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19 23:21 (금)
교통민원실이 전하는 소망의 언어
교통민원실이 전하는 소망의 언어
  • 이동화 김해서부경찰서 교통관리계(민원실) 순경
  • 승인 2017.09.18 22:2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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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동화 김해서부경찰서 교통관리계(민원실) 순경
 김해서부경찰서 교통관리계 민원실에서 근무한다. 워낙 각양각색의 사람들을 만나는 터라 가끔 민원인이 두려울 때도 있다. 그러나 날마다의 성찰을 통해 조금씩 민원인에 대한 이해에 다가서고 있다.

 사람은 자신의 심리는 미세한 부분까지도 느낄 수 있으나 다른 사람의 심리는 눈에 보이지 않는다. 이 때문에 타인의 마음에 대한 공감과 이해는 저절로 이뤄지지 않는다. 특히 타인의 ‘고통’을 이해하는 것은 언어와 대화를 통해서만 가능하다. 그래서 상담학에 대한 끊임없는 탐구 자세는 민원상담을 맡은 나에게 주어진 소명이다.

 상담심리학에서 제안하는 상담 기술은 여러 가지가 있지만 민원인을 상대로 가장 잘 기능했던 것은 ‘경청’이다. 경청은 단순히 말을 기계적으로 듣는 것이 아니라 상대의 언어를 통해 그의 인생과 삶의 의미를 지지하고 공감하는 능동적인 기법이다.

 “사람은 옳은 말보다는 자신을 진심으로 믿어주는 사람의 말을 믿는다.”

  -알프레드 아들러(상담학자)

 그동안 내가 만나본 모든 민원인들은 자신의 교통위반 사실에 대해서 수치심을 가지고 있었다. 위반스티커를 들고 경찰서를 찾아와야 하는 마음은 두려움과 불안이 뒤죽박죽으로 섞인 복잡한 마음인 것 같았다.

 ‘수치심’이라는 감정은 현대 사회의 가장 큰 아킬레스건이며 절대 우습게 봐서는 안 되는 감정이다. 그것은 고립감의 원천이자 약물 중독처럼 자신을 망가뜨리는 원인이기 때문이다. 이것을 치유하는 방법은 조건 없는 경청과 지지와 신뢰다.

 법규위반스티커를 받아본 경험은 사실 운전자에게 소중한 경험이기도 하다. 비록 쓰라린 느낌이라고 하더라도 미래의 안전운전습관을 보장하는 기능을 한다.

 나의 역할은 민원인이 과거의 교통위반 사실에 대해서 심리적으로 지나치게 수치심을 가지지 않게 해 앞으로는 모범운전 자세를 갖추도록 해주는 것이라고 생각해 왔다. 김해서부경찰서의 모든 민원상담관들은 언어를 통해 민원인에게 안전운전자가 될 수 있다는 믿음을 주려고 노력 중이다. 나 역시 경청을 통해 민원인들의 수치심을 치유하고 모범 운전의 본질을 전해주는 데 성공한 경험이 꽤 된다. 앞으로도 모든 민원상담관들의 노력이 전국의 도로를 안전하게 만들기를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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