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5 20:45 (목)
경남도 권한대행, 도민 위한 2인자이길…
경남도 권한대행, 도민 위한 2인자이길…
  • 박재근 대기자ㆍ칼럼니스트
  • 승인 2017.10.15 23:4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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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재근 대기자ㆍ칼럼니스트

 한경호 경남지사 권한대행은 지난 8월 17일 새 정부의 광역자치단체 부단체장 인사 때 결원인 경남지사 권한대행으로 금의환향했다. 1인자의 그늘에 가린 서러운 2인자가 아닌, 사실상의 1인자다. 하지만 직무규정에는 단체장 선출 때까지 안정적 조직운영에 중점을 둬 1인자로서의 직무에는 한계가 있다.

 그는 여러 가지 설이 나도는 인사 배경을 논외로 해도 경남지사 권한대행감으로는 손색이 없다. 이 때문인지 취임 일성도 ‘웅도 경남’에 방점을 뒀다. “경남발전을 위해 성심을 다해 절박한 심정으로 업무에 매진하겠다”고 밝혔다. 취임과 동시에 도지사 등 1인 3역을 수행해야 하는 우려와는 달리 호평도 잇따랐다. 도민과 함께 소통하고 활짝 열린 참여도정에 방점을 두고 ‘도민과 대화의 시간’을 갖는 등 각계각층과의 간담회를 비롯해 주말에도 대책회의와 현장방문에 나섰다.

 특히 예산확보를 위해 청와대, 국회, 중앙부처를 방문하는 등 다소 탤런트적인 행동을 배제할 수는 없지만 역동적인 모습이었다. 하지만 도지사 등 1인 3역을 맡는 권한대행이 도청을 특정 정당의 색깔로 물들이려 한다는 지적과 잡다한 행사까지 참석하는 것에 대해 순수성을 의심하는 목소리가 높다. 도청 내부에서도 현장격려를 구실로 불시 방문과, 현안이 발생할 때마다 위원회 설립과 대책팀을 마련하란 지시에 대해 인력 부족과 피로감을 호소할 정도다. TF가 능사도 아닌데 일방적이다.

 모든 일은 동전의 양면과 같다. 한 권한대행의 취임 후 광폭 행보는 그동안 소통이 목말랐던 도민에게는 가시적 성과를 거둘지 몰라도 이면에는 또 다른 불협화음이 조성되고 있다. 기운 도정운영이란 것이다. 또 잦은 현장방문 등에 주력하는 행보는 어설픈 도지사 코스프레나 학습효과를 겨냥했기 때문이라는 말까지 나돈다.

 경남은 주력산업이 장기불황의 늪에 허덕이고 그 여파로 중산층과 서민의 유일한 자산인 주택 등 부동산 가격급락마저 우려될 정도다. 또 조선 산업의 명운이 걸린 거제해양플랜트 산업단지의 조기 승인 및 착공, 사천화력발전소 등 노후 화력발전소에 의한 미세먼지 해결, 청년 일자리 창출을 포함한 도내에 양질의 일자리 창출도 구호만 난무하고 구체적인 실현계획이 없다. 주요사업 중 국비가 일부만 확보된 함양-울산 고속도로사업, 밀양의 나노금형상용화지원센터 등의 사업과 한 푼도 확보치 못한 거제 자연생태테마 공원, 고성 당항만 둘레길 사업 등에 대한 국비확보 등은 취임 초기 반짝한 움직임과는 달리 진전이 없다. 또 무상급식 복원과 학교용지부담금 정산, 교육위원회 전문위원 교육청 파견문제에 대해서는 뜬구름 잡기란 지적이다. 정산대상까지 포함한 의도에 대해 실무자들은 입을 닫고 있지만, 옳지 않다.

 웅도경남을 위한 첫걸음은 내실에서부터다. 또 함께해야 한다. 하지만 한 권한대행은 보여주기를 위한 전략인지, 또 누구에게 보여주기인지의 여부가 헷갈린다. 논란에도 도청은 특정 정당의 색깔로 물들여지는 등 정통 관료라기보다 지향점을 향한 정치적 행동으로 보였다. 이 때문에 도의회가 권한대행으로서의 범위를 벗어난 행동을 지적, 정조준하고 나섰다. ‘지침에 따라 최소한의 관리 행위만 하라’는 주문이다.

 한 권한대행은 말은 소통을 외치지만, 행동은 분열을 조장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 때문에 조직 내부의 움직임도 심상치 않다. 정치인의 처신이래도 지탄받아야 할 행동을 고위관료인 권한대행이 자청한 듯, 나서는 의도에 대해 모두 궁금해한다.

 이 때문에 예상된 진주시장을 넘어 지사출마설에다 이도 저도 아니면, 현 정권에 담보하려는 ‘도정경영’이란 여론이 도청을 휘감고 있다. 1인자만 인정되는 세상에서 2인자가 설 땅은 좁다. 하지만 2인자가 겪는 비애와 좌절은 1인자가 되겠다는 욕심을 버리지 못했거나 ‘일인지상 만인지하(一人之上 萬人之下)’의 높은 자리에서 내려오는 것에 대한 두려움 때문이다. 높은 곳은 좁고 위태롭지만, 낮은 곳은 넓고 평안하다. 제 분수를 지키며 만족할 줄을 아는 ‘안분지족(安分知足)’이야말로 2인자들이 갖춰야 할 덕목이다. 도민들은 고향 출신 권한대행의 성공을 바란다. 만약, 도정과 연결시켜 후일을 기약하려는 처신이라면, 도청이 정쟁의 장이 될 우려가 높아 곤란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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