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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해문화의전당서 ‘제4 제국’ 공연하면…
김해문화의전당서 ‘제4 제국’ 공연하면…
  • 김용주
  • 승인 2017.08.28 22:2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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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용주 사진가
 얼마 전 17회 밀양 연극제가 막을 내렸다. 사상 최악의 폭염도 밀양연극제의 뜨거운 열기를 식히지 못했다. 밀양연극축제는 대한민국의 역사만큼이나 호락호락하지 않은 상황에서 펼쳐졌다. 지난해엔 태풍, 올해는 폭염. 밀양연극제 땐 왜 날씨마저 최악의 콤보가 작렬하는지….

 박근혜 정부 대한민국 블랙리스트 1호였던, 이윤택의 삶은 날씨마저도 쉽게 허락되지 않는 운명을 가진 듯하다.

 필자는 올해, 밀양연극제 중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밀양연극촌 최고의 극장 성벽극장에서 공연된 ‘약산 아리랑’을 꼽고 싶다. 밀양의 독립투사를 주제로 한 이야기이다. 몇 년 전 영화 ‘암살’에서 독립군 김원봉이 등장하는데, 바로 김원봉이 밀양사람이다. 짧게 나왔지만, 영화에서 너무 임팩트가 강해 당시 김원봉 신드롬이 불었던 인물이다.

 17회째 역사를 자랑하는 대한민국의 최정상의 문화콘텐츠축제 밀양연극제는 해를 거듭할수록 좋은 작품들을 지방에서 배부르게 볼 수 있는 유일한 공연 축제이다.

 17년 동안 밀양시에 있는 연극촌은 이런저런 많은 어려움을 겪었으리라 생각한다. 원래 지방의 문화정책이라는 게 지자체장이 바뀌면 모든 사업 자체들이 휘청휘청 존폐의 기로에 서기가 일쑤이기 때문이다. 그것 뿐만아니라, 지방단체들의 텃세와 이간질, 시기 질투도 보통의 일이 아니다. 그간 17년 동안 버텨 온 연희단거리패에 찬사와 영광을 보내고 싶다.

 밀양시민과 인근 도시 지방의 시민, 연극 팬들은 주말과 평일 날 낮ㆍ밤 퇴근 후 할 것 없이 시간 나는 대로 연극공연을 많이 보러 왔었다. 서울에 편중된 문화적 혜택 부분을 그나마, 지방에서 좋은 기회에 저렴한 금액과 낭만적인 축제에 참여해서 볼 수 있고 즐기게 된 건 축복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올해 같은 살인적인 무더위를 이겨내고 즐길 수 있는 이것이 바로 문화적 힘이 아닌가 싶다.

 이번 밀양연극축제, 이윤택 총감독은 대한민국이 자랑하는 대표적인 예술가로서 지역에 안착해 70여 명의 배우들과 밀양, 김해, 기장 등에서 집단생활하면서 연극을 창작ㆍ제작했다.

 이번 약산 아리랑 밀양 독립투사 연극은 그간의 밀양시에 대한 연희단거리패의 작은 선물이었다. 연극이지만, 대형공연장에서 공연될만한 블록버스터급으로 제작ㆍ공연됐다. 배우들도 30여 명 정도 출연해 연극의 흐름 전개가 아주 빠르고 긴박하게 무대전환과 세트변환, 배우들의 나오고 들어감이 자동차공장 조립라인 돌아가듯 착착 이뤄진다.

 밀양시민들과 관객 모두 가슴 뭉클한 공감을 느끼면서 지역에 대한 프라이드와 자긍심을 가졌다.

 공연을 접한 밀양시민과 관광객 모두가 뜨거운 찬사를 보냈다. 이처럼, 지역에서 지역의 이야기와 인물을 재조명해서 콘텐츠를 만들 수 있다는 것은 예술가들에 대한 오랜 투자와 기대와 기다림이 없었다면 불가능했다.

 이윤택 총감독의 연희단거리패의 본진들은 김해 도요창작스튜디오에서 적을 두고 있다.

 김해 도요에서 만들어진 연극은 대부분 서울이나 각 지방을 순회공연 하는 대표적인 작품들이다. 그러나, 연고를 김해에 두고 있지만 김해시는 이윤택이란 인물이 누구인지 농사를 짓는 사람인지 공장을 하는 사람인지 존재 자체를 모르고 있다.

 정치인들은 기껏해야, 선거 때 선거팔이용으로 항상 이용하고 있으니 말이다.

 항상, 선거와 관련된 인맥 활용으로 김해의 문화는 점점 경쟁력을 잃어가고 있다. 알맹이 없는 가야 문화, 쭉정이 가야문화만 외칠 뿐이다.

 문제의 해답이 없는 건 아니다. 김해시는 김해시민들에게 행정으로서 김해시민들에게 질 좋은 우수한 문화적인 혜택을 선사할 필요가 있다. 이것이 바로 선진행정이며, 스마트 행정이다.

 김해시는 이윤택 총감독이 가야문화축제 초기에 제작한 제4의 제국이라는 엄청난 콘텐츠를 가지고 있다.

 김해시는 김해의 문화의 전당 같은 대규모극장을 보유하고 있다. 제4의 제국을 김해문화의전당에서 공연해 봄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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