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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슴 아픈 4월
가슴 아픈 4월
  • 김명일 기자
  • 승인 2017.04.13 19:3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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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명일 교육행정부장
 나는 방송을 통해 가슴이 크게 울렁거렸던 두 번의 선명한 기억이 있다. ‘9ㆍ11테러’와 ‘세월호 참사’다. 9ㆍ11테러는 지난 2001년 9월 11일 발생한 미국 뉴욕의 110층 세계무역센터(WTC) 쌍둥이 빌딩과 국방부 건물에 대한 항공기 동시 다발 자살테러 사건이다. 당시 테러범이 탈취한 여객기가 뉴욕 쌍둥이 빌딩으로 전속력으로 날아가 부딪힌 후 검은 화염과 함께 빌딩이 주저앉는 모습이 생생하게 기억된다. 마치 영화의 한 장면 같았던 뉴스 화면은 상당한 충격으로 각인됐다. 테러로 인해 90여 개국 3천500여 명의 무고한 사람이 생명을 잃었다. 미국은 이 동시 다발 테러 앞에 전혀 손을 쓰지 못했다.

 지난 2014년 4월 16일 새벽부터 해질녘까지 서서히 침몰한 세월호 참사는 온 국민의 마음을 아프게 했다. 이날 오전 훤한 대낮에 세월호가 바다위에서 기울고 있는 장면이 보도됐다. 엄청난 피해가 예상됐다. 하지만 속보는 ‘세월로 탑승자 전원이 구조됐다’고 알렸다. 뉴스 깜도 안 된다고 생각했다. 이는 오보였다. 배 안에는 아직 탈출하지 못한 학생과 승무원이 있다는 속보가 이어졌다. 오후 5시가 지나면서 배는 점점 더 기울어졌다. 헬기가 한 명이라도 더 구하려고 안간힘을 쓰며 침몰하는 배 주변을 돌고 있었다.

 재난 영화의 한 장면처럼 보였다. 어떻게 새벽부터 배가 기울었는데, 화창한 날씨에 탈출하지 못한 학생이 있다는 소식에 의아했다. 승무원이 안내 방송을 통해 ‘움직이지 말고 제자리에 가만히 있으라’고 했다는 것이다.

 9ㆍ11 사건은 4대의 민간 항공기를 납치한 이슬람 테러단체에 의해 동시 다발로 무방비 상태에서 거의 손을 쓸 수 없었던 테러 사고다. 반면, 세월호 참사는 오전 7시부터 오후 7시무렵까지 약 12시간 동안 서서히 침몰한 사고로 골든타임을 허송한 어처구니없는 인재였다. 이날 사고는 급격한 변침으로 좌현부터 서서히 침몰이 시작됐으나 엉뚱한 교신으로 인한 골든타임 지연, 선장과 선원들의 비상탈출 매뉴얼 부재, 해경의 소극적 구조와 정부의 뒷북 대처 등 총체적 부실로 최악의 인재로 이어졌다.

 세월호 참사 발생 1천91일 만에 인양 작업이 완료됐다. 지난 11일 목포신항 철재부두에 설치된 받침대에 세월호가 올려지면서 인양 작업이 모두 마무리됐다. 이제 인양의 궁극 목적인 미수습자 9명을 찾고 진실을 규명해야 한다.

 선체조사위는 잠수함 충돌설, 내부 폭발설, 선체결함 등 세월호 참사 관련 각종 의혹을 규명해야한다. 참사 원인으로 제기된 급격한 우회전, 무리한 증ㆍ개축, 과적, 부실 고박, 복원력 감소 등 명확한 원인을 규명해야 한다.

 세월호참사 3주기(4월 16일)를 맞았다. 다시는 세월호 참사 같은 허망한 죽음은 없어야 한다. 특히 유초ㆍ중ㆍ고등학교 학교에서는 안전 교육을 철저히 하고, 안전 매뉴얼을 가르치고 실천해야 한다. 생명을 지키는 것이 가장 우선해야 할 교육이다. 사고는 방심하는 순간 발생한다. 학교에서 배운 것을 생활 속에서 실천할 때 안전사고는 줄어들 것이다. 학생은 물론 전 국민 모두가 안전에 대한 의무를 실천하고 예방하는 것이 세월호와 같은 허망한 죽음을 막는 최선의 방법이다. 정부와 국민, 학교는 참사 전과 다른 교육, 다른 사회를 만들어야 한다. 세월호 희생자 잊지 말고, 안전한 국가, 사회를 만들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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