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선 주름
무심한 초병 앞으로
저승꽃의 노병
하얗고 붉은 장미밭을 걸어간다
만국기도 반가운 듯
입가에는 군가가 맴돌고
멀어지는 발자국엔
키 작은 묘비의 그리움이 일어나
뒤따라간 그림자
하얀 장미 위로 쏟아져 내린다
삶의 노을을 맞이하고
자유를 꿈꾸다 식어간 영혼
숭고한 넋은 간곳없고
세계 유일의 분단국가
숲 사이에 누워서도
또 다른 전장을 헤매돈지 오래다
저들의 높고 푸른 맘에서 우러나온 영혼
머리 숙여 보는 호국보훈의 달
시인 약력
ㆍ경남 합천 출생
ㆍ부경대 국제대학원 재학, 경찰 공무원
ㆍ시부문 경찰문예대전 입상
ㆍ문학시대 회원
평설
시의 언어는 그 의미와 기능만이 아니라, 때로는 상상력을 넓혀서 그 속에 빠져드는 경향이 있다. 화자는 일상적 언어에 바탕을 두고 ‘호국’이라는 이미지를 유추했다. 군더더기 없고 함축된 시를 본다. <안태봉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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