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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화분 철거, 집회문화 개선 계기로
대형화분 철거, 집회문화 개선 계기로
  • 경남매일
  • 승인 2017.10.18 19: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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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남도청에 이어 창원시청 청사 정문의 대형화분도 없어졌다. 대체로 소통의 장벽을 허물었다며 환영하는 분위기다. 사실 창원시청 정문에 설치됐던 100여 개의 대형화분은 화려한 자태로 시민들에게 인기가 많았지만 그 이면에 시위와 집회를 막으려는 속셈이 엿보이는 것 같아 불편했던 것도 사실이다. 창원시는 접근이 용이한 통로를 갖춘 포토존으로 활용하겠다고 한다. 청사 정문을 꽉 막았던 장벽이 없어지는 것 같아 시원한 느낌이다.

 도청과 창원시청을 비롯해 자치단체 청사는 각종 민원인들의 집회 장소가 된 지 오래다. 확성기를 동원해 갈수록 소음의 정도가 높아지면서 양상도 격렬한 경우가 적지 않다. 공무원들의 근무에 적지 않은 고통을 주는 것은 물론이고 청사를 이용하는 시민들에게도 상당한 불편을 강요한다.

 이번 청사 정문의 장벽을 허문 것을 계기로 집회문화도 달라지기를 기대한다. 지나친 확성기 이용만 자제해도 집회를 바라보는 불편한 시선을 상당 부분 줄일 수 있다. 무턱대고 시장면담을 요구하는 태도도 달라져야 한다. 딱히 시장을 만난다고 원하는 답을 들을 수도 없다. 이런 관성적인 요구는 집회의 효과를 떨어뜨리는 요인이다. 무시로 터져 나오는 험악한 표현은 집회의 격을 떨어뜨린다.

 공무원들도 이제는 집회 대응 방식을 달리할 필요가 있다. 반사적으로 청사 출입문을 폐쇄하는 것은 집회참가자를 가상의 폭도로 모는 것과 다름없다. 시민들 불편케 하고 집회참가자를 분노케 하는 출입문 폐쇄는 다시 생각해 봐야 한다. 오죽했으면 생업을 포기하고 집회에 나섰겠느냐고 생각하면 집회참가자를 이해 못 할 것도 없다. 법의 잣대만 들이대 무리한 요구라고 무시할 것이 아니라 마음으로 보듬는 태도가 우선돼야 집회문화가 달라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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