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가루에는 글리아딘과 글루테닌이라는 성분이 있어 밀가루에 물을 넣고 반죽하게 되면 이 글리아딘과 글루테닌이 결합해 글루텐이 형성된다. 밀은 글루텐의 함량에 따라 강력, 중력, 박력으로 나뉘는데 보통 글루텐의 함량이 13% 이상은 강력분이며 제빵용으로 10% 이하이면 박력분으로 쿠키와 케이크를 만들 때 사용되는 것처럼 글루텐 함량에 따른 성질을 이용해 그에 맞는 여러 가공식품으로 활용한다. 또한 글루텐은 음식의 맛을 내며 걸쭉하게 만들고 빵의 모양을 유지시키기도 하며 빵이나 케이크 뿐만 아니라 껌이나 맥주에도 들어있다.
글루텐에 대해 극단적으로 거부반응을 보이는 질병이 있다. 바로 셀리악병이라 하는데 밀가루에 있는 글루텐에 거부반응을 보이며 흡수 장애를 일으키는 자가 면역 질환의 일종이다. 셀리악병은 보통 영 유아 때 발견되지만 드물게 성인이 돼 발견되기도 하는 등 모든 연령에서 발견되기도 한다. 일단 셀리악병에 걸리게 되면 설사, 변비와 같은 위장 관련 질환이 나타나고 몸에 있는 영양분을 빼앗아 흡수를 방해해 빈혈이나 골다공증을 일으키기도 한다. 심할 경우 적은 양의 글루텐으로도 쇼크를 일으켜 죽음에 이르는 경우도 있다. 셀리악병을 치료하기 위해서는 글루텐의 섭취를 중단하는 방법밖에는 없으며 완치가 되지 않고 평생 가는 질병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오랫동안 쌀을 주식으로 해왔기 때문에 셀리악병이 아직 거의 발견되지 않았다. 하지만 식습관이 서구화되고 간편한 인스턴트식품을 즐겨 먹기 때문인지 우리나라에서도 발병의 위험성이 높아지고 있다. 다행히 많은 식품업체들이 글루텐을 대체할 수 있는 소재로 다양한 제품을 만들고 있으며 밀가루를 대신해 쌀가루나 감자가루 등을 이용해 글루텐이 함유되지 않은 빵과 쿠키를 판매하고 있다. 최근에는 세계적으로 글루텐프리 열풍도 불고 있어 다양하지는 않지만 글루텐 프리 식품 시장도 점차 커져가고 있고 셀리악병을 일으키는 감마글리아딘을 생명공학 기법으로 없앤 밀을 개발해 상용화를 준비하는 등 여러 가지 방법을 통해 셀리악병에 대해 연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