 사람은 40년 지기 최순실이였다. 악연은 오래전부터 싹터왔고 나락으로 떨어지는 발단은 여기서부터 시작됐다. 결국에는 오늘날과 같은 꼴사납고 수치스러운 일이 벌어진 것이다. 그로 인해 박근혜의 인생은 되돌아올 수 없는 길로 가버린 것이다.

 박근혜 혼자만의 문화 융숭이 강제모금 또는 뇌물로 뒤바뀌어 버렸고 어느 정권에서도 있었던 문화계 지원 제한 사업도 블랙리스트란 괴물로 그의 앞길을 막아선 것이다. 박근혜는 지금도 하늘 한 점 부끄럼 없는 지도자로서의 길을 걸었다고 생각하고 있을 것이다. 사익도 챙기지 않았고 직권남용도 없었다는 게 그의 지론이다.

 스포츠재단을 설립, 체육인들과 문화인들의 일자리를 창출하고 대기업이 앞장서 선도자적 역할을 한다면 국익에 우선하는 것으로만 생각했을 것이다. 그것은 본인만의 잘못된 편협된 사고였다.

 최순실과 연결된 잘못된 국가경영에 관여한 김기춘, 안종범, 조윤선, 김종, 정호성 등은 구속됐다. 이들의 법정진술 또한 기가 막힌다. 자기 잘못은 없다. 그것도 청와대 내에서 일어난 일들이 온 천하에 알려지고 있는 것이다. 국익과 국격이 사라진 시대에 우리들이 살고 있음에 부끄럽기까지 하다.

 70년대 필자는 병역의무를 마쳤다. 보병연대 수색 중대에서 근무했는데 헌병대에 파견 나갈 수 있는 기회가 있었다. 이때 제일 먼저 한 것이 헌병대에 근무하는 동안의 직무 일체를 어디에서라도 얘기하지 않는다는 각서였다. 이처럼 사병도 조직생활에서의 기밀사항이 금기시돼있는데 국정을 논하는 정부기관과 청와대에서 일어난 일들이 온 천하에 알려지고 있음을 볼 때 격세지감을 느끼지 않을 수 없었다.

 그리고 80년대 전두환 정권 시절 경호실장과 안기부장을 역임하다 5공 비리 청산으로 감옥살이를 한 장세동이 불현듯 떠오르는 이유는 무엇 때문일까? 장세동은 감옥살이를 마치고나와 전두환 전 대통령에게 “각하 휴가 잘 다녀왔습니다”라는 출소 인사를 해 세간의 주목을 받은 의리의 인물이다.

 그같은 일화가 세간에 알려지면서 장세동은 의리의 사나이 신군부 최고의 충신으로 평가받았다. 5공 청문회에서 청문 의원들의 집요한 질문에 “기억이 안 난다”, “모른다”로 일관하면서 “죄가 있다면 모든 것은 나로 인해 일어난 것이다”고 말해 주위와 상관을 지킨 일화는 오늘날까지 이 사회에서 회자되고 있다.

 세상이 달라져도 너무나도 많이 변했다. 국민의 알 권리와 표현의 자유를 앞세운 각종 언론매체는 세상을 난타한다. 박근혜 전 대통령도 예외일 수는 없다. ‘온실 속에서 귀하게 자라온 수첩 공주’ 한 때는 우리들의 우상이었고 정신적지주이기도 했던 사람이다. 지금도 태극기를 들고 거리고 나서는 사람이 있음을 볼 때 그의 몸은 실정법을 어긴 것으로 조사돼 영어의 몸이 됐지만 어느 한 부분의 정신만은 살아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다.

 그 정신으로 오늘의 아픔을 치유해나가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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