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은혜 국회의원(더불어민주당)이 한국사학진흥재단으로부터 받은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현재 전국 154개 사립대들의 기본금(수익을 포함한 기본 자산)은 33조 원으로 5년 전보다 1조 1천억 원이나 불어났다. 같은 기간 부채는 348억 원 감소했고 부채 비율도 0.7%p 낮아지는 등 재정 건전성이 향상됐다.
154개 4년제 사립대 가운데 1천억 원 이상 적립금을 보유한 곳은 경남대 등 18곳으로 이들 대학이 전체 적립금의 60%를 차지했다. 전국 사립대들의 누적 적립금이 총 8조 원에 이른다. 지역에서는 경남대학이 1천억 원 이상의 적립금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적립금이 많은 것을 무조건 비난할 수는 없지만 대학들이 수익 내기에 치중한 나머지 장학금, 학생복지 등 학생들을 위한 지출에 인색한 결과물이라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평가할 수만은 없다.
사립대 입학금 역시 폐지 논란에 이어 사용처 논란까지 빚어지고 있다. 사립대들이 거둔 입학금 가운데 실제 입학 업무에 쓰이는 돈은 15%밖에 안 되고 나머지 80%는 운영비 등 다른 용도로 지출되고 있다는 국감 자료까지 제시됐다. 사립대들은 입학금 명목으로 사실상의 등록금을 학부모로부터 더 거둬 주머니를 채우고 있는 셈이다. 게다가 사립대들은 원칙적으로 사학 법인들이 부담해야 할 교직원들 사학연금, 건강보험 등 사회보험료 법정 부담금의 절반을 학생 등록금으로 내고 있다는 보도까지 나왔다.
대학마다 여건이 각각 다르겠지만 전체적으로 볼 때 국내 사립대들의 재정 여건은 결코 나쁘지 않다고 볼 수 있다. 등록금을 못 올려 학교 재정이 어려워졌다는 주장을 믿기 어렵고 등록금 인하 및 입학금 폐지 요구를 외면할 명분도 없다. 등록금 인상 억제는 물론이고 인하 여력마저도 충분히 있어 보인다. 정부는 등록금 인상 억제 및 입학금 폐지를 더 강력히 추진해야 하고 사립대들도 이에 전향적으로 나서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