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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승의 날 맞아 무너진 교권 생각한다
스승의 날 맞아 무너진 교권 생각한다
  • 경남매일
  • 승인 2017.05.14 2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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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이가 나서 부모한테 양육을 받고 학교를 들어가서 선생님한테 교육을 받는 게 보통 성장 과정이다. 부모와 선생님의 역할을 두고 경중을 따지기는 힘들다. ‘임금과 스승과 아버지의 은혜가 같다’는 군사부일체(君師父一體)라는 말을 하면 너무 고리타분하게 들린다. 오늘은 청탁금지법이 시행된 후 처음으로 맞이하는 스승의 날이지만 학생들이 선생님께 감사하는 마음을 카네이션 한 송이로도 표현할 수 없다. 전교조 경남지부가 내놓은 ‘경남교권침해설문조사’를 보면 교권 침해가 심각하다. 이래저래 우울한 스승의 날이다.

 선생님께 감사의 선물을 전하려는 마음은 더없이 아름답다. 선생과 학생은 이익을 주고받는 관계는 아니다. 학생이 긴 배움의 과정에서 좋은 선생을 만나는 시간은 크나큰 행운이다. 특히 감수성이 예민하고 모든 배움의 기초를 다질 초중고 시절에 위대한 스승을 만나는 일은 세상 어떤 일보다 귀하다. 이런 만남은 물론 마음과 마음이 연결되지만 법이라는 잣대를 놓고 거리를 제한하는 게 못내 우스울 뿐이다. 사제간의 정을 선물로만 나눌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스승이라는 말이 내기도 힘든 요즘의 세태에서 더한층 선생과 학생의 거리를 떼놓는다는 생각이 든다.

 도내 유ㆍ초ㆍ중ㆍ고 교사 42%가 학생ㆍ학부모ㆍ관리자에게 교권침해를 당해 자존감 상실로 정신적 고통을 받았다는 조사는 스승의 날을 더 우울하게 한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 경남지부 조사에 따르면 교사들은 ‘학생에 의한 폭행’(17.5%), ‘학생의 성희롱’ (18.3%), 학생의 의도적 수업 방해(52.2%) 등이 심각하거나 매우 심각하다고 답했다. 교권이 흔들리는 일이 어제오늘에 있지는 않았다. 예전 ‘스승의 그림자마저 절대 밟으면 안 된다’며 신성시한 교권이 땅에까지 떨어진데 대해 개탄하는 목소리는 더 커지고 있다. 학생 인권을 강조하다보니 교권이 내팽개쳐지는 구석도 있다. 아직 이 부분에 더 많은 사회적 논의가 있어야 한다. 교권이 아무 때나 휘둘리고는 바른 공교육이 세위질 수 없다. 스승의 은혜 노래 가사. “참되거라 바르거라 가르쳐 주신 스승은 마음의 어버이시다.” 이 시대 교권이 제대로 세워져 참되고 바르게 성장하기를 지도하는 스승과 배우기에 힘쓰는 학생의 만남이 넘치기를 오늘 스승의 날에 마음으로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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