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19 13:49 (금)
물질만능주의와 패륜범죄의 증가
물질만능주의와 패륜범죄의 증가
  • 정영애
  • 승인 2017.09.05 18:42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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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영애 금성주강(주) 대표이사
 논어 학이 편 제2장에서 유자(有子)는 기위인야효제(其爲人也孝第)라 했다. 효도와 형제간의 우애가 인간의 근본이라는 뜻이다. 공자, 맹자 등 수많은 제자백가가 출현한 춘추전국시대(BC770~476년경) 중국은 매우 혼란스러운 시기로 무질서와 패륜이 극에 달했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나라가 어지럽고 혼란한 시기에는 각종 범죄와 인륜을 극 하는 패륜 행위가 판치기 마련이다. 그러나 2차 대전 이후 세계에서 유일하게 전쟁의 폐허를 딛고 민주주의 정부와 경제발전에 성공한 한국에서 패륜범죄가 해마다 늘어나고 있다는 것은 너무나 역설적이다. 구미 선진제국이 100여 년에 걸쳐서 이룩한 산업화를 불과 반세기라는 짧은 기간에 이룩한 과정 생략의 압축 성장에 따른 부작용이라고 하지만 쉬 납득이 가지 않는다.

 지난 2월 금전 문제로 다투다가 60대 아버지를 둔기로 때려 숨지게 한 뒤 바다에 시신을 버린 혐의로 30대 남성이 구속됐다. 패륜 행위는 부모ㆍ자식과 형제간에만 해당되는 것이 아니다. 아내가 정부와 짜고 거액의 보험금을 노리고 니코틴 원액을 과다 투여해 남편을 사망케 한 사건도 있었다. 아무리 돈에 환장했기로서니 이런 패륜범죄를 인간의 탈을 쓰고 스스럼없이 자행할 수 있는지 도저히 이해할 수가 없다. 어디 그뿐이랴. 13살 초등생을 상대로 비이성적인 행위를 한 여교사 사건도 충격적이었다. 그러나 범죄로 인지되지 않은 패륜 행위는 사회 곳곳에서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발생하고 있다. 한국 10대 재벌의 자녀들이 부모 유산을 두고 법적 분쟁을 벌이는 광경은 이제 다반사가 됐다. 가끔 문상차 상가를 다녀온 지인들의 얘기를 들어보면 더 기가 막힌다. 장례식장에서 부모의 시신을 앞에 두고 조문객들의 시선도 아랑곳하지 않은 채 유산분배문제로 다투는 볼썽사나운 모습을 종종 목격한다고 했다. 자신은 자식에게 물려 줄 재산도 없으니 사후에 자식들끼리 싸울 일도 없을 테니 오히려 다행(?)이라며 쓴웃음을 지었다.

 최근 가족들에 의한 존속범죄가 급증하고 있다. 지난 2013년 이후 존속(부모)을 상대로 한 패륜범죄가 7천582건에 달했다고 한다. 지난해에는 2천235건으로 4년 만에 2배나 폭증했는데, 존속을 살해하는 끔찍한 사건이 1주일에 1건(월 4.5건)꼴로 발생했다고 한다. 존속을 대상으로 한 패륜범죄 중 폭행이 4천945건으로 65%를 차지했으며, 존속살해 252건, 존속협박 600건, 존속상해 1천700건, 존속체포ㆍ감금 76건 등이다. (민주당 이재정 의원 국회 제출자료) 이러한 통계수치는 경찰서에 신고 돼 사건화된 존속대상 패륜범죄 건수 이어서 신고하지 않고 고통을 당하고 있는 존속대상 패륜 행위는 그 몇 배가 될 것이다. 미우나 고우나 내 자식이니 어쩔 수 없이 참고 당하고만 있는 것이다. 한때 중국으로부터 ‘동방예의지국’으로 불리었던 우리나라가 어째서 ‘패륜 지국’으로 전락했는지 통탄할 일이다. 그 밖에 비속(자녀)을 상대로 한 범죄도 최근 많이 발생하고 있다. 자식을 낳아서 버리는 것을 예사로 생각하는가하면, 자기가 낳은 자식이나 전처 자식을 가둬 굶겨 죽이거나, 두들겨 패서 사망케 하는 사건이 비일비재하다. 돈이면 ‘만사 오케이’라는 물질만능주의 팽배는 결국 이 사회를 범죄로 병들게 하고, 그 뒤치다꺼리를 위한 사회적 비용은 국민들이 낸 혈세로 충당하게 된다. 행운의 여신인 복권에 당첨돼 일확천금을 거머쥔 사람들의 말로가 대부분 비참한 신세로 전락한 것을 보면 물질이 결코 인간의 행복을 좌우하는 필요충분조건이 될 수 없음을 알 수 있다. 물론 자본주의 사회에서 물질적 궁핍은 삶의 질을 떨어뜨리고 자칫 범죄의 유혹에 빠지게 할 수 있다.

 이처럼 경제적으로 취약한 계층에게는 정부 차원의 복지대책이 강구돼 패륜범죄의 사전예방에 힘써야 할 것이다. 그러나 어느 정도 인간으로서의 기본적인 욕구가 충족이 되는 필요조건을 갖췄다면 과욕은 금물이다. 우리 속담에 “복에 없는 관을 쓰면 머리가 깨진다”고 했다. 자기 분수를 벗어나는 물질이나 권력에 대한 집착은 파멸로 가는 지름길이다. 사람의 욕심이 끝이 없다 보면 욕망의 줄타기에서 떨어지는 순간에 겪는 절망감은 스스로를 죽음이라는 막다른 골목으로 몰고 간다. 생자필멸이라고 했지만 인간은 살기 위해서 태어난 존재이기에 생명의 존엄성을 헤치는 패륜범죄는 스스로 인간이기를 거부하는 파렴치한 행위의 전형이다. 우리 모두 경쟁에 내몰려 앞만 보고 가던 바쁜 걸음을 잠시 멈추고, 자신을 되돌아보며 마음을 비우는 성찰의 시간을 가져봐야겠다. 잠시 물질에 눈멀었던 자신이 얼마나 부끄럽고 초라한 존재였던가를 느끼게 된다면 인륜을 저버리는 패륜범죄도 서서히 우리 사회에서 설 자리를 잃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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폰퍼니 2017-09-07 17:15: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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