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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자리 창출 없는 경제 회복은 빈말
일자리 창출 없는 경제 회복은 빈말
  • 경남매일
  • 승인 2017.05.24 1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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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월 위기설’까지 떠돈 우리 경제가 최근 예상 밖의 좋은 성적을 내고 있다. 1분기 실적을 발표한 기업 90곳 가운데 절반 이상이 전망치를 웃도는 성적을 올리는가 하면 영업이익이 10% 이상 증가한 업체도 35%에 이른다. 한국무역협회 경남지역본부는 경남의 지난달 수출이 84억 7천만 달러로 전년 동기대비 117.3% 증가해 지난 2011년 1월의 78억 3천만 달러를 뛰어넘는 월간 최대 실적을 경신했다고 발표했다. 지난달 전국 수출이 반도체 호조 지속과 조선ㆍ해양플랜트 수출에 힘입어 24.1% 증가한 가운데, 경남 지역은 54억 5천만 달러 규모의 해양플랜트 인도 실적과 6천만 달러의 항공기 수출로 전국 증가율을 뛰어넘는 증가 폭을 나타냈다.

 완연한 회복세라고 말하기는 아직 조심스럽지만 그 속도가 뚜렷해지고 있다. 6개월 전만 해도 우리의 경제 전망은 매우 어두웠다. 어디랄 것도 없이 기업마다 일감이 줄고 희망퇴직 등 구조조정이 꼬리를 물었다. 게다가 탄핵 정국의 불안감이 기업 활동에 고스란히 반영되며 경기가 크게 위축됐다. 수출은 2년 넘게 곤두박질쳤다. 이런 상황에서 국제 유가와 농수축산물 가격 상승의 여파로 소비자 물가까지 꾸준히 오르면서 가뜩이나 쪼그라든 소비 심리는 더욱 얼어붙었다.

 그런데 최근 한국 경제 상황을 한마디로 말하면 기분 좋은 반전이다. 특히 올 들어 수출이 크게 늘어난 것은 경기 회복의 청신호다. 지난달 수출액이 전년 동기보다 24.2% 증가해 역대 2위(510억 달러)에 올라섰다. 세계 경기 회복세에 힘입어 반도체 ‘석유화학’ 선박 등을 중심으로 수출이 크게 늘어난 결과다. 이런 실적이 뒷받침된 주식시장도 활황세다. 코스피 시장은 지난주 2천200선을 뛰어넘어 역대 최고치를 바라보고 있다. 그런데 문제는 일자리다. 경기회복 조짐은 있지만 고용 시장은 전혀 회복 조짐이 없다. 지난달 실업자는 100만 명을 웃돌았고, 청년실업률은 11.3%에 달했다.

 고용 없는 성장의 걱정이 커지고 있는 대목이다. 가장 큰 이유는 수출 호황이 몇몇 대기업 잔치일 뿐, 고용 비중이 훨씬 큰 중소기업ㆍ서비스업은 여전히 침체이기 때문이다. 강성 노조와 경직된 노동제도 등으로 국내 대기업이 해외로 진출하면서 일자리는 줄어들고 있다. 좋은 일자리는 기업만이 만들 수 있다. 이에 정부는 기업이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는 규제를 풀고 창업과 기업 활동을 돕는 정책을 내놓아야 한다. 일자리 창출 없는 경제회복은 밑 빠진 독이나 다름없음을 인식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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