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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택난 이면에는 어떤 원인 있나?
주택난 이면에는 어떤 원인 있나?
  • 권우상
  • 승인 2017.06.11 21:5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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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권우상 명리학자ㆍ역사소설가
 36살인 조세핀은 아프리카의 한 대도시의 교외에서 나이가 여섯 살부터 열한 살까지인 세 아들과 함께 산다. 그는 생계를 유지하기 위해 빈 플라스틱 용기를 주워다가 근처에 있는 재활용 공장에 팔지만 하루에 2달러(약 2천원)도 못 번다. 그 도시에서 이 정도 벌어 가지고 가족을 먹여 살리거나 아이들 학비를 댄다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다. 하루를 마칠 즈음에 그가 돌아가는 곳은 집이라고 부르기가 민망할 정도로 허름하다. 벽은 진흙을 햇볕에 말려서 굳힌 벽돌과 점토를 잔가지들로 엮어서 만들었다. 지붕은 녹슨 철판과 양철판과 플라스틱판을 대충 얹어서 만들었다. 그러고는 바람이 세게 불 때 지붕이 날아가지 않도록 큼직한 돌과 나무토막과 오래된 금속판을 그 위에 쌓아 놓았다. 문과 창문을 낡아 빠진 삼베 자루로 만들다 보니 침입자를 막아 주기는커녕 궂은 날씨도 제대로 막아 주지 못한다. 세계 전역에 있는 많은 나라의 사정도 다를 것이 없다. 열악한 주거 환경에서 생활할 경우, 아이들은 자신이 사는 집을 창피하게 생각하고, 가족들은 항상 병을 앓으며 “언제 정부 관리나 땅 주인이 들이닥쳐 그들의 집을 허물어 버릴지 알 수 없다”고 국제주택 지원 프로그램의 고위 관리인 로빈 셸은 말한다.

 주택난에는 어느 한 개인의 능력으로는 어쩔 수 없는 강력한 원인이 관련돼 있다. 연구가들은 인구 증가, 급속한 도시화, 자연재해, 정치적 격변, 지속적인 가난을 주요 요인으로 꼽고 있다. 이러한 다섯 가지 원인을 움켜쥐고 있는, 손의 다섯 손가락처럼 전 세계에 사는 많은 가난한 사람들의 삶에 크나큰 압박을 가하고 있다. 한 통계를 보면 세계 전역에서 주택이 필요한 사람의 수는 해마다 6천800만 내지 8천만 명씩 늘어나는 것으로 추산된다. 국제연합 인구기금에 따르면, 세계 인구는 2001년에 61억 명을 넘어섰으며 오는 2050년경에는 79억 내지 109억 명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훨씬 더 심각한 것으로, 앞으로 20년 동안 있게 될 인구 증가의 98%는 개발도상국이 차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러한 수치 자체만으로도 주택 공급이 만만치 않게 어려운 일임을 알 수 있다. 하지만 이 어려운 문제를 더욱 가중시키는 것은, 대부분의 나라에서 인구가 가장 빠른 속도로 늘어나는 지역이 이미 사람들로 넘쳐 나는 도시라는 사실이다.

 뉴욕, 런던, 도쿄와 같은 대도시는 흔히 나라의 경제가 얼마나 발전했는지를 알려 주는 중요한 상징으로 여겨진다. 그러다 보니 해마다 많은 시골 사람들이 주로 교육을 받고 일자리를 구하기 위해 ‘도시에 있는 그러한 더 푸른 목초지’로 몰려든다.

 중국의 경우, 경제는 매우 빠른 속도로 발전하고 있어 향후 수십 년에 걸쳐 주요 도시 지역들에서만 2억 채 이상의 새로운 주택이 필요하게 될 것으로 한 보고서는 추산하고 있다. 그 수는 현재 미국 전역에 있는 주택 총수의 거의 두 배나 되는 숫자다. 세계은행에 따르면, 개발도상국에 있는 도시들에서는 해마다 약 1천200만에서 1천500만 가구가 증가하며 그 정도 되는 수의 주택이 필요하게 된다. 그들의 가정 형편에 맞는 주택이 부족하다 보니, 도시에 사는 이 가난한 사람들은 어쩔 수 없이 형편에 맞는 곳에서 거처를 찾게 되는데, 흔히 다른 사람이 살려고 하지 않는 곳에서 집을 찾게 된다.

 또한 세계은행이 작성한 보고서에 따르면, 1988년 개발도상국의 도시에 거주하는 사람들 가운데 3억 3천만 명이 가난한 사람이었다고 하는데, 이러한 상황은 그 후에도 여러 해 동안 그다지 변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됐다. 사람들이 너무 가난해서 식품과 옷 같은 기본적인 필수품도 구할 여유가 없으니 집을 임대하거나 지을 여유가 없는 것이다. 높은 이자율과 인플레이션 때문에 많은 가정은 은행에서 대출을 받아 주택 구입비용을 지불하는 것은 꿈도 꾸지 못한다. 이러한 주택 위기 상황을 초래한 세계적인 원인을 어느 한 개인이나 단체가 제거하게 될 가능성은 거의 없다. 매년 태어나는 수많은 어린이들이 자기 집 없는 가난의 구렁 속으로 빠져들고 있다. 우리나라 가계부채가 13조 원을 넘어 매우 심각하다. 이 문제가 영구적으로 해결될 실질적인 희망은 어디에서 찾을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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