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이 절대 불가 방침을 철회하지 않고 있고 강 후보자를 보는 타 야당의 시각도 곱지 않은 것이 분명하다. 강 후보자에 대한 의혹은 4가지다. 크게 문제 되지 않는 것으로 알려진 논문표절과 미국 국적인 장녀의 위장 전입, 자녀의 뒤늦은 증여세 납부와 탈세 의혹, 장녀의 유령회사 설립 등이다. 이 같은 의혹에 강 후보자는 거듭 사과하면서도 논란을 남편과 어머니 탓으로 돌리는 모습을 보여 좋은 점수를 얻어내지 못했다. 또 위안부,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ㆍTHAAD) 배치 문제도 다소 원론적인 답변으로 일괄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강 후보자에 대한 여론은 야당의 입장과는 조금 다르다. 여론조사기관 리얼미터는 지난 9일 전국 성인남녀 505명을 대상으로 후보자 임명에 관한 설문조사를 실시해 12일 결과를 발표했다. 이 조사에서 국민의 62%가 강경화 후보자의 외교부 장관 임명에 찬성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민은 야당과는 달리 강 후보자가 외교부 장관직에 적합하다는 판단을 내리고 있다. 외교부 노조와 전직 외교부 장관들이 강 후보자에 대한 지지를 공개 선언했다. 외교부 구성원과 전직 장관들이 특정 후보를 지지 선언하는 것은 헌정사상 처음 있는 일이다.
강 후보자에 대해 절대 불가 방침을 굽히지 않고 있는 야당과 찬성 의견을 내놓고 있는 노조와 여론. 어떤 쪽의 의견이 맞는 것인지 아리송하기만 하다. 하지만 ‘강경화를 임명하면 김이수를 떨어트리겠다’거나 ‘일자리 관련 추가경정예산안에 대한 협치는 없다’고 주장하는 한국당의 행동은 부끄럽기까지 하다. 경남을 텃밭으로 하는 자유한국당이 진정 보수를 대변하는 정당으로 지지받으려면 문재인 정부에 흠집만 내려 하지 말고, 국민의 눈높이에서 강 후보자를 다시 한번 훑어보기를 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