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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청구조 위험성 더 이상 두고 볼 수 없다
하청구조 위험성 더 이상 두고 볼 수 없다
  • 경남매일
  • 승인 2017.08.22 18: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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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TX조선 폭발사고 수사본부 감식결과 전기적 요인에 의한 사고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숨진 작업자가 나온 RO(잔유) 보관 탱크의 1ㆍ3층이 아닌 2층에서 유일하게 방폭등 1개가 깨진 채 발견된 데다 해당 방폭등과 연결된 전선 피복도 일부 벗겨진 채 발견돼 전기적 요인으로 사고가 일어났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수사본부는 결함 또는 노후화 여부 등을 확인하기 위해 방폭등, 전선뿐만 아니라 현장에서 발견된 스프레이건, 손전등 등도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분석을 의뢰할 예정이다. 경찰은 사고 현장에서 안전 수칙을 위반한 정황도 포착했다고 한다. 이에 따라 환기에 필요한 공기 흡ㆍ배출관의 적정 설치 여부, 작업자들이 밀폐 공간 도장작업에 필요한 마스크 등을 제대로 착용하고 있었는지 등도 확인하고 있다.

 특히 노동단체가 숨진 근로자들이 하청을 받은 STX조선 사내 협력업체 K기업 소속이 아니라 K기업으로부터 재하청을 받은 업체 소속이었다고 주장하고 있는 점은 주목할 만하다. 수사를 해봐야 결과가 나오겠지만 만일 재하청을 받았다면 안전관리가 부실했을 가능성이 높다. 수사본부가 당시 작업현장을 비운 K기업 조모 팀장을 감독 의무 소홀 책임으로 불구속 입건한 점은 이런 가능성을 뒷받침한다고 볼 수 있다.

 많은 산업 건설현장에서 하청, 재하청이 문제 되고 있는 것은 우리가 익히 아는 사실이다. 원청은 감독만 하고 하청업체는 이 중 위험한 일은 재하청을 주면서 감독을 부실하게 해 사고가 터지는 일이 비일비재하다. 이른바 위험의 재하청을 통해 영세하청업체만 위험에 내몰리는 악순환이 되풀이 되는 것이다. 성수대교 붕괴, 삼풍백화점 붕괴 이후 17년 동안 강화해온 산업현장의 품질 및 안전관리가 고질적 하청구조에 흔들리는 현실을 그대로 내버려 둬서는 곤란하다. 위험의 하청 구조에 본격적인 메스를 가해야 할 때가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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