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실제 학교 현장에서는 법령이 규정한 사유가 아닌 정교사의 정년퇴직 또는 명예퇴직, 면직 등으로 발생한 결원을 기간제 교사로 채우고 있는 모양이다. 아마도 이런 행태가 만연되고 있는 것은 특히 사립학교의 경우 정부의 교육과정이 정권이 바뀔 때마다 계속 바뀌고 학교에 필요한 과목별 교사 수도 계속 바뀌면서, 국ㆍ공립 학교와 달리 학교 간 순환배치가 어렵고 정교사 채용보다 부담이 덜 되기 때문으로 보인다. 뿐만 아니라 국ㆍ공립 학교에서는 필요한 교사 수만큼 교육청이 교사를 발령내지 않아, 기간제 교사로 채우는 ‘정원외 기간제’도 문제이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서형수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공개한 ‘2017년 기간제교사 현황 및 계약형태’를 보면 ‘정원외 기간제’는 전국 7천600여 명으로 파악되며, 전국 기간제교사가 총 4만 6천666명(2016년 교육 기본통계)인 것에 비교해 약 16%가량이다. 이처럼 문재인 정부에 들어와서 기간제 교사들이 활기를 치는 이유는 무엇 때문일까? 문 대통령이 공약에서 밝힌 것처럼 임시직을 정규직으로 모두 전환하겠다고 했기 때문이다.
그러다 보니 학교(특히 사립학교)에서는 부담이 적은 기간제 교사를 채용하게 되고 기간제 교사 역시 문 대통령의 공약에 정교사로 전환될 것이라는 희망을 걸고 기회를 잡겠다는 속셈이다. 이런 비정상적인 혼란을 야기시키는 모습을 보면 씁쓰레한 마음을 금할 수가 없다. 학부모라면 누구나 정교사를 바랄 것이다. 그 이유는 교육의 질은 교사의 질에 따라 크게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교사란 학생을 지도하는 자이며, 가장 중요한 장소는 교실이다. 그래서 교실에서 수업에 승부를 걸 수 있는 자질을 양성해 둬야만 한다. 교사에게 처음이자 마지막일지도 모르는 삶의 터전은 교실이며, 교사가 교실에서 수업을 위해서 산다는 것은 본질적으로 전문가로서 살아 나가는 것이 돼야 한다. 바로 여기에 교육기술이 요구된다. 교육기술은 공장에서와 같은 물건을 대량으로 제조하는 생산기술, 동ㆍ식물을 키우는 농업기술, 사물을 대상으로 한 자기의 개성을 현실화하는 예술가의 기능과도 다르다. 왜냐하면 살아 있는 인간, 즉 가치실현의 가능성을 지닌 학생을 대상으로 하고 있기 때문이다.
교사가 대상으로 하고 있는 학생은 살아 있는 인간 그 자체이며, 살아 있는 한 무한한 발전을 계속할 학생, 즉 개성을 지닌 인간으로서의 학생인 것이다. 교육이라는 작용은 살아 있고 개성을 지닌 한 인간이 살아 있는 개성을 형성해 나가고 있는 학생과 상대함으로써 성립된다. 그래서 교육기술은 다른 어떤 기술과도 다른 다양성과 전문성을 가지고 있는 종합된 기술이다. 이 기술은 교사라고 하는 인격체로부터 나오는 종합적이고 전문적인 특성이 함께 형성돼야 한다. 바로 여기에 교사에 대해서 개성이 풍부한 인간성이라는 특수한 자질이 요구되는 것이기에 정교사를 필요로 하는 것이다. “교육의 질은 교사의 질을 넘지 못한다.” 베스탈로치의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