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연한 회복세라고 말하기는 아직 조심스럽지만 그 속도가 뚜렷해지고 있다. 6개월 전만 해도 우리의 경제 전망은 매우 어두웠다. 어디랄 것도 없이 기업마다 일감이 줄고 희망퇴직 등 구조조정이 꼬리를 물었다. 게다가 탄핵 정국의 불안감이 기업 활동에 고스란히 반영되며 경기가 크게 위축됐다. 수출은 2년 넘게 곤두박질쳤다. 이런 상황에서 국제 유가와 농수축산물 가격 상승의 여파로 소비자 물가까지 꾸준히 오르면서 가뜩이나 쪼그라든 소비 심리는 더욱 얼어붙었다.
그런데 최근 한국 경제 상황을 한마디로 말하면 기분 좋은 반전이다. 특히 올 들어 수출이 크게 늘어난 것은 경기 회복의 청신호다. 지난달 수출액이 전년 동기보다 24.2% 증가해 역대 2위(510억 달러)에 올라섰다. 세계 경기 회복세에 힘입어 반도체 ‘석유화학’ 선박 등을 중심으로 수출이 크게 늘어난 결과다. 이런 실적이 뒷받침된 주식시장도 활황세다. 코스피 시장은 지난주 2천200선을 뛰어넘어 역대 최고치를 바라보고 있다. 그런데 문제는 일자리다. 경기회복 조짐은 있지만 고용 시장은 전혀 회복 조짐이 없다. 지난달 실업자는 100만 명을 웃돌았고, 청년실업률은 11.3%에 달했다.
고용 없는 성장의 걱정이 커지고 있는 대목이다. 가장 큰 이유는 수출 호황이 몇몇 대기업 잔치일 뿐, 고용 비중이 훨씬 큰 중소기업ㆍ서비스업은 여전히 침체이기 때문이다. 강성 노조와 경직된 노동제도 등으로 국내 대기업이 해외로 진출하면서 일자리는 줄어들고 있다. 좋은 일자리는 기업만이 만들 수 있다. 이에 정부는 기업이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는 규제를 풀고 창업과 기업 활동을 돕는 정책을 내놓아야 한다. 일자리 창출 없는 경제회복은 밑 빠진 독이나 다름없음을 인식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