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16 15:36 (화)
워킹 맘과 육아 대책
워킹 맘과 육아 대책
  • 정영애
  • 승인 2017.05.15 17:4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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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영애 금성주강(주) 대표이사
 워킹 맘(Working Mom)이란 일과 육아를 병행하는 여성을 일컫는 말이다. 여성의 사회진출 확대로 일하는 여성이 늘어나는 추세와 맞물려 맞벌이 부부가 대세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 남편의 외벌이로는 늘어나는 생활비와 육아비, 교육비를 감당할 수가 없어 부부가 함께 생활전선에 뛰어들고 있다. 물론 여권의 신장과 고학력화에 따라 전문적인 지식으로 무장한 여성들이 자신의 능력을 적극 발휘하기 위해 직장생활을 하는 것은 국가적으로 인재활용의 측면에서 당연히 바람직한 현상이다. 그러나 여성에게 직장생활과 함께 육아는 피할 수 없는 의무이자 부담이기도 하다. 한국적 현실에서 직장생활과 육아를 동시에 잘한다는 것은 말처럼 쉽지가 않다. 국가에서 정한 출산휴가와 육아 휴직제도가 있지만 남성 중심적ㆍ가부장적 한국사회에서 보편적 이해라는 인식이 먹혀들지 않는 게 현실이다. 우선 임신이 되면 직장 내에서 대하는 상사나 동료의 시선부터 달라진다. 임신 여성에 대한 배려보다 은근히 퇴직하기를 종용하는 보이지 않는 따가운 시선이 뒷덜미를 짓누른다. 중요 보직에서 한직으로 밀려나기도 한다. 능력이 아니라 일하는 시간을 문제 삼는다. 특히 0세부터 초교 졸업까지 부모의 아동 케어는 필수적이다. 이때 워킹맘이 겪는 정신적 육체적 고통은 이루 말할 수 없다. 그래서 결혼을 미루거나 결혼을 해도 출산을 늦춘다. 출근을 위해 유료 어린이집에 아기를 맡기지만 퇴근 시간이 되면 잔업을 시킬까 봐 전전긍긍이다. 애를 데리러 가야 하는데 야근할 일이 생기면 난감하다. 다행히 남편의 직업이 공공기관이나 시가나 친정 부모 가족이 인근에 있으면 다행인데 핵가족시대라 그것도 여의치 않다. 이때 워킹 맘은 직장과 육아를 두고 고민에 빠지고 급기야 직장 내 일로 상사와 트러블이 생기면 사표를 내던진다. 이게 경력단절 여성이 생기는 이유다. 또한 설령 직장생활을 계속한다 해도 유아원 등 육아위탁에 따른 경제적 부담이 만만찮다. 서구복지 국가처럼 임신 출산부터 초등학교 졸업 때까지 국가에서 전담해 케어해주는 시스템이 미비한 한국에서 워킹 맘의 일과는 아이와의 전쟁을 방불케 한다. 그렇다고 남편이 아이를 케어 할 여유나 의식 수준 또한 지극히 낮다. 아내가 맞벌이하기를 원하지만 막상 육아는 아내 몫이고 남자는 뒷전으로 물러나 있다. 물론 법상 남성의 육아 휴직제도가 있지만 치열한 경쟁사회에서 살아남아야 하는 남편의 입장에서는 회사 일보다 사적인 일(육아)은 후순위로 밀려나기 마련이다. 밤늦게까지 야근에 시달리고 심지어 집안까지 일거리를 가져올 만큼 직장 일에 짓눌러 살기에 육아는 아내 몫일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다. 최근 일부 깬 직장에서 남성 육아 휴직 제도를 활성화하는 바람이 불고 있기는 하지만 찻잔 속의 미동에 불과하다. 휴직 자체가 무급이거나 최소한(30~40%)에 그쳐 줄어든 생활비의 벌충도 문제다.

 최근 통계청이 발표한 지난해 신생아 출생 수를 보니 40만 6천명이다. 이는 전년도 43만 8천명에 비해 3만 2천명이 줄어든 수치로 역대 최저 수준이다. 합계 출산율도 1.17명(OECD 평균 1.8명)으로 지난해의 1.24명에 비해 0.07명이 감소했다. 여성의 평균 출산 연령도 32.4세로 그 중 고령 산모에 속하는 35세 이상 여성의 비율이 26.4%에 이른다. 이는 출생아 수의 지속적인 감소를 예측하고 있다. 지난 2015년 한국은 3050클럽에 세계 7번째로 가입했다. 30은 1인당 GNP가 3만 달러, 50은 인구가 5천만 명 이상으로 이 클럽의 가입 조건을 충족시켰기 때문이다. UN 193개 회원국 중 7번째 나라가 됐다는 것은 영광(?)스럽기도 하다. 그러나 지금처럼 합계 출산율이 1.17상태가 지속되면 오래 못 간다. 오는 2030년부터 인구가 감소하기 시작해 인구 5천만 명 선이 무너지게 된다. 더욱이 지난 2008년 유엔 인구기금이 발간한 ‘2008년 세계인구 현황 보고서’에서 추계한 한국의 출산율은 1.20명이다. 이를 근거로 영국 옥스퍼드대학 인구문제연구소의 데이비드 콜만 교수는 2305년이 되면 지구촌에서 사라질 최초의 국가가 한국이 될 것이라며 이를 ‘코리아 신드롬’이라고 명명했다. 그때 우리나라의 인구는 남자 2만 명 여자 3만 명으로 소도시 인구에도 못 미친다. 상상만 해도 끔찍한 일이다.

 육아 문제는 전적으로 인구정책의 측면에서 국가가 책임지고 해결해야 한다. 출산율의 감소는 생산인구 감소로 이어져 산업의 활력을 떨어뜨려 세계 경제 강국 11위의 위상은 한갓 지난날의 이야기로 인구에 회자 될 것이다. 전 기업과 공공기관의 탁아시설 설치 의무화와 운영비 전액의 국고 지원, 공공 탁아시설의 대폭 증설 등 특단의 대책이 강구되지 않으면 인구절벽의 벽에 막힌 신세를 면치 못할 것이다. 프랑스의 드골이 출생률 증가를 위해 세 아이 이상 가정엔 여성의 인건비에 해당하는 육아보조비를 지급해 1.0의 저 출산율을 2.0명으로 늘렸다. 이런 사례를 타산지석으로 삼아 우리나라도 워킹 맘들이 육아 걱정 없이 안정적인 직장생활을 할 수 있도록 범정부 차원의 대책을 시급히 강구해줄 것을 새 정부에 강력히 건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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