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남아 휴양지, 코앞에는 투명한 바다가 펼쳐져 있고 머리 위로는 새파란 하늘. 미세먼지도, 황사도 없다. 마음씨 좋고 센스도 있는 친구들이 있고, 각양각색 이국적인 손님들이 지루할 만하면 찾아준다.
내 노년을, 내 인생의 한 자락을 저들처럼 보낼 수 있다면 원이 없겠다 싶다. 꿈 같은 판타지다. 그 지점을 붙잡고 tvN의 금요일 밤 예능 `윤식당`(오후 9시 20분 방송)이 성업 중이다.
1회 6.2%, 2회 9.6%, 3회 11.3%, 4회 11.2%에 이어 지난 21일 방송된 5회 시청률이 13.3%로 자체 최고를 기록했다.
`런닝맨`도 아닌데 초등학생도 `본방사수`를 외친다. 잘되는 식당에는 남녀노소가 몰리는 법, `윤식당`이 그렇다.
판타지를 극대화 시킨 것은 외국인 손님들이다. 제작진도 이들이 이만큼 큰 역할을 할 것이라고는 예상하지 못했을 듯하다. 호주와 유럽, 중국, 일본 등 다양한 지역 출신 관광객들이 `윤식당`을 찾는데, 이게 각본 없는 드라마를 연출한다.
이들이 `코리안 바비큐`를 먹으며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우고, `코리안 라면`을 맛보며 신세계를 경험한 듯 맛있어하는 모습에 시청자는 괜히 뿌듯해진다.
식당이 영업 하루 만에 철거돼 밤사이 자리를 옮겨 재개업해야 했고, 불고기 전문점을 표방했다가 손님이 안 들자 라면과 만두 튀김을 추가했다. 바다 위에서 이벤트가 펼쳐지는 날인지도 모르고 식당을 열었다가 준비했던 요리를 모두 자신들의 저녁거리로 해치워야 했다.
변수의 연속이고 빈틈도 많다. 그런데 그 빈틈마저 세련됐다. 당분간 이 판타지에서 깨어날 방법이 없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