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데 영국 조선ㆍ해운 시황 전문기관인 클락슨이 지난해 연말 수주잔량(잠정치)을 집계한 결과 한국이 1천991만 6천852CGT(표준화물환산t수, 473척)인 반면 일본은 2천6만 4천685CGT(835척)로 나타났다. 한국은 지난 1999년 말 수주잔량에서 일본을 앞선 이후 줄곧 우위를 지켜왔으나 지난 연말 결국 역전된 것이다. 그런데 조선소 수주잔량 순위에서 한국의 조선업계가 불과 6개월여 만에 중국과 일본을 밀어내고 1~3위를 기록했다.
26일 영국의 조선ㆍ해운 전문 분석기관 클락슨 리서치가 발표한 ‘세계 조선소 모니터 4월호’에 따르면 이달 초 단일 조선소 기준 수주잔량 1~3위에 대우조선해양, 현대중공업(울산), 삼성중공업이 각각 이름을 올려 한국 조선소들이 최상위권을 유지했다. 대우조선 옥포조선소는 624만 6천CGT(88척)로 수주잔량 1위를 기록했고, 현대중공업 울산조선소는 326만 2천CGT(65척), 삼성중공업 거제조선소는 325만 6천CGT(60척)로 나타났다. 지난달 초 기준 수주잔량과 비교할 때 현대중공업(울산)이 2위로 한 계단 올라서고 삼성중공업이 3위로 한 계단 내려오면서 순위가 뒤바뀌긴 했지만 ‘톱3’는 여전히 한국 조선소들의 몫이었다.
눈에 띄는 점은 4위와 5위를 각각 중국 상하이와이가오차오조선(210만 7천CGT, 49척)과 장수 뉴 YZJ(190만 4천CGT, 84척)가 차지하며 일본의 이마바리조선(188만 9천CGT)을 6위로 밀어낸 것이다. 중국은 막대한 노동력과 외국에서 전수받은 기술로 추격을 허용하지 않을 태세다. 우리나라가 할 일은 앞으로 있을 경기 회복 시기를 철저하게 준비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조선업 숙련공과 엔지니어 확보, 고부가가치 제품 생산 등 경쟁국과 차별화 전략으로 위기를 기회로 전환해야 한다. 잊지 말아야 할 것은 반면교사의 교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