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속노조 경남지부는 22일 창원시 경남 민주노총 3층 회의실에서 사고 배경과 원인에 관한 입장을 발표했다.
노조는 송기마스크와 환기장치 등을 제대로 갖췄다면 대형 피해로 이어지지 않았을 수도 있었다며 원청인 STX조선 측 책임을 주장했다.
노조는 사고가 난 지난 20일 도장작업 이틀 전에 작성된 작업허가서에 밀폐공간 작업에서 질식 예방 등을 위해 필요한 송기마스크가 아닌 방독마스크가 지급됐다고 표기된 점에 미뤄 안전수칙 위반을 지적했다.
고용노동부는 올 초부터 질식 재해를 예방하기 위해 밀폐 공간 작업을 할 때 착용해야 할 호흡 보호구를 `송기마스크 또는 공기호흡기`로 명확히 했다.
노조는 "스프레이를 이용한 도장작업 중 발생한 인화성 가스가 환기장치 부실로 탱크 안에 쌓여 있었고, 이후 스파크가 일어나며 폭발이 나 산소 부족이나 유독 가스 흡입을 초래했다"며 "안전 총괄책임이 있는 원청이 송기마스크를 지급했다면 구조를 위한 시간을 더 벌 수 있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폭발 사고로 숨진 작업자 중 1명이 사고 발생 20분 전 갑판 위 환기장치 주변을 살펴보는 걸 목격했다는 주변 작업자 진술이 있다"며 환기장치에 문제가 있었을 것이라는 주장도 했다.
이런 가운데 유가족들은 사고 당시 탱크 안 환풍팬이 돌아가지 않아 유증기가 찼다며 경찰에 진상규명을 요구했다.
유족들은 이날 빈소가 마련된 창원시 진해구 한 장례식장을 찾아 합동감식 과정을 브리핑하는 창원해경에 "경찰은 현재 전기 스파크를 일으킨 원인만 찾고 있는데 이번 사고의 일차적 원인은 유증기가 빠지지 않고 탱크에 남은 것"이라고 강조했다.
경찰은 "전기 스파크가 폭발로 이어진 것은 팬이 정상적으로 작동하지 않아 탱크 내 유증기가 찼기 때문으로 이는 너무 당연하고 의심의 여지가 없다"며 "유족들의 우려처럼 경찰이 그 부분을 소홀히 하거나 모르는 것은 아니다"고 설명했다.
앞서 유족들은 사고 현장의 배기관이 구멍 나고 찢어졌으며 안전관리자가 1명만 배치되는 등 사측의 안전관리가 소홀했다고 지적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