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19 09:01 (금)
발상의 전환이 필요할 때이다
발상의 전환이 필요할 때이다
  • 김국권
  • 승인 2017.07.04 18:1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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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국권 전 경남도의원
 지난 2일 아침에 일어나 버릇처럼 TV를 켜고 하루를 맞이하면서 잠긴 눈이 번쩍 떠졌다. 대통령 방미 소식만 온통 채우고 있던 도중 그날 아침에 잠시 나온 뉴스가 눈을 사로잡는다.

 런던 최고 쇼핑의 번화가인 ‘옥스퍼드 스트리트’와 덴마크에 유명한 건축가인 ‘비야르케 잉겔스’가 설계하고 새로 만들어진 벙커미술관, 그리고 프랑스 에펠탑까지 엮어 뉴스였다.

 걷기만 하면 전력이 생산된다는 런던의 쇼핑거리는 바닥에 깔린 특수 타일 덕분이라고 한다. 그리고 가게마다 칠해져 있는 푸른색 페인트는 오염물질을 빨아들인다고 한다. 1㎡의 페인트가 그 면적만큼 숲과 같은 작용을 하면서 맑은 산소를 뿜어낸다고 한다.

 그리고 과거의 실수, 갈등에서 뭔가를 배우지 않는다면 현명해질 수 없다는 벙커설계자의 설명에 감동이 오는 중 스치는 뉴스화면을 보니 옛 나치의 지하벙커를 미술관으로 바꿨는데 잡초로 뒤덮은 지붕은 그대로이고 여닫을 수 있는 구조로 만들었더라.

 마지막 기자의 멘트는 이것이었다.

 “에펠탑은 철교 건설 노하우를 적용해 지은 것입니다. 당시엔 파격이었습니다. 완공 20년 뒤인 1909년 해체하기로 돼 있었는데 탑 일부를 기상관측과 통신용으로 용도 전환해서 살아남았습니다. 발상의 전환이 해체위기에 처한 에펠탑이 세계적 명소로 남게 된 비결입니다.”

 불황의 시대에는 소비가 미덕이라고 하는데 쇼핑을 하러 가봤자 몰라서 아무것도 사지도 못하고 아이쇼핑만하는 나 같은 부류도 쇼핑에 참여하지 않고 부지런히 걸어만 다녀도 되는 그런 공간이 있다면 마음속에 미안함이 사라짐과 동시에 전기를 생산한다는 뿌듯함도 생길 수 있겠더라.

 소비가 미덕인 경제구조 속에 적응하지 못하는 마음을 조금이라도 생산적인 마음이 생겨서 더 많은 사람이 방문하게 되고 그 많은 방문객으로 인해 소비가 늘어 갈 것이고, 그러면서 불황도 벗어나고 건강도 찾으면서 쇼핑센터는 활성화될 것이라는 그런 생각이 든다. 이런 생각이 비약적이기는 하지만 말이다. 국내 최대의 유통단지에 있는 김해 ‘롯데아울렛’에도 그런 비슷한 시설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바람도 가져본다.

 지나간 이야기인지 모르겠지만, 서울 도심인 여의도에도 지하벙커가 있다고 하더라. 그런 곳을 그대로 두지 말고 시민의 품으로 돌려서 누구나 이용하는 공간으로 탈바꿈하길 기대한다. 이왕이면 스토리가 있게 만들면 더 좋겠다는 생각도 해 본다.

 또한, 개발의 뒷전으로 밀려버린 김해 삼계 공병학교 터전이나 이미 많은 진행이 돼 버린 39사단 부지 등이 누구나 보고 느낄 수 있는 곳이나 스토리텔링이 있는 공간을 간직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최소한 그곳에 젊은 땀을 보낸 청춘의 시절을 함께한 군대를 추억하는 공간이라도 있었으면 한다는 것이다.

 혼자 느낌이지만 기자분이 에펠탑 이야기를 할 때 나는 ‘조지 클루니’와 ‘브릿 로버트슨’이 주연한 영화 투모로우랜드(Tomorrowland)가 떠올랐다.

 “에펠이 탑을 만들었을 때 프랑스국민들은 흉물이라고 비난했지만, 에펠은 신경 안 썼어. 왜냐면 이 탑은 다른 세상을 찾는 도구였거든.”

 현재를 살아가는 모든 이들에게 발상의 전환이 요구된다는 걸 깨닫게 해 주는 아침 뉴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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