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5 15:14 (목)
4차 산업혁명 시대 요구되는 ‘도사’
4차 산업혁명 시대 요구되는 ‘도사’
  • 정창훈 기자
  • 승인 2017.06.07 18:3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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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창훈 객원위원
 4차 산업혁명은 역사적으로 이전의 산업혁명과 무엇이 다른가? 컴퓨터가 과거의 도사처럼 모든 걸 알고 인간보다 더 빠르고 정확하게 일을 처리해 낸다? 그로 인해 현재 인간의 직업군이 사라져 인간이 설 자리가 없다? 컴퓨터에 의해 조종돼 지는 인간의 일상, 희로애락까지 컴퓨터에 의해 통제되는 SF영화 같은 상황까지 온단 말인가? 산속에서만 산다는 도사가 이제 인간이 살고 있는 곳이라면 어디라도 함께 동행을 한다? 도사는 만물의 이치를 알아 만사에 막힘이 없다. 사람들의 질문에 명쾌한 답을 한다. 독심술을 하듯 사람들의 마음을 알아 해결해준다. 그런데 도사는 결코 그냥 도사의 반열에 오르지는 못했을 것이다. 광범위한 분야에 대한 관심, 깊고 풍부한 지식, 사물과 인간과의 관계를 연결해 해결책을 유추해 내는 사려 깊은 마음과 탁월한 능력이 있어야 할 것이다.

 그런 도사를 세상은 찾고 있다. 자신이 가진 상상력을 최대한 발휘해 대체할 수 없고 디지털화할 수 없고 자동화할 수도 없는 유일무이한 혁명가, 도사가 필요한 세상이다. 지난해 3월 인공지능(Artificial Intelligence) 바둑기사 ‘알파고(AlphaGo)’와 이세돌 9단의 대결을 계기로 4차 산업혁명이 우리 사회의 화두로 떠올랐다. 대다수 국민들의 일상에는 아직 피부로 와 닿지 않지만 지난 대통령선거 공약에서는 물론이고 신문, 방송, 교육, 출판계와 산업계에서 ‘4차 산업혁명’이 연일 등장하고 있다.

 1차, 2차, 3차 산업혁명은 동일한 산업이나 분야에서 혁명이라는 이름으로 새로운 방법이나 기술을 접목해 대량생산을 통해 생산성을 높이는 것이 주목적이었다. 그런데 4차 산업혁명은 동일업종이나 동일분야가 아닌 전혀 다른 이 업종 간의 산업이나 분야가 융합해 새로운 부가가치를 만드는 것이다.

 모든 사물에 컴퓨터가 장착되고 정보가 인터넷으로 연결되는 사물인터넷 시대로 고객 맞춤형 서비스가 가능하다는 4차 산업혁명은 인공지능과 로봇기술, 빅 데이터와 클라우딩, 3D 프린팅, 나노, 바이오기술이 주도하고 있다. 이 시대에 적응하려면 무엇보다 지금과는 완전히 다른 패러다임의 산업, 기술, 국제관계, 시장의 니즈, 경쟁력, 문화가 요구된다.

 일상에서는 더욱 놀라운 일들이 일어난다. 사물인터넷으로 스마트 홈이 구축될 것으로 예상된다. 아침이 되면 오디오에서 사용자가 좋아하는 음악이 흘러나와 적합한 시간에 잠을 깨워주고, 옷장이 자동으로 날씨와 스케줄에 맞춰 적합한 옷을 추천해 준다. 자율주행이 가능한 자동차로 편안하게 출근하며, 스마트 주차 시스템으로 헤매지 않고 즉시 주차할 수 있다.

 물질적으로 인류를 풍요롭게 한 과학기술로 인간은 기대 수명이 늘어났고 먹고, 즐기고, 느끼고, 걷는 것을 이전보다 잘할 수 있지만 난해한 계산은 잘하지 못한다. 반면 로봇은 우주로켓의 궤도를 계산하는 것쯤은 일도 아니다. 이미 매일 거래되는 주식매매의 많은 부분도 로봇에 의해 이뤄지고 있다. 로봇은 스스로 걷는다. 물건을 옮기고, 사물을 인식하는 간단한 작업마저도 성공시키고 있다.

 세계경제포럼 회장 슈밥은 그의 저서 ‘클라우스 슈밥의 제4차 산업혁명’에서 이미 전 세계는 사회ㆍ산업ㆍ문화적 르네상스를 불러올 과학기술의 대변혁기인 제4차 산업혁명에 들어섰다고 밝히고 있다.

 그렇다고 4차 산업혁명을 인공지능과 사물인터넷 등 기술 혁신 중심으로 접근해서는 안 될 것이다. 경제의 변화, 사회와 문화, 교육 등 전 영역에서 사회적 혁신이 함께 뒷받침돼야 한다. 특히 교육을 통해 인재가 갖춰야 할 공감 능력, 협업능력, 융합ㆍ창의력을 향상시키는 노력이 필요하다.

 첫째로, 공감 능력. 이는 상대방에 대한 배려에서 출발해야 한다. 세상이 갈수록 디지털화되고 로봇화 될수록 친밀한 인간관계와 사회적 연대에서 비롯되는 인간적 감성은 더욱 중요시된다. 둘째로, 협업능력. 융ㆍ복합시대가 요구하는 인재상은 타인과 상호 ‘윈윈’할 수 있는 협업이다. 총체적인 이해관계와 의견을 통합하기 위해 노력해야 하며 유연성이 요구된다. 범 기업 간에 이 업종교류 연합과 사회에서 다문화가정과의 진정성 있는 소통이 필요하다. 셋째로, 융합ㆍ창의력. 세계에서 가장 큰 택시 기업 우버는 소유한 자동차가 없다. 세계에서 가장 가치 있는 소매업체 알리바바는 물품 목록이 없다. 세계에서 가장 큰 숙박업체인 에이비앤비는 소유한 부동산이 없다. 무엇을 가지고 있는가보다 다양한 지식과 네트워크를 폭넓게 응용해야 한다.

 누구든지 알고 싶은 지식이나 궁금한 내용이 있으면 맞든 틀리든 네이버와 같은 포털 사이트에서 검색을 하면 원하는 자료, 정보와 지식을 찾을 수도 있다. 우리가 원하는 정보의 홍수에 빠질 순 있어도 그 정보와 정보를 연결해 자신만의 지식으로 만들지는 못한다.

 4차 산업혁명은 결국 지능과 관계가 키워드인 새로운 산업혁명이다. 어느 분야보다 혁명이 요구되는 곳은 교육현장이다. 인성과 윤리를 근간으로 공동체 참여의 가치가 요구되고 있다. 자기주도학습, 평생학습, 인성교육을 통해 4차 산업혁명을 리드할 도사를 양성하는 일에 다 함께 참여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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