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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고만 있고 실천은 없는 미세먼지 타령
경고만 있고 실천은 없는 미세먼지 타령
  • 하선영
  • 승인 2017.06.15 20:5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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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선영 경남도의원
 아침마다 스포츠 센터에 수영을 하러 다닌다. 새롭게 눈뜨는 아침에 건강을 위해 달려온 스포츠센터 앞에서 맨 처음 만나는 것은 빨간 전광판의 미세먼지 농도이다. 이 경고성 광고는 퍽이나 사람을 놀라게 하고 움츠러들게 만든다.

 이런 경고를 요즘 너무 자주 들으니 개인적 해결 방법은 없고 그렇다고 국가나 지자체가 노력하는 것도 안보이고 마스크로 중무장한 사람들만 거리를 오가니 어찌해야 할지 막막할 뿐이다.

 게다가 현 정부는 미세먼지가 아이 키우는 부모들의 가장 큰 걱정거리라며 이번 추경에 전국 초등학교에 미세먼지 측정 장치를 설치한다고 한다.

 그런데 얼핏 이런 생각도 든다. 어린이들이 미세먼지의 농도를 아는 일보다 어른들이 미세먼지의 원인을 조금이라도 줄여주는 일이 먼저이지 않을까? 무엇을 어쩌자는 것인지 내게는 그 모두가 땜방 전시행정만 같다.

 아주대 장재연 교수는 미세먼지 소동에 대해 이렇게 말한다 “수년째 지속되는 논란에도 불구하고 대기질이 개선되기는커녕 사회적인 혼란만 가중되고 있다. 그 와중에 국민들의 미세먼지에 대한 불안감은 아이들을 밖으로 내보내지 못하고 이민 가고 싶다는 등 정신건강에까지 심각한 악영향을 미칠 정도로 악화됐다. 오직 신바람 난 곳은 마스크나 공기청정기를 파는 기업들과 미세먼지 연구 특수를 맞고 있는 일부 교수나 전문가들뿐이다. 대기질은 실질적으로 개선되지 않고 사회적 혼란만 가중되고 있는 지금 상황을 야기한 가장 큰 책임은 환경부와 그 주변에서 오도된 정보를 생산하고 있는 전문가들에게 있다.” 도대체 이 환경문제를 책임질 환경부는 어떤 정책으로 어린아이들에게까지 미세먼지 경고만 남발하려는 것일까? 마스크만 더 잘 팔리게 한다? 미세먼지의 원인은 중국발 황사와 함께 국내의 산업시설과 화력발전소, 원자력발전소들이 내뿜는 먼지도 문제지만 한 집에 한 두 대는 보유하고 있는 자동차의 배기가스도 큰 요인이다.

 노화된 경유 차량들이 여전히 시커먼 연기를 내뿜으며 달리고 숲은 점점 개발 논리로 국토에서 사라지고 나무는 베어 넘어진다. 의식이 부족하고 딱히 환경에 대한 관심도 없어 우리 스스로 할 수 있는 것도 못하면서 큰돈을 들여 미세먼지 상황판이나 초등학교에 설치하는 것은 어쩌자는 것일까? 미세먼지가 많으니 애들보고 나가 놀지 말라는 경고인가? 얼마 전 독일에 갔을 때 도심의 청량한 공기를 맡으며 독일 행정이 참 부러웠다. 행정의 계획과 추진력도 부럽고 국민의 실천도 부러웠다.

 유럽연합은 이동오염원 배출량을 줄이기 위해 전기자동차를 더 많이 발전시키고 차량의 엔진 연소에 의한 배출가스뿐만 아니라, 타이어, 브레이크, 아스팔트 등도 함께 관리한다고 한다. 독일이 만든 인공 숲은 우리들의 산지보다 더 많이 도심에 우거져 산소를 만들어 내고 오염된 공기를 정화시킨다. 주정차 시 공회전을 엄격하게 관리하고 자전거를 생활화하는 그들은 중국 같은 나라가 곁에 없어서 공기가 깨끗한 것이 아니라 오랫동안 환경을 위해 실천해온 국가적 노력과 이를 생활 속에 실천한 시민들이 있는 것이다.

 미세먼지를 없애려면 이제 콘크리트 주차장을 잔디로 바꾸고 숲과 생태공원을 더 만들어야 한다. 산을 깎아 산업단지를 만드는 일을 너무 쉽게 하지 말아야 하고 전기자동차나 태양광 설치를 더 많이 하고 대중교통을 더 많이 이용해야 할 것이다.

 그러려면 우선 버스가 빠르게 다닐 수 있는 길을 만들어 주고 시내버스는 지금보다 훨씬 저렴한 요금이나 편리성이 보장돼야 할 것이다.

 프랑스의 벨리브 시스템, 창원의 누비자, 이런 연계 시스템처럼 시민들이 차를 끌고 나오지 않는 정책을 만들 필요가 있다.

 어떤 정책이든 사후처방도 필요하지만 예방이 더 중요하다. 덴마크는 자전거 정책을 100년 동안 이어 온 결과 국민의 건강 관련 예산이 더 줄었다고 한다. 우리도 가장 큰 걱정거리인 미세먼지 해결을 위해 정부가 먼저 좀 더 그 예방을 위한 보다 효율적인 정책을 내놓아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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