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5 14:27 (목)
가십인가, 루머인가?
가십인가, 루머인가?
  • 김국권
  • 승인 2017.08.01 18:2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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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국권 전 경남도의원
 정보의 시대에 살고 있는 우리는 일상 속에서 가십(Gossip)과 루머(Rumor)를 끊임없이 접한다. 본론에 들어가기 전, 그 둘의 차이를 명확하게 하고 넘어가고 싶다. ‘알쓸신잡(tvN)’에서 정재승(물리학자ㆍ뇌공학과 교수)의 가십(Gossip)과 루머(Rumor)에 대한 구분이 참 인상 깊었다. 일단 그 내용을 토대로, 두 가지의 의미를 살펴보도록 하자. 가십(Gossip)은 쉽게 말하자면 소위 ‘뒷담화’라는 표현이 가장 적당할 테다. ‘타인에 관한 정보를 은밀하게 주고받는 담화’ 말이다. 이 글에서는 ‘가십’은 정보의 참, 거짓 여부가 확실하다고 볼 것이다. 그에 반해 루머(Rumor)는 ‘확인되지 않는 정보 또는 소문’을 일컫는다. 이 단어 또한 쉽게 다가오도록 표현한다면 ‘찌라시’ 정도가 적당하리라.

 그렇다면 인간이 가십을 주고받는 행위를 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가십을 통해 제삼자에 대한 정보를 공유하면서, 대화 참가자들 사이의 친밀함을 상승시키기 위함이 가장 큰 이유이다. 그러나 가십거리의 나눔은 이러한 개인 단위의 이익만 있는 것이 아니라 사회적 단위로도 이익을 창출해낸다. 바로 ‘사회적, 윤리적으로 문제가 있는 행위를 막는 효과’이다. 가십을 마냥 긍정적이라고 볼 수만은 없지만, 가십을 풍부하게 나누는 사회는 곧 공적인 정보가 활발히 유통되고 있다는 말이므로, 공인으로 하여금 사회적 규범을 지키도록 하는 순기능이 존재한다.

 문고리 3인방이니, 정윤회니, 최태민이니, 사이비 무당이니, 전 정권과 관련된 이야기들이 루머(Rumor)인 듯하더니, 표면으로 올라와 ‘참’이 돼버린 요즘은 연예계 관련 루머나 현재 정부의 루머들도 마냥 흘려들을 수가 없다. 단순한 루머로 치부해버리기에는 너무나도 큰 위험요소가 뒤따른다는 사실을 우리는 경험했으므로, 이제는 루머를 받아들일 때 ‘공포심’마저 든다. 아무것도 모르고 살아갔던 시간들이 차라리 행복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드는 요즘이다.

 우리는 최근 ‘탄핵’이라는 혼란의 시간, 아주 숨찬 시간을 지나왔다. 전 정부에 대한 근거 없다 여겨진 ‘루머’가 하나둘씩 모여 진실로 드러나게 되고, 이것이 정권의 몰락으로 이어진 사례를 우리는 목격했다. 이를 반면교사 삼아 이번 정부 아래에서는 불명확한 ‘루머’가 아닌 참, 거짓이 확증된 ‘가십’을 주고받는 사회가 되기를 원했는데, 또다시 루머가 판을 치고 있다는 점은 굉장히 유감이다. 최근에 사드 발사대 4기 추가배치에 대해 ‘북한의 도발을 염려해 임시로 배치를 지시했을 뿐’이라고 현 정부는 강조했으나 성주기지가 ‘영구화’되는 것이 기정사실화돼 루머로 번지고 있다. 따지고 보면 ICBM을 요격할 능력이 없음을 국민 대다수가 아는데 외통수를 자초한 듯하고 더욱이 중국이 강력 반발로 인해 해법은 더욱 꼬이고 있다. 과연 이 모든 것들이 루머만으로 끝날 것 인가하는 걱정이 드는 것도 사실이다. 사드 배치를 반대하면 외교적으로나 국익으로 아무것도 모르는 사람이 돼 버리니 답답하고 안타깝다. 국민 대다수를 시원하게 할 해법은 없는 건가?

 가십(Gossip)거리가 되고 루머(Rumor)로 번지는 것은 한순간이더라. 그것을 확대 재생산해내는 집단들이 있는지는 모르겠다. 우리나라의 속담 중 ‘아니 땐 굴뚝에 연기 나랴’라는 말이 자주 떠오르는 요즘이다. 이 속담을 항상 떠올리며 매 순간 조심하고 또 조심하기를, 퇴임 후 성공한 대통령, 성공한 정부로 온 국민들에게 칭송받을 수 있기를, 국민의 한사람으로서 간절히 원하고 또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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