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3-28 18:58 (목)
화난 고객에게 해서는 안 되는 말
화난 고객에게 해서는 안 되는 말
  • 신은희
  • 승인 2017.07.06 20:3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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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은희 경영학박사ㆍ인경연구소장ㆍ기업컨설턴트
 ‘불난 집에 부채질한다’는 속담이 있다. 이미 좋지 않은데 그것을 더 악화시키는 경우를 이르는 말이다. 설상가상(雪上加霜)으로 ‘불난 집에 기름을 붓는 격’이라고도 한다. 특별한 상황이 아니더라도 우리가 살아가는 현실 속에서 이런 예는 비일비재(非一非再)하다. 그중에서도 인간관계나 의사소통 과정에서 대부분의 사람들이 자주 경험하고 있을 것이다. 특히, 고객과의 관계 형성이나 소통을 중요한 가치로 여기는 기업이나 조직에서는 이 부분을 소홀히 하다가는 많은 투자와 노력으로 쌓아 올린 공든 탑도 한순간에 무너져 내릴 수 있다. 그러므로 빠른 진화와 복구를 위해서는 적어도 ‘부채질’이나 ‘기름 붓는 일’만은 막아야겠다.

 그런데, 필자는 종종 기업이나 조직의 컨설팅이나 멘토링 중 흔히 듣는 하소연이 ‘차라리 불난 집은 확 다 태우고 새로 짓는 게 낫다’고 한다. 그 불을 끄는데 드는 노력이 낭비라는 생각이 들고, 불난 집을 보수하는데 드는 힘을 오히려 새집 짓는 데 쓰겠다고 한다. 즉 마음에 안 드는 고객에게 비위를 맞추고 달래는 대신 마음에 드는 고객에게 더 잘하겠다는 것이다. 이미 불만을 가진 고객이나 말이 안 통하는 고객을 설득하기 위해 기울이는 노력보다 호의적인 고객이나 쉽게 말이 통하는 고객에게 감동을 주는 편이 더 낫다는 것이다. 그렇다. 그 말에도 일리는 있고, 한편으로는 그것이 더 효율적으로 보여질 수도 있다. 그러나 그것은 매우 단기적이고 근시적인 시각에서 비롯된 판단으로 매우 위험한 결론일 수 있다. 왜냐하면 고객의 마음이 언제, 어느 지점에서 불이 붙을지, 아무도 알 수 없기 때문이다. 또한 고객이 불만이나 불평을 하게 되는 원인은 비슷하거나 여전히 존재하는데, 현재 우리에게 그것을 표현하지 않는다고 해서 그들이 만족하거나 불만이 없다고도 착각하지 말아야 한다. 왜냐하면 그 정도가 조금 다르게 받아들여졌거나 다른 이유들 때문에 참고 있었던 것일 수도 있으므로 기회나 상황이 바뀌면 그들에게서도 예측이 불가능하다. 이제 완전한 고객도 영원한 고객도 없다. 고객의 마음은 늘 움직이고 있고, 고객의 발길도 옮겨지고 있다. 단골개념은 무너진 지 오래고, 지금 충성고객이 계속 충성고객이라고 믿다가는 곧 낭패를 볼 수 있다. 더구나 ‘불난 집’, 즉, 불만을 가지고 있거나 불평하는 고객에게 부채질을 한다는 것은 스스로 기름을 부어 돌이킬 수 없는 오류를 범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불난 집에서 초기에 발화점을 찾아내 완전 진화하는 소화기 역할은 못 할망정, 그 반대로 ‘부채질’이나 ‘기름 붓는’격이 되는 말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 그것은 바로 고객을 무시하거나 비난하는 말, 상황을 부정하거나 책임을 회피하고 전가하며 핑계를 찾아 둘러대는 말, 고객을 더 곤란에 빠뜨리는 말들이다. 물론 상황이나 고객의 성향에 따라 그 정도는 조금씩 다르겠지만, 대체적으로 다음과 같은 말들은 없던 불씨도 만들어내기 쉬운 대응이다. 혹시라도 지금까지 사용해 왔던 말이 여기에 있는지 살펴보고, 이제부터는 적어도 이런 표현만은 쓰지 말아야 한다. 말 한마디가 천냥 빚을 갚는 위력을 발휘하기도 하지만, 반대로 말 한마디가 천리 낭떠러지로 떨어지는 괴력을 만들기도 한다.

“왜 화를 내고 그러세요?”, “그건 고객님 잘못이잖아요?”, “ 고객님이 먼저 그러셨잖아요?”, “다른 분들은 아무말씀 안하셨단 말예요.”, “ 고객님이 실수하신 거 아닌가요?”, “ 에이, 농담인데 뭘 그러세요?”, “알만한 분이 이러시면 안 되죠.”, “제 담담이 아닙니다.”, “규정상 그건 안 됩니다.”, “이거 한 두 번 해보셨어요?”, “아직도 이거모르셨어요?"....

고객의 입장에서 볼 때, 무엇인가에 불만이 생겨서 불평하며 화가 난 상황이라면 정중한 사과와 개인적인 배려가 담긴 문제 해결과 보상을 바라는 것은 당연하다. 그러나 안이한 태도로 방심하고, 사태파악과 수습은커녕 고객을 더 불편하게 하고, 어이없게 만들거나 심지어 폭발할 것 같은 분노를 키우는 말은 걷잡을 수 없는 화염과 화마로 돌아오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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