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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서 능력 발달에 대한 교육적 관심
정서 능력 발달에 대한 교육적 관심
  • 이유갑
  • 승인 2017.10.26 19:4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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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유갑 (사)지효청소년인성교육원 이사장 전 경남도의원ㆍ심리학박사

 지능지수(IQ)와 함께 최근 들어 정서 지능(EQ)이 교육적으로 많은 사람들의 주목을 받고 있다. ‘요즘은 머리만 좋아서는 안 되고 EQ가 발달된 사람이 사회에 나가서 성공할 가능성이 더 많은 시대다’라는 인식이 상당히 많이 퍼져 있다.

 현대 심리학은 겉으로 드러나는 인간의 행동뿐만 아니라 눈에 보이지 않는 심리적 과정을 연구해왔다. 새로운 지식과 정보를 받아들이고 기억하고, 이를 바탕으로 논리적으로 판단하고 추론하는 인지 과정은 지난 1960년대부터 연구가 시작됐고, 괄목할만한 성과를 얻었다. 기억처리 과정이나 문제해결의 사고과정을 넘어서 인공지능으로 상징되는 인지과학의 시대가 본격적으로 펼쳐지고 있다.

 이에 비해 기쁨, 슬픔 등을 느끼는 정서의 심리과정에 대한 연구는 지난 1990년대에 시작됐고, 연구방법의 어려움 때문에 내면의 사고과정을 다루는 인지의 심리과정의 연구보다는 조금 뒤처져 있다고 할 수 있다. 따라서 개개인의 지적 잠재능력을 측정ㆍ평가해 수치로 나타내는 지능검사에 비해 정서적 능력을 다루는 정서 지능검사는 객관적인 평가를 통한 수량화의 과정에서 아직도 해결해야 할 과제들이 많이 있다.

 우선 ‘정서 지능(Emotional Intelligence)’은 자신의 정서를 잘 인식하고, 이를 적절하게 잘 표현하고 조절하며, 문제 상황에서 긍정적인 해결방안을 모색하고 공감을 통해 타인과의 관계를 적절하게 조절할 줄 아는 능력이기에 인간의 바람직한 행동을 이끌어 주고 타인과의 의사소통을 돕는 역할을 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정서 지능에 대한 대중의 관심을 불러일으킨 사람은 골만(Goleman)이라는 미국의 심리학자이다. 그는 지능지수(IQ)는 학교 학업성취를 잘 예언하는 요인이지만, 사회적 성공이나 사회적 적응의 10~20% 정도밖에 설명하지 못하며, 오히려 정서 지능이 보다 더 많은 영향을 미친다고 주장했다.

 우리 사회에는 머리가 똑똑하고, 외국어를 능숙하게 구사할 뿐 아니라 첨단의 정보와 지식으로 무장된 인재들이 많다. 이들은 다른 사람들보다 학습능력과 업무 역량이 앞서고, 보통의 사람들이 해내기 어려운 탁월한 성취를 이뤄 낸다. 하지만, 갈수록 세상이 각박해지고, 끊임없이 갈등이 일어나고, 비인간적인 행동이 넘쳐나는 것은 무슨 이유일까?

 아동ㆍ청소년들의 건강한 발달에 관심을 가지는 많은 심리학자, 교육학자들은 정서 능력을 키우는 교육에서 해결의 실마리를 찾아야 한다고 생각하게 됐다. 세상을 살아가기 위해서 지식과 논리적 사고 능력이 물론 필요하지만, 타인들과 더불어 행복하게 살아가기 위해서 필요한 정서적인 능력에 더 많은 교육적 배려를 해야 한다.

 골만은 정서 지능의 구성요소로 다섯 가지를 들었다. 첫째, 자신의 감정을 정확하게 인식하고 표현할 수 있는 자기 인식(self-awareness)의 능력이다. 이 능력은 정서 지능의 기본 능력으로서 자신의 정서를 파악할 수 있어야만 자신의 정서를 통제할 수 있고 적절하게 반응할 수 있다.

 둘째는 자신의 감정뿐 아니라 타인의 감정을 이해할 수 있는 공감(empathy)의 능력이다. 이 능력은 남을 돕는 이타주의(利他主義)의 근원이 되며, 타인의 감정을 정확하게 판단할 수 있어야 사회적으로 적합한 행동을 할 수 있는 것이다.

 셋째, 어려움에 직면했을 때 좌절하지 않고, 희망을 가지고 어려움을 헤쳐 나가는 자기 동기화(self-motivation)의 능력이다. 이 능력에는 욕구 만족의 지연 능력, 집중력, 낙관적인 태도 등이 포함돼 있다.

 넷째, 불안과 우울감ㆍ욕구불만ㆍ스트레스 등 자신의 감정을 적절하게 조절해 감정의 균형을 잡을 수 있는 자기 조절능력(self-control ability)이다.

 마지막으로 타인의 감정을 인식한 후에 자신이 어떤 행동을 하는 것이 최선인지를 이해하고 실행할 줄 아는 대인관계 기술(social skill)로서 성공적인 인간관계를 형성하는데 필수적인 능력이다.

 지금부터라도 우리의 자녀들이 건강한 정서를 키우고, 이를 바탕으로 주변의 사람들과 함께 행복한 삶을 살아갈 수 있는 심리적, 행동적 자질을 가질 수 있도록 교육의 방향을 잡아가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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