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5 18:17 (목)
프로는 돈으로 말한다
프로는 돈으로 말한다
  • 박태홍
  • 승인 2017.07.17 22:2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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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태홍 본사 회장
 경남FC가 지난 15일 밤 부산 구덕 운동장에서 치러진 부산 아이파크와의 대결에서 2대 1로 승리, K리그 챌린지 1위 자리를 고수했다. 경남FC 2017 K리그 전적은 13승 6무 2패로 단연 1위다. 경남FC는 지난 2006년 340만 도민들의 축구사랑 희망과 염원을 함께 담아 도민 구단으로 출범했다. K리그 14번째로 출범한 경남FC는 첫해 꼴찌를 겨우 모면하는 부진한 성적을 거뒀지만 하우젠컵대회 3위를 차지하는 돌풍을 일으키기도 했다.

 출발이 늦은 경남FC는 지난 2007시즌에는 K리그 4위(공식순위 5위)를 차지, 초대감독 ‘박항서 매직’이라는 신조어까지 만들어내며 경남발 돌풍으로 K리그를 난타했다. 박항서, 조광래, 김귀화(감독대행), 최진한 감독으로 이어진 경남FC는 도민들과 스포티저, STX, 경남은행, 농협 경남본부, 경남상의 등의 지원을 받아 그런대로 성적을 거뒀다.

 경남FC를 거쳐 간 특급 용병, 까보레, 뽀뽀, 산토스와 토종 김효일, 김근철, 서상민, 김동찬 선수가 2007, 2008시즌을 풍미한 후 조광래 감독이 이끈 후는 신흥명문구단으로 급부상하면서 K리그의 순위 서열을 알 수 없게 만들었다.

 그 후 김병지 전 국가대표 수문장을 영입했으며 윤빛가람, 김주영, 이용래 선수 등이 새 국가대표로 발탁되면서 창단 3년 만에 챔피언십에 진출하는 쾌거를 이루기도 했다.

 게다가 호주 국가대표 출신의 루크와 대어로 급성장한 윤일록, 이호석 선수 등을 보유하면서 타 구단과 어깨를 겨뤘다.

 창단 10년 만에 경남FC는 챌린지 강등으로 팀 해체 논의가 진행되던 위기도 있었다.

 그러나 경남FC는 도민의 염원을 함께 담아 창단한 도민구단이다.

 재정적 어려움이 뒤따르고 열악한 환경 속에서도 지금까지 잘 견뎌 왔고 2017 김종부 감독이 이끈 경남FC의 K리그 챌린지 성적은 앞서 얘기한 대로 단연 선두를 유지해나가고 있다.

 경남FC는 도에서 지원받은 60여억 원으로 운영된다. 이 돈으로 선수단과 임직원 모두는 1년을 버티어 나가야 한다. 50여 명에 이르는 경남FC 가족들이 제대로 된 살림을 꾸려나가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액수다.

 그러나 도민구단이라는 이름에 걸맞게 잘 짜인 시스템으로 절약하며 여태껏 살아왔다.

 그러나 프로는 돈으로 말한다.

 상하이 선화구단으로 이적한 아르헨티나의 테베즈의 연봉은 450억 원이다.

 토트넘에서 한창 인기를 구가하고 있는 손흥민의 연봉도 65억 원에 달한다. 대충 생각해봐도 손흥민의 1년 연봉만으로도 경남FC 1년을 꾸려나갈 수 있는 계산이 나온다.

 아이러니하기 짝이 없다.

 중국의 선화구단과 영국의 토트넘핫스퍼의 1년 구단 운영비는 천문학적인 숫자에 달할 것이다. 선수들의 몸값만 해도 몇천억 원을 호가할 것이고 구단 운영비 또한 우리들의 상상할 수 없는 금액일 것이다.

 하지만 경남FC는 도민들의 희망과 염원을 함께 담아 축구단을 만들고 K리그에 도전한 것이다.

 경남은 예로부터 축구의 고장이다. 거창, 함양, 산청, 진주, 함안, 의령, 김해, 마산은 물론 통영 등지에서도 많은 국가대표선수가 탄생했다.

 경남에서 광역시로 승격한 부산, 울산을 제쳐두고라도 경남 출신 선수들이 가슴에 태극기를 단 사람은 부지기수다.

 김호, 정강지, 홍경구, 노흥섭, 고봉우, 김인권, 이갑수, 이차만, 김호곤, 고재욱, 박창선, 박병철, 조광래, 이장수, 김병지, 서정원, 김도훈, 김용래, 이영진, 박항서, 정종선, 이호, 남태희, 김민우, 김창수, 박성호, 민병근, 김진용, 박동석, 백지훈, 김해운, 정유석, 정종관, 김성재, 조현구, 정석근, 김건형, 조성환, 이병근, 김진용, 변재섭, 박주성, 김효일, 김동희, 김인호, 박철, 박경규, 오종석, 박상진 등이 있다.

 이처럼 경남의 축구선수들은 대대로 국위선양을 해왔다. 뒤늦게나마 경남FC가 출범한 것도 이와 무관하지만은 않다. 대부분 국내 굴지의 대기업에서 축구단을 창단한 것과는 별차다. 삼성, 현대, 포철 등은 그들의 그룹 이미지 제고와 주식 투자자들에 대한 팬 서비스에 있다면 경남FC는 그야말로 도민들과 함께한 도민구단이다.

 이들과 맞붙어야 할 경남FC는 재정도 미약하기 짝이 없다. 그러나 지난 10년 동안 경남FC는 이들과 자웅을 겨뤄왔고 챌린지 강등으로 인한 또 다른 수모도 겪어왔다.

 그러나 경남FC는 이를 반전의 계기로 삼고 2017 클래식 승격을 위한 성적을 내기 위해 안간힘을 쏟은 것도 사실이다. 근데 구단 운영비가 턱없이 모자라는 현실이다.

 클래식 승격을 위한 승점이 쌓일수록 운영비 또한 늘어날 수밖에 없다. 이 또한 프로의 세계 아닌가? 경남FC의 스포터저들과 축구를 사랑하는 도민들은 어느 구단 팬들보다 열광적이다.

 7년 전 경남FC가 신흥명문구단으로 부상한 지난 2010년 8월 21일 진주종합경기장에는 유료관객 2만 5천980명이 운집, K리그 최대관중 동원 기록을 수립하는 영광을 안기도 했다.

 이 또한 경남FC의 존재 이유이기도 하며 후반기 모자라는 운영비를 마련하는 것은 경남 출신 축구인들의 책무이며 소임이기에 너도나도 동참을 기대해본다. 프로는 돈으로 말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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