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海東靑(해동청)
2017년 08월 23일 (수)
송종복 sojobo@hanmail.net
   
▲ 송종복 문학박사(사학전공)ㆍ(사)경남향토사연구회 회장
 海:해-바다 東:동-동녘 靑:청-푸른

 ‘새타령’에 나오는 산진이, 수진이, 해동청, 보라매 떴다. 또는 ‘남원산성’ 혹은 ‘둥가타령’에도 자주색은 보라매, 청색은 청매(靑鷹)라 하며 한국에서는 ‘해동청 보라매’라 한다.



  민요 ‘남원산성’ 가사에 ‘남원산성 올라가 이화문전 바라보니/ 수지니 날지니 해동청 보라매 떴다 봐라 저 종달새/ 석양은 늘어져 갈마기 울고 능수버들가지 휘늘어진다.’ 여기서 ‘해동청’은 한국의 청매로 ‘해동청 보라매’라고도 한다. 수진이는 ‘수진(手陳)으로 집에서 길들인 매’, 산진이는 ‘산진(山陳)으로 산에서 자란 야생 매’를 가리킨다.

 매의 종류에 초(初)지니는 한 살 된 매, 재(再)지니는 두 살 된 매, 삼(三)지니는 세 살 된 매로 동작이 느려 사냥에는 쓰지 못한다. 그리고 ‘초고리’는 작은 매를 말한다. 해동청(海東靑)은 깃털 색이 푸른 매, 송골매는 깃털 색이 흰색인 매다. 보라매는 태어난 지 1년이 안 된 새끼를 잡아 길들여서 사냥에 쓰는 매다. 육(育)지니는 날지 못할 때 잡아다가 길들인 매, 산(山)지니는 산에서 자라 묵은 매다. 이 매가 하늘에 떴다 하면 천하의 날짐승, 들짐승들이 겁에 질려 맥을 못 추고, 밭 갈던 황소가 코에 땀을 흘리고, 물동이를 이고 가던 아낙이 선 채로 굳어버린다는 것이라 했다.

 민요에는 해동청, 보라매, 산지니, 수지니, 송골매, 옥해청, 노화해청, 청해청 등 그 이름도 복잡하다. ‘재물보(才物譜)’에는 해동청을 ‘송골매’라 했고 ‘물보(物譜)’에서는 해청(海靑)을 ‘거문나치’라 했다. 수지니는 새끼 때부터 길들인 매이고, 날지니는 야생으로 사는 매, 해동청은 사냥용 매다. 그 중 ‘보라매’는 길들여 사냥에 쓰는 매를 말한다. ‘보라’는 방언으로 담홍이며 그 털빛이 얕음을 말한다. 매 중에서 가장 재주가 뛰어나며, 흰 것을 송골매로 청색인 것을 해동청이라 한다.

 <삼국사기> 김후직조(金后稷條)에 의하면 신라 24대 진평왕이 사냥하기를 즐겨 매나 개를 놓아 돼지, 꿩, 토끼를 잡으러 다녔다는 기록이 있다. <일본서기(日本書紀)>에는 일본의 닌토쿠왕(仁德王) 때 백제 사람을 통해 매사냥을 배우고 또 매를 기르기도 했다는 기록이 있다. 고려시대에는 매사냥의 기관으로 하는 응방(鷹坊)을 전국적으로 설치하기도 했다. 이같이 옛날에 한국을 지칭하는 해동청은 어디 가고 ‘초고리(조무래기)’ 매들만 날뛰는가.

 <세종실록>에 최윤덕이 평안도에서 매를 잡아 임금에게 상납하니, 귀한 매를 잡았다고 벼슬과 상금을 하사했다. 이같이 매 한 마리만 잡으면 신분이 크게 상승하니 ‘출세조’라고 까지 했다. 서울 동작구의 ‘보라매공원’이 있다. 종전에 공군사관학교가 위치했기 때문이며, 공군을 가리켜 ‘보라매’라 한 것에 연유한다. 옛 명성을 상기해 최근 을지훈련연습이 대단하다. 옛 장산곶매처럼 한 번 날면 천하가 벌벌 떠는 그런 강한 공군의 해동청 보라매가 돼 줬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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