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19 16:55 (금)
'가족붕괴 질환' 치매, 진단과 치료법은…"예방이 최선"
'가족붕괴 질환' 치매, 진단과 치료법은…"예방이 최선"
  • 연합뉴스
  • 승인 2017.06.07 1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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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반적인 뇌 기능 손상으로 발병…80~90% 치료법 없어
▲ 지난해 서울 한강 뚝섬유원지에서 열린 치매극복 걷기대회에서 참가자들이 힘차게 출발하고 있다.
문재인 정부의 1호 의료정책 대상인 치매 환자 문제는 '가족붕괴 출발'이라 불릴 정도로 사회적 비용이 커져가는 심한 질환이다.

과거에는 나이가 들면 누구에게나 나타나는 증상인 것처럼 여겨졌으나, 의학이 발달하면서 치매는 정상적인 노화과정에서 발생하는 독특한 질병의 개념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치매는 '사람을 과거에 가두는 병'이라고 불릴 정도로 한 번 발병하면 거의 정상적인 생활이 불가능하다. 특히 아직 뚜렷한 원인과 치료법이 밝혀지지 않아 현대 의학이 해결해야 할 대표적 악성 질환으로 꼽히고 있다.

◇ 원인 미상의 신경 퇴행성 치매, 약 50~60%
7일 대한치매학회에 따르면 치매는 기억력 감퇴뿐 아니라 사고능력·이해력·계산능력·학습능력·판단력 등을 떨어뜨리는 고도의 뇌 기능 복합 장애로 볼 수 있다.

대개 '알츠하이머병'이라고 하는 원인을 알 수 없는 신경 퇴행성 질환이 약 50~60%를 차지한다. 뇌의 혈액 순환 장애에 의한 혈관성 치매가 20~30%를 차지하고, 나머지 10~20%는 외상 등 기타 원인에 포함된다.

미국 정신의학회는 기억장애 외 인지능력 저하, 직업 및 사회활동 장애 등을 복합적으로 판단해 정상적인 생활이 어려우면 치매로 진단해야 한다고 권고하고 있다.

간혹 건망증과 치매를 헷갈리는 경우가 있는데 대화를 할 때 자주 사용하는 단어가 갑자기 생각나지 않으면 건망증, 이에 비해 엉뚱한 단어를 사용해 문장 자체가 이해되지 않는 말을 하면 치매로 간주한다.

최근에는 기억력, 언어능력, 계산능력, 시공간 지각능력, 판단력 등을 종합적으로 측정하는 신경 심리검사와 더불어 뇌 자기공명영상(MRI), 뇌 양전자방출단층촬영(PET) 검사를 통해 진단을 내리기도 한다.

◇ 치매 80~90% 치료법 없어…"초기 이상징후 발견이 중요"
신경과 전문의들은 현재 의학기술로 근본적 치료가 가능한 치매는 약 10~20%에 불과하다고 말한다. 뇌척수액의 흐름이 막혀 발생하는 정상압수두증을 비롯해 뇌 경막 출혈, 갑상선기능저하증, 양성 뇌종양, 매독, 비타민 결핍증 등에 의한 치매가 여기에 해당한다.

이런 경우는 발병 원인에 따른 적절한 외과적 시술과 내과적 치료를 통해 짧은 시간 내 완치를 기대할 수 있다.

문제는 나머지 80~90%의 경우 치료가 만만치 않거나 증상을 완화하는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는 점이다.

대한치매학회 이사장인 이재홍 서울아산병원 신경과 교수는 "최근 치매의 경과를 늦추거나 증상을 개선할 수 있는 약물이 속속 개발되고 있다"며 "우리나라를 포함한 동양권은 뇌혈관에 문제가 생겨 치매가 발생하는 경우가 많으므로 조기에 치료가 시작될 수 있도록 이상 징후가 발견되면 즉시 병원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김경란 세브란스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기억력 장애는 모든 종류의 치매에서 공통으로 발생하는 증상"이라며 "현재 일어나고 있는 일을 기억하지 못해 사람들과의 대화에 참여하지 못하거나 세수하기, 양치질, 대소변보기 등 일상적인 생활에 불편함을 느끼면 치매를 의심해 볼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 "평소 뇌 훈련으로 치매 예방해야"
치매의 대표적인 증상은 주변 사람의 이름과 물건 위치 등 일상적인 사항을 잘 기억하지 못하는 경우다. 따라서 젊었을 때부터 뇌를 활발하게 이용하는 훈련을 하면 치매 예방에 도움이 된다.

김경란 교수는 "본인에게 다양하게 일어나는 일들을 총괄적이고 체계적으로 메모해 암기하는 습관을 길들이면 뇌를 효과적으로 자극할 수 있다"며 "집, 회사 등에서 주변 환경을 자주 바꿔 보는 것도 기억을 불러오는 좋은 자극이 된다"고 조언했다.

고혈압·당뇨병과 같은 만성 질환이 치매 발생률을 높이는 위험 요소로 작용할 수 있으므로 올바른 생활습관을 유지하는 것도 중요하다.

이재홍 교수는 "뇌에 안 좋은 영향을 끼치는 흡연·음주를 피하고 비만을 경계해야 한다"며 "특히 '매일 30분씩 걸으면 치매 발생률을 낮출 수 있다'는 연구결과에서 알 수 있듯이 운동을 적절하게 하고, 항상 밝고 긍정적인 사고방식을 갖는 것도 올바른 치매 예방법"이라고 말했다.

대한치매학회가 추천하는 '생활 속 치매 예방법'은 다음과 같다.

① 고혈압·당뇨병·고지혈증·심장병·비만 등에 주의한다.

② 흡연과 음주를 삼가고, 식사·수면 등에 있어 건강한 생활습관을 지닌다.

③ 머리를 많이 쓰고 취미활동·봉사활동 등을 하며 적극적으로 생활한다.

④ 규칙적인 운동을 꾸준히 한다.

⑤ 머리를 다치지 않게 잘 보호한다.

⑥ 스트레스를 피하고 편안한 마음을 가진다.

⑦ 약물을 함부로 사용하지 않도록 한다.

⑧ 기억력 저하 예방을 위해 시를 외우거나, 간단한 공부를 시작한다.

⑨ 우울증이 있으면 치료를 받고, 많이 웃고 밝게 사는 생활태도를 갖도록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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