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5 15:44 (목)
사랑과 비폭력의 본보기
사랑과 비폭력의 본보기
  • 하선영 경남도의원
  • 승인 2017.09.17 22: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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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선영 경남도의원
 말하기도 끔찍한 부산 여중생 보복 폭행 사건으로 학교폭력 사범을 엄벌해야 한다는 의견이 점점 많아지고 있다. 가해자 A양이 14세 미만의 촉법소년이라 아무런 처벌을 받지 못하니 법 개정을 촉구하는 청와대 청원 서명이 17만 명을 넘었다고 한다.

 아이들이 무섭고 학교가 무섭다. 그리고 이런 폭행을 하는 아이들과 같이 학교를 다니고 있는 우리 아이들을 보호해야 한다는 학부모들의 마음 또한 이해가 된다. 그러나 이런 아이들은 학교 밖을 벗어나면 보호관찰소나 교도소에 간다. 그곳에서의 대부분은 갱생이 아닌 악질의 범죄 수법을 배운다고 한다. 결국 그런 아이들이 교도소에서 어른이 돼 우리 사회로 다시 돌아왔을 때 어떻게 될까? 법 개정을 해 놓는다 해도 걱정은 가지에 가지를 물고 끝나지 않는다.

 우리 서민들이 가장 자주 보는 것이 텔레비전이다. 날마다 무서운 범죄가 일어나고 그 수법을 언론사는 좀 더 세세히 보고하는 경쟁을 한다. 정쟁의 희생물로 훌륭한 분들이 비명횡사했고 우리가 뽑은 정치인들은 국회에서 멱살을 잡고 죽기 살기로 싸운다. 민생은 어디 가고 끊임없이 복수혈전에 이전투구의 연속이다. 텔레비전 드라마는 하루하루 더욱더 자극적이다. 사랑했던 아내를 죽이고 부모를 죽이고 아이들이 죽고 결국 살인과 배신 끝에 드라마는 끝난다.

 영화는 어떤가? 드라마보다 더 센 폭력과 배신이 난무하고 결국 피바다를 얼마나 자주 봤던가? 부산의 여중생들은 무슨 폭력영화를 찍듯 행동했다. 그들은 그것을 보고 자란 아이들인 것이다. 그것이 바로 우리가 우리 아이들에게 가르쳐준 모습이다.

 일본 속담에 아이들은 어른의 어깨를 보고 배운다는 말이 있다. 폭력적이고 위험한 사회 속에서 자라는 아이들이 무서운 아이들로 자라는 것이 결코 이상한 일이 아닌 것이다. 지난번 어린이집 선생님들이 우리 소중한 아기들을 때린다고 어린이집에 CCTV를 달았지만 그것은 곪은 종기의 딱지 떼기식 방법이었다. 어린이집 선생님들은 최저임금 정도의 급여를 받으며 평가인증을 잘 받기 위해 근무가 끝난 저녁 늦게까지 무보수로 교재 만들기와 환경개선에 노력해야 한다. 현재 어린이집은 대부분이 젊은 보육 전문 선생님이 참기 어려운 환경이고 결국 선생님들은 소명의식으로 희생되거나 아니면 다른 직업으로 이직하고 자격이 부족한 선생님들까지 채용되는 실정이다.

 이제 학교 폭력과 관련해 법을 개정하면서 동시에 우리 아이들이 자라나는 이 위험한 사회가 보다 안정적이고 평화로운 사회로 만들기 위한 사회 인식과 시스템을 바꿔야 한다. 스트레스 가득한 학교가 아닌 아이들이 좋아하는 학교로 공정하고 정의롭게 대처하는 선생님들이 가득한 학교, 인본주의와 4차 산업의 미래를 준비하는 동시대의 사명을 아는 사람들이 많아질 때 이 나라의 미래는 희망이 있다. 저 미래의 주인공인 아이들을 위해 이 답답한 현실을 헤쳐갈 최초의 행동은 바로 가정과 사회와 학교 어른들의 ‘사랑과 비폭력’이란 기본적 실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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