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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도 이제 다매체 시대
산도 이제 다매체 시대
  • 권우상
  • 승인 2017.09.11 22:1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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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권우상 명리학자ㆍ역사소설가
 일반적으로 신문은 발행 소재지와 주목 대상자의 기준에 따라 지역신문(community), 지방신문(regional), 전국신문(national), 국제신문(international paper)으로 구분하고 있다. J. Rosse의 ‘우산경쟁모델이론’에 따르면 서양에서는 지역신문은 지역신문끼리, 지방신문은 지방신문끼리, 중앙지는 중앙지끼리 경쟁을 하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그러나 한국에서는 중앙지가 지방신문의 시장까지 잠식하고 있는 상황이다. 그러다 보니 막강한 자금력을 가진 중앙지가 지방신문을 누르고 우위에 설 수밖에 없다. 따라서 이러한 이론은 성립되지 않는다는 것이 필자의 견해이다. 특히 중앙 일간지들이 지방 동시인쇄시설을 확보하고 지역관리 세분화의 지면 확대를 통해 지방의 독자 시장을 잠식해 나가고 있는 심각한 상황에 있다. 게다가 지역방송의 활성화, 인터넷 신문, CA-TV의 출범으로 전자매체와의 경쟁에서도 살아남아야 하는 삼중고에 시달리고 있다.

 한때 구독료가 없는 일간지 즉, 무가지 신문이 등장해 지방신문 경영을 더욱 어렵게 했다. 이러한 무가지는 대중들이 많이 운집하는 지하철 등에 대량으로 배포해 광고효과의 극대화를 노리고 있어 광고주들에게 주목을 받았다. 하지만 지금은 시들해진 상태이다. 지방자치단체를 다루는 신문 매체는 중앙일간지 안에 일부 면을 할애하는 지역판, 도(道)나 광역시를 중심으로 발행되는 지방 일간신문, 주간 단위로 발행하는 지역신문이 있다. 현재 지방 일간신문의 경우 1개 도청소재지에 적게는 6개, 많게는 10개씩 난립하고 있다. 대다수 연륜이 짧은 신문사는 경영난을 겪고 있다. 일부 신문사는 자금력이 2억~3억 원이거나 그 이하에 불과하다. 그러나 자금력이 있다는 신문사도 경영에 어려움이 있기는 마찬가지다. 지역 주민속에 뿌리내리지 못한 지방신문은 최근 몇 년 사이에 사면초가에 몰려 있다. 그 이유는 중앙 일간지의 무차별 공격 때문이다. 메이저급 중앙 일간지들은 튼튼한 자금력을 바탕으로 공격적인 마케팅을 벌이고 있다. 중앙지와 지방지의 구독비율이 대략 중앙지 8:지방지 2라는 말이 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지방 일간신문들의 배포망이 열악해 지고 있다. 하지만 경쟁력을 갖춰 생존을 모색하는 지방신문도 적지 않다. 대다수 지방 일간지의 주 수입원은 광고 수주이다. 게다가 지방자치단체에서 예산 절감으로 신문 구독 부수를 줄이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창원시가 구독신문의 절반을 줄여 시 예산을 연간 2천300만 원가량 줄인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신문사도 기업이다. 기업으로서 경제적 이익을 얻어야 제구실을 할 수 있다. 이익을 내지 못하는 신문사는 사회적 자원을 낭비할 뿐이다. 관급 광고에 매달려 겨우 연명해 가는 경영은 곤란하다. 지방신문은 경제적 자립에 눈길을 돌려야 한다. 그리고 경제적 자립은 주민들의 눈높이에 맞춰 ‘주민밀착형’ 신문을 만드는 것에서 출발해야 한다. 지방신문의 살길은 ‘주민밀착형’ 편집 방향을 통해 더 많은 새로운 독자층을 발굴하고, 실력 있는 우수한 필진과 유능한 기자에 기반을 둔 신문사라야 새로운 광고시장을 개척해 경제적 자립을 이룩할 수 있다.

 일본의 경우 지난 1970년대 경제의 극심한 불황 속에서도 지방신문은 안정적인 광고수입과 고정독자를 확보할 수 있었다. 그 이유는 ‘주민밀착형 보도’ 때문이었는데 ‘주민밀착형 보도’로 대부분의 지방신문들은 성공을 거뒀다. 그 대표적인 신문들이 ‘게이도신문(京都新聞)’, ‘보꾸세신문(福井新聞)’ 같은 것들이다. 이런 신문들은 지역주민에 대한 지역신문의 책임을 내세워 ‘아사히신문(朝日新聞)’, ‘요미우리신문(讀賣新聞)’, ‘산게이신문(産經新聞)’과 같은 메이저급 중앙지와 경쟁에서도 우뚝 서게 된 사실을 우리나라 지방신문들은 교훈으로 삼아야 할 것이다. 인구 32만을 상회한 양산도 다(多)매체 시대가 됐다. 양산신문, 시민신문, 웅상신문, 뉴스파크, 여기에 양산일보가 가세함으로써 다섯 매체가 경쟁하는 상황이 됐다. 울산은 오래전부터 경상일보, 울산매일, 울산신문, 제일일보, 광역매일 등 일간지들이 경쟁하고 있다. 결국, 경쟁 시대에는 경쟁력이 생존을 좌우할 것이다. 적자생존(適者生存)-생존경쟁에 의한 자연도태설이 실감 나는 사회에 우리는 지금 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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