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3-29 01:30 (금)
데이트 폭력의 이해
데이트 폭력의 이해
  • 이동화
  • 승인 2017.09.05 19:2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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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동화 김해서부경찰서 교통관리계 순경
 정신분석학자 오토 컨버그(Otto Kernberg)는 “정상적인 사랑에는 반드시 공격성이 나타난다”라고 했다. 이 사실을 뇌과학으로 증명한 것이 영국 런던대학교 세미르 제키 교수팀이다. 그가 17명의 남녀에게 사랑하는 사람과 증오하는 사람의 사진을 각각 보여주면서 뇌의 반응을 관찰했더니 증오와 사랑은 똑같은 뇌 자극을 일으켰다. 사랑할 때 활성화되는 뇌 속 피각(Putamen)과 섬엽(Insula)부위는 공격의 성향도 담당하는 부위다.

 어째서 저런 현상이 일어나는지는 아직 과학자들도 명확히 밝혀내지 못했다. 그런 이유로 연애는 강렬한 정서가 오고 가는 극단적 관계가 되기 쉽다. 이 때문에 연애를 할 때는 남자든 여자든 상대편을 다치지 않게 하는 자제력이 필요하다. 그게 없으면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데이트 폭력이나 젠더폭력에 말려 들어갈 수가 있다.

 폭력 없는 따뜻한 사랑을 보호하기 위해 경찰청은 전국 경찰관서에 ‘데이트폭력 근절 특별팀’을 운영하고, 112시스템 ‘데이트폭력’ 코드를 신설했으며, 가해자 서면 경고와 피해자 안내서 배부, 수사전담반 현장출동, 피해자 모니터링 등 보다 전문적이고 엄정한 대응으로 데이트폭력 재발 방지 및 피해자 보호에 적극 대처하고 있다.

 연인 관계에서 데이트폭력은 상대를 잘 안다는 오해에서 벌어지는 경우가 많다. 일례로 상대편 이성이 자신을 단 5분만 보고 판단하면 굉장히 서운하겠지만 자신은 상대를 전부 아는데 5분이면 충분하다고 오해한다. 이것이 연인 사이의 모든 문제의 원인이다. 그러나 진실을 말한다면 사람의 뇌는 그렇게 정밀하지 못하다. “나도 너도 서로를 잘 모른다. 그러므로 알기 위해서는 서로 오랜 대화가 필요하다.” 이것이 더 진실에 가까운 이야기다.

 경찰관과 시민들의 노력이 데이트폭력을 방지하고 대화와 공감으로 이뤄지는 진짜 사랑이 싹트는 대한민국이 되길 소망한다.

 “사랑은 진정한 자립이다. 어른이 되는 것이다. 그래서 사랑이 힘든 것이다.” -알프레드 아들러(심리학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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