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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금연휴’ 되레 ‘한숨연휴’ 되겠네요
‘황금연휴’ 되레 ‘한숨연휴’ 되겠네요
  • 김용구 기자
  • 승인 2017.09.21 02:2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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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준생 공채 준비 여념 “친척들 보면 스트레스”
근로자 “휴일 없이 근무” 고교생 “중간고사 준비”
 추석 황금연휴가 불과 일주일여 앞으로 다가왔지만 길어진 휴일만큼 늘어난 스트레스로 연휴가 달갑지 않은 사람들이 있다.

 취업의 문턱을 넘지 못한 취업준비생, 추석에도 일하는 근로자들, 중간고사를 앞둔 고교생들 사이에서는 황금연휴가 아닌 ‘한숨연휴’라는 얘기까지 나온다.

 지난달 말부터 본격적인 대기업 하반기 공채 시즌이 시작되면서 취준생들은 눈코 뜰 새 없는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이들에게 이번 연휴는 먼 나라 얘기일 뿐이다.

 취준생 박모 씨(28ㆍ김해시 장유동)는 “하루 쉬면 그만큼 채용 가능성도 밀리는 게 아닌가 싶은 생각에 도저히 쉴 수가 없다”며 “취업 스트레스로 하루하루가 고통인 터라 추석 자체에 큰 의미를 두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연휴에는 어딜 가나 인파가 몰려 공부할 곳이 마땅치 않고 친척들을 만나야 하는 것도 취준생들의 고민이다.

 대학생 김모 씨(31ㆍ창원시 의창구)는 “연휴 기간 쉬는 독서실, 스터디 카페 등이 많아 어디로 가야할 지 모르겠다”며 “수소문해서 문을 여는 카페를 찾아 공부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부모님이나 친척들과 보내는 시간이 많은 것도 문제”라며 “취업 준비는 잘 돼 가냐고 물어보는 친척들 때문에 여간 힘든 것이 아니다”고 말했다.

 휴일을 반납하고 일해야 하는 근로자들도 상대적 박탈감을 호소한다.

 직장인 최모 씨(36ㆍ양산시 명곡동)는 “대기업이나 관공서 직원이 아니고서야 이번 연휴를 더 쉬는 곳은 드물다. 먹고 살기 위해 어쩔 수 없지만 가족들과 함께 시간을 함께 보내지 못해 미안하다”며 한숨을 쉬었다.

 학교 중간고사가 예정된 고교생도 길고 긴 연휴가 달갑지 않다.

 김해 한 고등학교를 다니는 김모 군(17)은 “연휴가 끝나고 다음 주인 17일부터 3일간 중간고사”라며 “시험공부를 해야 하는 상황에서 마음 편히 쉬지 못하는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학교에 다니는 박모 양(17)은 “중간고사 때문에 추석 연휴 학원에서 특강을 하기로 했다”라며 “고작해야 2~3일 쉴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알바생들도 예외가 아니다. 편의점에서 일하는 이모 씨(22)는 “점주가 임시공휴일에도 일할 것을 권유했다”며 “내키지 않았지만 혹시나 불이익을 당할까 봐 수락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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