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3 17:21 (화)
국민과 대통령의 손과 눈
국민과 대통령의 손과 눈
  • 김혜란
  • 승인 2017.07.05 21:3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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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혜란 공명 소통과 힐링센터 소장 TBN ㆍ창원교통방송 진행자
  대통령은 미국에서 돌아오자마자 미 전 대통령 오바마를 접견하고 IOC 위원장을 만났으며 G20 정상회의를 위해 5일 아침 독일로 갔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의 초청으로 이틀간 수도 베를린에서 공식 방문 일정을 소화하고, 7일부터 이틀간 독일 함부르크에서 G20 정상회의에 참석하는데, 중국과 일본, 러시아 등 주변국 정상들과 각각 별도의 정상회담이 줄지어 있을 예정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초청으로 열리는 한ㆍ미ㆍ일 정상 만찬 회동에도 참석한다고 한다.

 아직 완전히 이뤄지지 않은 새 정부의 조각과 국회통과가 낙타가 바늘구멍 지나가기보다 어려운 추경예산이 있다. 북한은 대륙간 탄도 미사일을 쏘아 올렸고, 엽총을 들고 밤새 자해하는 국민과 돈 500만 원 때문에 계획적으로(?) 남의 목숨을 죽이는 또 다른 국민들이 있다.

 대통령은 어떤 능력자여야 할까.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악수 하나를 놓고도 장관이 분석한 동영상의 결과물로 우위를 점할 악수법을 찾아 익혀야 했다. 첫인상이 좋다고 대통령 자신도 인정한 표정으로, 미국 언론을 통해 미국민들에게도 인상 좋은 사람으로 보이도록 전략적으로 카메라 앞에 서야 했다. 한국전쟁 당시 장전호 전투 참가자들을 찾아 머리를 90도로 숙였고, 독일에 가서도 역시 한국전쟁 때 와 준 간호사들을 찾아 만나본다고 한다.

 국가의 리더인 대통령은 뭣 하나 아무렇게나 할 수 있는 것이 없고 중대하지 않은 일이 없어 보인다. 다시 생각해본다. 대통령은 어떤 능력을 얼마나 갖추고 있어야 할까. 세계와 통하고 국민이 원하는 일들을 다 해내려면 몸이 백 개라도 모자랄 것이다. 아쉬운 대로 손이라도 많으면 될까.

 힌두교의 신들이 떠오른다. 비쉬누나 시바는 손이 여러 개다. 브라만이 창조한 세상을 그 두 신은 여러 개의 손으로 지키고 부수고 한다. 다시 브라만이 창조하고 비쉬누와 시바가 되풀이해서 지키고 부순다. 무한 반복 된다. 현실과 닮았지만 그만큼 답답하다.

 불교에 익숙한 사람들은 ‘천수관음(千手觀音)’을 떠올릴 것이다. 무량의 숫자인 천개의 손을 가졌고 그 손에는 모두 눈이 달려서 모든 일을 굽어살피는 구제자인 보살이다. 합장하는 두 손을 제외하고는 각각의 손에 물건들이 쥐어져 있다. 여의주, 바루, 칼, 금강저, 활과 화살을 들고 있는데, 이는 중생들의 원을 들어주기 위해서라고 한다. 필요하지만 비현실적이어서 안타까울 뿐이다.

 힌두교 속 비쉬누와 시바, 천수관음 역할의 일부를 새 정부의 각 부처 수장들이 해줘야 할 것이다. 각각의 손이 돼 맡은 일을 해내면 될 것인데, 일단 손이 되기가 정말 어렵다. 손이 된다 해도 한 몸에 붙어 있는 손이니 따로따로 놀지는 못할 것이어서 역시 책임은 대통령이 져야 한다.

 구체(球體)는 셀 수 없는 많은 면이 존재한다. 따라서, 각 시점에서 보면 다 같아 보여도, 사실은 다른 면을 보여준다. 한 컴퓨터 과학자의 말에 의하면 세상에 완벽한 구체는 없기 때문이란다. 구체 하나를 놓고도 백 개의 눈으로 보는 일이 필요하다는 의미다. 거꾸로 진심으로 전하고 싶은 한 가지를 100개의 시점으로 전달할 수도 있을 것이다. 다양한 가치관이 공존하는 세계에서 100개의 시점으로 대상이든 일이든 공감시키며 해결해 나가도록 각오해야 한다.

 대통령의 상전은 국민이다. 국민은 요구하겠지만, 제대로 요구할 수 있으려면 국민 역시 많은 상황을 이해하고 공감해야 한다. 자기 생각과 다른 생각, 자신과 다른 이익을 원하는 사람들이 어마어마하게 많다는 사실이다. 또한 대통령과 국민은 목전심후(目前心後)를 명심해야 한다. 두 개의 눈으로 앞을 보면서 걷고, 마음의 눈으로는 자신의 뒷모습을 봐야 한다. 미래로 나아가야 한다는 중요성은 몇백 번 강조해도 모자라지 않을 것이다. 동시에 마음의 눈으로 뒷모습을 보라는 것은 스스로를 끊임없이 경계하라는 뜻이다. 자신의 뒷모습을 물리적인 눈으로 볼 수는 없다. 오직 마음으로 볼 수 있다. 그렇다면 마음의 눈을 단련해야 하는데, 바로 그 단련법이 100개의 시점을 가지는 일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오바마 전 대통령은 자신이 존경하는 링컨 대통령의 말을 하며 문재인 대통령 지지의 뜻을 전했다. ‘국민의 지지가 없으면 아무것도 할 수 없고, 반대로 국민 여론이 있으면 못할 일이 없다’는 말이었다. 대통령 역시 국민이고 국민은 대통령의 힘이다. 대통령의 힘인 국민은 대통령 못지않게 자신이 행사한 표에 책임을 지기 위해서라도 한번 지켜보겠다는 차원이 아니라, 늘 지켜주고 돌아보는 마음의 눈과 다양한 100개의 시선, 또 다양한 손이 필요하다. 세상이 바뀌었다. 대통령과 국민의 새로운 손과 눈이 필요한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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