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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 팔 못 주물러주고 보내 미안”
양산 아파트 밧줄 참변 납골당 엄마ㆍ아이 편지 “전국 성원에 힘낼 것”
2017년 06월 18일 (일)
김용구 기자 humaxim@kndaily.com
   
▲ 양산의 한 아파트 외벽 작업 중 참변을 당한 40대 근로자의 유해가 안치된 김해 모 납골당 함 속에 유가족들이 가장을 그리며 쓴 편지가 가득하다./ 연합뉴스
 “아빠 우리 독수리 오남매들 땜에 고생 많이 하셨을 거야. 아빠! 우리 독수리 오남매들이랑 엄마를 위해 고생 많이 해 줘서 고마워♡ 아빠 얼굴, 목소리 꼭 기억할게. 아 그리고 아빠. 내가 팔 못 주물러주고 아빠 보내서 정말 미안해. 다음에 보면 내가 팔 백만 번 주물러 드릴게. ㅎㅎ 아빠. 사랑해요♡ 자주 보러 갈게! 진짜 많이 사랑해요♡.”

 지난 8일 양산의 한 15층 아파트 외벽에서 밧줄에 의지해 작업하던 중 휴대전화 음악소리에 화가 난 주민이 밧줄을 잘라 추락해 숨진 김모(46) 씨의 둘째 딸이 하늘 나라로 간 아빠에게 보낸 편지이다.

 16일 김씨의 유해가 안치된 김해의 한 납골함 속에는 부인 권모 씨와 다섯 남매가 남편과 아빠를 그리워하며 쓴 사랑과 그리움의 편지가 가득했다. 유족들은 김씨와 노모와 부산에서 살고 있다.

 김씨의 납골함은 27개월부터 고교생까지 5남매와 부인의 절절한 마음을 담기엔 너무나도 작았다.

 권씨는 “장례 후 3일째 되는 삼우제 전에 아이들과 함께 밤을 새며 손편지를 쓰고 사진 등을 만들어 넣었다. 아이들이 많아 더 다양한 물건과 사연을 준비했는데 다 넣을 수 없었다”고 아쉬워했다.

 유골함 바로 옆에는 권씨가 ‘사랑하는 내 남편, 나보다 더 나를 사랑하는 당신이 있어 행복합니다. 그리고 변함없이 사랑합니다’라고 쓴 캘리그라피(글자를 아름답게 쓰는 기술)가 놓였다.

 큰딸(17)은 생전 아빠에게 예쁜 글씨로 썼던 편지를, 넷째 아들(8)은 종이로 만든 카네이션과 손수 쓴 그림 편지를 넣었다.

 27개월 된 막내는 고된 일을 마치고 집에 온 아빠랑 함께 가지고 놀던 작은 자동차 장난감 3개를 아빠께 선물했다.

 또 김씨가 겨울이 되면 바르려고 뜯지도 않고 아껴둔 립밤(입술보호제)도 넣었다. 립밤은 한겨울 찬바람 속 입술이 부르트도록 고생하는 아빠를 걱정해 아이들이 선물한 것이다.

 권씨는 “전국에서 많은 분들이 마음과 성금을 보내주면서 격려와 용기를 줘 정말 감사하다”며 “독수리 오남매를 반듯하고 모나지 않게 씩씩하게 키울 수 있도록 힘을 내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김씨의 참변과 남겨진 가족들의 사정이 알려지자 사건 현장인 양산에서 가장 먼저 인터넷 카페 모임을 중심으로 모금운동이 시작됐고 유가족이 사는 부산진구청으로도 돕고 싶다는 전화가 전국에서 걸려오고 있다.

 BNK경남은행은 최근 유족에게 임직원들이 십시일반 모은 위로금 1천만 원을 전달했고 별도로 은행 노조는 자녀 장학금 100만 원을 보냈다.

 기부 문의는 부산진구청 희망복지과(051-605-4351∼4)로 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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