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3-29 16:05 (금)
“아이 문제 숨기지 말고 방학 중 상담하세요”
“아이 문제 숨기지 말고 방학 중 상담하세요”
  • 박세진 기자
  • 승인 2017.08.13 17:1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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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효아동청소년심리센터 자녀 부적응 해소 방학 적기 전문가 “원인 알고 대처해야”
▲ 지난 6월 28일 김해 경운초등학교에서 이유갑 지효 소장이 학부모들에게 ‘새로운 시대의 바람직한 교육적 가치관’에 대해 강연하고 있다.
 여름방학이다. 학창시절 방학을 손꼽아 기다림은 예나 지금이나 변함이 없을 것이다.

 학생 입장에서는 한 달 남짓 등교의 굴레에서 벗어날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이겠지만 부모들은 이 기간 나태해진 자녀들과 마주해야 하는 현실에 스트레스를 호소할 때가 많다.

 더더욱 학업에 열중하지 못하고 여러 가지 부적응 문제에 노출된 자녀를 둔 부모라면 더 늘어난 아이의 자유 시간에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닐 것이다.

 다음은 김해 지효아동청소년심리상담센터에서 제공한 상담 내용으로 인터넷ㆍ스마트폰 중독이나 학습부진 및 학습장애 등으로 나타나는 자녀 부적응 문제로 고민하는 부모를 위해 소개한다.

 △상담 의뢰= “초등학교 6학년인 아이가 공부를 못해서 걱정이다. 어릴 때는 글이나 수 계산을 곧잘 했는데 요즘은 아예 공부와 담을 쌓고 살 정도이다. 공부가 전부는 아니라지만 부모 입장에서 애가 탄다. 저나 아이 아빠는 공부에 소질이 있었던 편인데 왜 그런 것인지 걱정이 이만저만 아니다. 혹시 요즘 말하는 학습장애인지 궁금하다. 아이 지도에 도움이 될 조언을 바란다.”

 △정보 제공= “유난히 공부를 강조하는 한국사회에서 공부를 잘 못 하는 아이는 본인도 괴롭고 부모의 고민이 클 것이다.

 가장 먼저 댁의 자녀는 학습장애에 해당되지는 않는다는 것을 말하고 싶다. 학습장애에는 모든 종류의 학습이 어려운 전반적인 학습장애도 있고, 다른 학습은 잘하는데 유독 읽기나 쓰기 혹은 수 계산의 학습에서만 장애를 보이는 읽기 장애, 쓰기 장애, 수학 장애 등이 있다.

 댁의 자녀는 어릴 때 글이나 수 계산을 곧잘 배웠다는 것을 보면 전형적인 학습장애는 아니고 학습 부진으로 보인다. 일반적인 학습장애는 중추신경이나 감각기능의 이상에 의한 장애를 가리키는 것이지만 학습 부진은 그런 이유가 없는 데에도 학습에 문제를 일으키는 경우에 해당된다. 따라서 학습 부진은 심리적이거나 환경적인 요인들이 많이 작용한다고 볼 수 있다.

 학업 부진을 일으키는 요인들은 다음과 같다. 첫 번째, 선수학습의 결핍의 문제로서 공부를 잘하기 위해서는 기초적인 학습이 필요한데 이것이 너무 부족하면 효과적인 학습에 상당한 지장을 받게 된다.

 두 번째는 학습 동기의 결여인데 그 어떤 것보다도 스스로가 공부를 하고자 하는 동기를 가지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

 세 번째는 자녀가 공부를 하는 데에 지장을 주지 않는 가정환경이 필요하다.

 네 번째로는 부모와 자녀 간 관계의 문제가 있다. 부모가 자녀의 능력을 벗어난 목표를 제시하거나 본인의 적성이나 흥미에 맞지 않는 것을 지나치게 강요하는 경우에는 심리적인 갈등으로 인해 학습에 대한 의욕을 잃게 되기도 한다.

 다섯 번째로는 또래집단의 영향을 들 수 있는데 공부에 흥미가 없고 놀기만을 좋아하는 친구들과 가까이하다 보면 또래집단의 속성상 공부를 등한하게 하기 마련이다.

 또 비효과적인 공부방법이 문제를 초래할 수도 있다. 공부를 한다고 펼쳐는 놓았지만 음악을 듣거나 텔레비전을 켜놓거나 하는 등의 잘못된 습관을 들이면 학습이 제대로 되지 않는다.

 마지막으로는 정신건강의 문제를 들 수 있는데 게임에 빠진 아이의 경우에는 그쪽으로만 관심이 쏠리기 때문에 아예 공부를 하지 않게 된다. 이런 아이들이 점차 많아지고 있는 추세다.

 학습부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먼저 부모들이 학습 부진의 원인들을 꼼꼼하게 짚어보는 것이 필요하다. 원인이 파악이 되면 구체적인 실천의 노력을 해야 하는데 무엇보다도 부모의 솔선수범 자세가 중요하다.

 무분별한 텔레비전 시청을 자제하고 책을 읽거나 무엇인가를 열심히 하는 모습을 보여주면서 자녀의 숙제나 공부를 찬찬히 챙겨야 한다.

 그리고 매일매일 책상에 앉고 조금이라도 공부를 하는 습관을 들여야 하는데 조금씩 책상에 앉는 시간과 공부하는 시간을 늘려나가는 점진적인 접근이 기본이다. 무리하게 재촉하다 보면 오히려 공부에 더 흥미를 잃게 된다. 너무 조급하게 생각하지 말고 오늘부터라도 차근차근히 지도해 나가야 한다.”

 이처럼 전문가들은 원인을 알아야 해결점이 있다고 조언한다. 정확한 원인을 파악할 수 없을 때는 전문가의 도움을 받는 것이 좋다.

 그러나 아직 주변에 전문상담기관이 많지 않거나 혹시 자녀가 이상한 아이로 비칠까 봐, 또 때로는 비용 부담 때문에 망설이다가 적절한 시기를 놓치는 경우도 상당수일 것이다.

 최근에는 지방자치단체의 지원으로 저소득층 자녀를 위한 상담서비스를 제공하는 곳이 생겨나고 있다.

 지효아동청소년상담센터도 이런 곳 중 한 곳으로 경남도에서 주관하는 지역사회서비스 투자사업(일명 바우처사업)들 중에서 아동청소년 비전 형성 서비스와 아동청소년 심리지원 서비스, 그리고 취약계층 아동 정서발달지원 서비스 사업을 시행한다.

 아동청소년 비전 형성 서비스사업은 만 7세에서 15세 아동청소년들을 대상으로 자신감 회복을 위한 라이프 코칭, 리더십 훈련과 진로 탐색, 인성발달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 이유갑 소장
 아동청소년 심리지원 서비스사업은 만 18세 이하의 아동청소년들이 대상이며 주로 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ADHD)의 증상을 보이는 아동청소년들에게 놀이치료, 언어치료, 인지치료, 미술치료 등의 서비스를 제공한다.

 마지막으로 취약계층 아동 정서발달지원 서비스사업은 만 6세에서 18세까지의 아동청소년들을 대상으로 하며 정서적인 문제와 함께 행동상의 부적응을 보이는 유아, 아동, 청소년들에게 미술치료를 통해 정서적인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다.

 지효의 이유갑 소장은 “심리적인 문제는 방치한 기간만큼 회복도 더디다”며 “조급함을 버리고 전문가와 상담을 이어간다면 누구나 좋은 결과를 얻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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