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3 17:09 (화)
국민에게 신뢰받는 ‘인권 경찰’ 돼야
국민에게 신뢰받는 ‘인권 경찰’ 돼야
  • 이영진
  • 승인 2017.09.13 19: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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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영진 창원서부경찰서 형사과 형사
 최근 경찰의 모든 부서에서 시작과 끝에 걸쳐 ‘인권 경찰’을 중요시하고 있다. 이에 걸 맞춰 인권에 대한 전 직원들의 관심을 높이기 위해 내부적으로 각종 교육, 워크숍 등 다양한 방안을 마련하며 점차 인권 경찰로 거듭나고 있다.

 처음 경찰에 들어왔을 당시 권력기관인 경찰업무와 인권과의 양립성, 괴리성에 대해 고민한 것은 사실이다. 현장에서 경찰들에게 난동을 부리고, 법 집행을 무시하는 사람들을 보면 그들에게 인권이란 사치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지난 4년 가까운 시간 동안 경찰업무를 하면서 인권문제로 많은 시시비비가 상황과 각종 인권문제로 신뢰받지 못하는 조직 분위기를 보면서, 조직 내에서 무엇보다 인권이 스며들어야 한다는 사실을 뼈저리게 느끼게 됐고, 인권에 대한 올바른 인식이야말로 공권력을 가진 우리 경찰들에게 필수적인 요소임을 여실히 깨달았다.

 점차 높아지는 국민의 인권 수준과 맞물려 우리 조직 내에서도 인권에 대한 인식의 변화를 위해 인권 친화적인 환경과 인권 감수성 배양 교육을 하고 있고, 이에 점차 경찰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점차 사라지고 있다.

 간혹 인사불성이 된 주취자의 신원확인을 위해 타인의 소지품을 뒤져봐야 하는 경우도 있고, 누군가 타인의 권익을 침해하는 행위를 하는 사람에겐 테이저건이나 수갑 등 경찰 장구를 사용하고 강제력을 행사해 체포ㆍ구금해야 하는 경우 등 국민들의 인권침해 가능 현장에 놓이기도 한다.

 이와 같이 국민의 안전과 행복을 지키기 위해 일정 부분 인권을 제약하는 경우가 있기는 하나, 경찰은 근본적으로 국민의 안전과 행복을 위해 존재한다는 의식 아래 최소한의 법 집행을 위한 공권력을 사용해야 하고, 이 과정에서는 인권의식이 꼭 전제돼야 한다.

 강제력이 동반되는 업무처리 과정에서 인권이 뒷받침되지 않는다면 국민들로부터 절대 공감을 받을 수 없다. 이뿐만 아니라 모든 경찰 업무에 있어서 우리는 인권수호기관이라는 전제가 뒷받침돼야 한다.

 국민들의 높아진 인권의식은 ‘인권 경찰’에 대한 기대로 이어지고 있고 국민들의 눈높이에 맞추지 않은 경찰의 업무수행은 국가 인권위원회나 국민권익위원회 등을 통한 구제 등 여러 가지 방법을 통해 불만으로 표출되고 있다.

 높아진 국민들의 인권의식과 경찰업무 간의 괴리를 좁혀나가고 국민들의 기대에 부응할 수 있는 ‘인권 경찰’로 거듭나기 위한 대책을 마련하는 것이 우리 경찰의 당면 숙제다. 이제는 범인을 얼마나 잘 잡는 것에 국한되지 않고 국민들에게 얼마나 친절하고 관심을 가지는지, 정성을 다하는지가 경찰 업무수행의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검ㆍ경 수사권 조정’이라는 중차대한 정부 과제로 대표되는 ‘경찰의 수사권 독립’이라는 목표도 인권의식 함양과 인권 감수성 향상을 통해 국민들에게 먼저 신뢰받는 ‘인권 경찰’이라는 수단을 통해서만 가능하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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