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0 16:04 (토)
덕치 대통령을 기대하며
덕치 대통령을 기대하며
  • 이태균
  • 승인 2017.05.14 18:0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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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태균 칼럼니스트
 문재인 대통령께 먼저 대한민국 제19대 대통령 당선과 취임을 축하드린다. 취임식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첫날부터 그동안 박근혜 전 대통령의 파면과 구속으로 생긴 국정 공백을 메우기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다. 한반도 안보와 평화유지에 대한 이해관계가 얽힌 4대 강국인 미국, 중국, 일본과 러시아의 대통령과 전화로 의견을 나누면서 새로운 국정경영을 위해 24시간도 부족하리라 생각한다.

 이미 단행된 총리후보자 지명과 청와대 인사를 시작으로 각 부처 장관들에 대한 지명도 속속 발표될 것이다. 그러나 한 가지 우려스러운 것은 새 정부 고위직에 호남지역 우대도 좋고 인사 탕평책도 좋으나 국가안보에 대한 불안감을 줄 수 있는 인사이다. 대선 토론이나 보수층에서 제기한 국가안보관에 대한 문 대통령의 우려를 불식시킬 수 있도록 명심해야 될 것이다.

 문 대통령이 취임사에서 밝힌 대로 지지한 국민과 유권자뿐만 아니라 지지하지 아니한 약 60%의 국민과 유권자도 문 대통령이 받들고 섬겨야 할 똑같은 대한민국 국민이기 때문이다. 통합을 부르짖으면서 당선된 문 대통령이 보수와 진보, 촛불과 태극기로 양분된 국론을 진정으로 통합하기 위해서는 되레 문 대통령에게 반대표를 던진 국민과 유권자를 우선 고려해야 않겠는가. 그런데 현재 청와대 인사나 국무총리 후보자를 고려하고, 앞으로 장관 후보 인사를 전망할 때 승자독식이란 우리가 배척해야 할 적폐 인사가 될 우려를 지울길 없음은 기우일까.

 그리고 역대 대통령들이 취임 후 전임 대통령의 그림자 지우기와 비리 사실 캐내기로 새 대통령을 국민에게 새롭게 인식시키고 차별화를 시도하는 바람직하지 못한 전철을 문 대통령이 밟아서는 안될 것이다. 세간에 흔히 회자되듯이 ‘털어서 먼지 안 나는 사람은 없다’. 문재인 정부는 산적한 국가안보와 민생, 경제살리기 등 시급히 해결해야 할 국정과제도 많은데 매스컴에서 국민들의 눈길을 끌기 위해 전 정부의 통치권 행위에 대한 실수나 비리 캐기를 시작하는 것 같아 국민통합보다는 분열을 초래하지 않을까 걱정이 앞선다. 새 대통령이 전임자의 실수나 오류를 통해 반면교사(反面敎師)를 삼는 것과 미진한 부분이 있는 분야는 조사와 확인을 통해 재발 방지를 위해 대책을 마련하는 것이 옳은 방향이지만 그것이 마치 역대 대통령의 경우처럼 보복으로 비춰지면 바람직 하지 않기 때문이다.

 부처님은 ‘세상이 시끄러운 것은 내 마음이 시끄럽기 때문이요. 내 마음 괴로운 것은 내 마음이 어둡기 때문이라. 한 생각 밝히면 영겁의 무명이 깨어질 것을 자기 어리석은 줄은 모르고 세상과 상대 탓만 하느니. 잘잘못을 끝까지 가리려고 하지 말라. 비록 그것을 가려봐도 당사자나 상대방 양쪽 모두 괴로움만 더할 뿐이다’라고 중생들에게 가르침을 준 바 있다. 문 대통령이 귀감으로 삼았으면 한다.

 역사를 돌이켜보면 군주가 세상을 다스리는 방법은 여러 가지 형태가 있었지만 덕치(德治)야말로 군주 자신이나 백성이 가장 편안하면서도 최선의 자리이타 행위로 군주와 백성 모두가 태평성대를 누린 으뜸의 통치 수단이었다. 문 대통령이 덕치를 베풀면 국민과 대통령 모두가 평안해지지 않을까. 앞으로는 광화문 광장이 투쟁의 광장이 아닌 평화로운 시민의 휴식과 문화공간이 됐으면 한다.

 필자는 60대 중반의 나이에도 불구하고 불쑥 일어나는 화나 성질을 누그러뜨리려고 무단히도 노력해 보지만 실천이 잘 되지 않는다. 특히 서로의 주장과 견해 차이가 극심할 때는 ‘모두가 내가 옳은 것 같고 다른 사람은 왜 나와 반대의 의견을 갖고 있을까’라는 회의에 빠지기도 한다. 그러나 최근에 이르러 알게된 것은 ‘다름’이라는 사실이다. 보통 사람들은 서로의 의견에 차이가 나면 단지 ‘다르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서로 의견이 다를 때 옳지 않다거나 나쁜 것이 아니라 서로 다를 뿐이라는 사실이다. ‘다름’은 ‘틀림’이나 ‘나쁨’이 아닌 것이다. 우리가 ‘다름’을 인정하면 정치권에서도 좀처럼 서로 다투지 않고 소통하면서 화합할수 있지 않을까.

 문 대통령이 덕치를 실천하면 대한민국 삼천리강산에 밝아오는 여명 속에 국민의 마음에 피어나는 반야의 광명으로 봄 동산에 아름답게 피어나는 장미꽃 향기와 함께 정토의 삼천리 방방곡곡에 국민들의 행복한 미소로 승화될 것이다. 투쟁이 아닌 화합과 과거가 아닌 미래를 향한 대한민국 건설에 대통령과 국민의 합창이 절실한 시점이다. 취임 후 거주하던 이웃과 청와대 직원과의 소통에 방점을 찍은 문 대통령이 덕치를 실천하면 자리이타의 모본이 되는 금상첨화가 되지 않을까. 그러기에 문 대통령의 국가경영에 대한 기대가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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