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5 16:11 (목)
‘아이 좋아’
‘아이 좋아’
  • 정창훈 부사장
  • 승인 2017.09.13 19:4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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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창훈 부사장
 지난 8일부터 9일까지 가야 왕도 김해에서 제11회 경상남도교육감배 학교스포츠클럽대회가 열렸다. 개회식을 여는 마당은 김해 봉황초등학교의 대취타 단원들과 관동초등학교 풍물동아리패의 신나는 행진과 모듬북놀이로 화려한 개막을 알렸다.

 대취타는 부는 악기인 취(吹)악기와 때리는 악기인 타(打)악기로 연주하는 음악이라는 뜻에서 곡명이 붙여졌다. 조선조 궁중 선전관청에 소속된 악수들에 의해서 임금이 성문 밖이나 능으로 행차할 때, 혹은 군대의 행진이나 개선행사의 반주 음악으로 사용되던 음악이 이렇게 신날 줄 몰랐다. 풍물과 난타를 접목해 신명 나는 축제가 되길 바라는 염원을 담은 풍물동아리의 모듬북놀이는 모듬북의 역동적인 장단으로 보는 내내 흥겨움을 넘어 장쾌함을 느끼기에 충분했다.

 식후 행사에서 마주한 김해 신명초등학교 오케스트라 연주는 지휘자의 온몸에서 뿜어져 나온 에너지와 손끝이 한데 어우러져 내는 감동적인 소리가 아직도 생생하다. 국민요정 손연재와 버금가는 기량의 삼계초등학교의 리듬체조도 환상적이었다. 김해시 태권도협회의 태권도 시범은 태권도 종주국의 위상을 유감없이 보여준 최고의 무대였다. 절제된 동작으로 고난도 동작을 소화하는 수준 높은 기량과 상대를 배려하면서 함께 협연의 가치를 추구하는 학생들은 모두 위대했다.

 감히 우리 세대가 상상하지도 추구하지도 못한 새로운 세상을 아름답고 행복하게 펼칠 충분한 자격이 있다. 식전ㆍ식후행사에 참가해 최고의 작품과 최선의 모습을 다했던 학생들과 이들을 지도하고 격려했던 선생님들과 학부모님들께 거듭 감사를 드리고 싶다. 마음만 먹으면 학생들과 소통할 수 있는 시ㆍ공간을 만들 수도 있었을 텐데 그리 하지 못한 미안한 마음을 지울 수 없었다. 저출산으로 학생들이 갈수록 줄어들고 있지만 이렇게 훌륭하게 자라는 청소년을 바라보면서 나에게도 학생들을 향한 분명한 메시지는 ‘아이 좋아’라고 말하고 싶다.

 개회식 행사를 마치고 인근 식당으로 자리를 옮겼다. 식사자리에서 교육감은 이번 대회를 잘 준비한 관계자들을 격려하면서 건배 제의를 했다. 건배는 서로 간에 건강과 행복 따위를 빌면서 서로 술잔을 들어 마시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교육감은 콜라 한 잔을 들고 건배사와 건배 제의를 했다. 학생들이 행복하고 배움이 즐거운 학교와 함께 하는 경남교육을 위해! 그리고 이번 대회도 아무런 사고 없이 안전한 대회가 되길 바라면서 “아이 좋아”로 건배 제의를 했다. 참석한 분들 모두가 건배주가 술은 아닌 시원한 콜라, 사이다, 환타로 서로 서로에게 건배했지만 진심으로 아이들이 좋아하고 행복해하는 세상을 우리가 열어줘야 한다는 다짐의 건배였다고 생각한다.

 경남교육청 브랜드 슬로건인 ‘아이 좋아 경남교육’은 학생 중심 교육으로 아이가 좋아하고, 현장 중심 교육으로 행복한 나(I)를 만들어가며, 지원중심 교육으로 즐거운 감탄사 ‘아이 좋아’가 울려 퍼지는 교육공동체 모두가 행복한 경남교육을 펼쳐 나간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특히 교육현장에서는 차별 없는 세상만이 ‘아이 좋아’가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부모가 누구이든 출신이 어떠하든 외모가 어떠하든 성적이 어떠하든 그 학생의 배경이 잣대가 돼서는 안 될 것이다. 있는 그대로 모습 그대로 바라볼 수는 없을까. 학생을 위아래로 훑어보고 그 학생의 성적과 부모님을 보지 말고 그냥 한 아이로 한 인격체로 바라봐주면 안 될까.

 한 명 한 명의 아이와 진정성 있는 대화와 소통으로 자신의 꿈을 소중히 키워갈 수 있도록 배려하고 인도하고 교육하는 학교가 ‘아이 좋아’하는 학교다.

 이번 학교스포츠클럽대회도 우승만이 목표가 아니다. 운동하는 학교와 즐기는 스포츠를 지향하는 학교스포츠클럽대회는 특정 종목의 선수들이 아닌 다수의 일반 학생들이 공부도 하면서 함께 어울려 건전한 스포츠를 통해 공동체 문화를 정착하는 것이 목적이다. 따라서 경쟁과 순위를 앞세운 체육대회처럼 우승을 목표로 투지를 발휘하기보다 지역적인 특성에 맞는 경기 자체를 즐기면서 서로를 격려하고 응원하는 가운데 친구들과 우정을 쌓는 축제의 장이다.

 이 아름다운 가을에 아이들의 해맑은 미소가 좋다. 생기발랄한 끼와 재능이 좋다. 아이들이 뛰어노는 모습이 좋다. 경남교육 아이 좋아, 아이 좋아 경남교육.

 요즘 학교 내에서 일어나는 각종 학교폭력은 아이들이 저지른 사고이고 사건들이다. 이런 학교폭력 중에는 그들이 스스로 해결할 수 있는 일도 있지만 일부 사고들은 학생들의 성적에 근거해 해당 학부모의 사회적 지위를 앞세워 개입되는 경우도 있다. 경남교육을 책임지고 있는 교육감의 바람은 학교생활 역시 학생의 자아존중감과 창의 정신, 친구, 학급, 학년, 학교 단위의 연대감과 공동체 의식을 길러 진취적인 삶을 열어가기를 바라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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