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0 07:26 (토)
가야왕도를 달리자
가야왕도를 달리자
  • 정창훈 부사장
  • 승인 2017.09.21 02:2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정창훈 부사장
 찬란한 2000년 역사의 혼이 서려 있는 가야왕도 김해는 가야제국의 중심이자 금관가야의 수도였다. 왕과 대통령이 살았던 아름다운 천년고도 김해에 전국의 마라토너들이 모였다.

 새벽부터 두꺼운 회색 비구름이 몰려오고 곳에 따라 비 소식이 있어서 혹시나 대회가 취소되거나 연기되지 않을까 걱정도 했는데 마라토너들에게는 우려할 정도가 아니었다. 오히려 김해 봉하마을에 내린 보슬비가 흐르는 땀을 씻어내면서 한결 시원했다.

 대회에 참가한 마라토너들, 김해를 찾은 관광객들, 자원봉사자들과 대회 관계자를 포함해서 2천500여 명이 모인 봉하마을의 잔디공원은 거대한 캠핑장이었다. 축제의 장이었다.

 소속이나 단체를 알 수 없지만 대회에 참석한 마라토너와 가족들을 위해 곳곳에서 수고하신 자원봉사자들에게 감사하다. 특별히 전체 행사를 원만하게 잘 진행하시고 물심양면으로 지원하고 도와준 김해시 육상연맹의 나병걸 전무님을 중심으로 김해시에서 활발하게 마라톤 동호회 활동을 하고 있는 김해마라톤클럽, 장유마라톤클럽, 김해구지마라톤클럽, 김해연지마라톤클럽, 김해대한항공마라톤클럽과 김해시청마라톤 클럽의 모든 회원들에게 진심으로 감사를 드린다.

 전국에서 펼쳐지는 어느 마라톤대회와는 달리 조용하면서도 가족적인 분위기가 물씬 풍긴 아름누리길 마라톤대회는 봉하마을의 가을 정취와 화포천의 아름다움을 온몸으로 만끽할 수 있었다. 가끔 마주하는 좁은 농로길도 있었지만 순위경쟁보다는 부부나 동료끼리 서로서로 격려하면서 함께 완주하는 모습이 한 편의 전원 드라마 같았다. 걷고 달리면서 생태하천 화포천을 마음껏 감상할 수 있었고 길가에 다양한 종류의 꽃들하고도 반갑게 인사를 나눌 수 있었다.

 필자도 일부러 여행을 하기는 쉽지 않았는데 10년 이상 마라톤에 푹 빠져 주말이면 마라톤이 열리는 전국을 다니면서 달리기도 하고 주변 관광지나 유적지를 구경했던 추억이 있다.

 4년 전 부산 도심을 병풍처럼 둘러싸고 있는 산들을 항아리를 뒤집어 놓은 모양으로 종주를 하는 산악마라톤 ‘부산5산종주트레일런’ 65㎞(해운대 동백섬을 출발해서 장산, 곰내재, 문래봉, 철마산, 계명봉, 금정산, 산성고개, 만덕고개, 불태령, 백양산을 거쳐 학생회관)를 15시간에 완주를 했는데 마지막 마라톤이라고 생각을 하고 있었다. 지나고 보니 마라톤뿐만 아니라 무슨 운동이든 일이든 내가 잘 할 수 있는 정도껏 즐겁게 해야만 오래가고 육체뿐만 아니라 정신까지 건강할 수 있다는 것을 10㎞ 달리기에서 다시 한번 배웠다.

 내년에는 ‘가야왕도를 달리자’ 마라톤 대회에 참가하는 것도 즐겁지만 김해의 많은 관광명소와 유적지 중에서 가야왕도 김해를 잘 알 수 있는 몇 곳을 추천하려고 한다.

 김해의 상징적 문화유적으로 가락국(AD 42~532년) 시조 대왕의 ‘수로왕릉’을 찾아볼 수 있다. 김해 김씨, 허씨, 인천 이씨의 시조이며 가락국을 창건한 수로왕을 모신 능침이다. 수로왕은 알 중에서 맨 처음 나왔다 해 ‘수로’라는 이름이 붙여졌다 한다.

 김해시 구산동에 있는 가야 시대의 능묘로 가락국의 시조 김수로왕의 왕비 ‘허왕후의 왕비릉’(국가사적 제74호)이 있다. 허왕후가 배를 타고 시집올 때 바람과 풍랑을 잠재웠다는 유래가 얽힌 파사석탑이 흥미롭다.

 금관가야 최대 생활유적지인 봉황대는 회현리 패총과 더불어 김해 봉황대 유적으로 확대 지정됐다.

 ‘대성동 고분’은 우리나라 고대 무덤 형식의 변화과정을 보여주며, 중국제 거울이나 토기류에서 한ㆍ중ㆍ일의 문화교류 상황을 밝혀주고 있어 주요한 자료로 평가된다.

 ‘수릉원’은 수로왕과 허왕후가 함께 거닐었던 정원과 같은 이미지로 수로왕릉과 가야 왕들의 묘역인 대성동 고분을 이어주는 단아한 숲이라는 의미가 담겨져 있다.

 마라톤 대회가 열린 봉하마을 생태문화공원은 김해 봉화산 근린공원의 일부로써 국가보존묘역인 노무현 대통령 묘역을 중심으로 봉화산 기슭으로부터 봉하들판에 걸쳐 지난 2015년 조성됐다. 생태문화공원은 생태적으로 건강하고 아름다운, 잘사는 농촌 마을을 체험하고 배울 수 있는 장소로 설계됐다.

 이왕이면 달리면서 건강도 지키고 가야왕도 김해를 알리는 가야왕도 마라톤대회가 좀 더 풍성하고 신명 나는 대회로 내년을 준비했으면 한다. 인구 60만을 바라보고 있는 경남의 두 번째로 큰 도시에서 열릴 ‘2018년 가야왕도 마라톤대회’에는 지역 민의를 대변한다는 도ㆍ시의원들이 대거 참가해서 김해시를 찾는 전국의 마라토너들에게 가야왕도의 참모습을 보여주고 알리는 일에 모범이 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그리고 김해시 축제와 연계해서 일요일이 아닌 토요일에 대회가 열려 김해에 관광 코스와 연계했으면 좋겠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