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17 04:31 (수)
아늑한 환경 속 치매노인 가족처럼 돌보죠
아늑한 환경 속 치매노인 가족처럼 돌보죠
  • 황현주 기자
  • 승인 2017.11.01 00:3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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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해 밝은요양원

도심지 위치해 접근성 좋아

노인 편의 고려한 식사ㆍ관리

강일병원과 협력 응급 시 대처

▲ 밝은요양원 내부. 이곳은 현재 5명의 치매노인이 입소해 있으며, 요양원에서는 노인들의 신체와 정신건강에 각별한 신경을 기울이고 있다.

 흔히 요양원이라고 한다면 인적이 드문 어느 곳에 위치하고 있을 것이라는 생각을 강하게 들게 한다. 이는 조용히 노년의 삶을 마무리 짓고 싶은 노인들의 성향이 대부분 그러하기 때문이 아닐까 조심스럽게 예측해본다.

 김해 외동에 위치한 밝은요양원은 여느 요양원과는 다르게 도심지에 위치하고 있다. 김순태 대표와 전주현 원장이 공동으로 관리하고 있는 이 요양원은 지난 6월 15일 정식으로 개업을 했으며, 도심지가 가지고 있는 원활한 교통편과 사람의 움직임이 활발한 것을 오히려 큰 매력으로 생각하고 있다. 특히 노인들의 가족들이 빠르고, 쉽게 오갈 수 있다는 점 때문에 앞으로 밝은요양원과 같은 요양원들이 점차 늘어날 것이라는 예측도 조심스레 제기해보게 된다.

▲ 전주현 밝은요양원장(왼쪽 두 번째)과 간호사들이 환하게 웃고 있다.

 총 230여 평에 28인실로 구성돼 있는 밝은요양원은 7명의 직원들이 3교대로 번갈아가며 노인들을 돌보고 있으며, 치매예방박수, 건강체조, 댄스타임, 물리치료, 인지 및 미술활동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것으로 노인들의 신체와 정신건강에 각별한 신경을 기울이고 있다.

 밝은요양원의 노인장기요양보험 1~5등급을 받은 사람들 중 치매 등 이유로 등급판정위원회로부터 시설급여 대상자로 판정받은 사람 만이 입소 가능하다. 노인장기요양보험법 제2조 제1항에 ‘65세 미만의 자로서 노인성질환(알츠하이머치매, 파킨슨병, 중풍, 뇌혈관성 질환 등)을 가진 자’로 정하고 있다. 거동이 불편해 6개월 이상 일상생활을 혼자 수행하기 어렵다고 인정될 때 등급판정위원회에서는 장기요양 대상자로 결정하게 된다.

 그러나 무조건 치매나 중풍 등 증상을 보인다고 해서 요양원에 입소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전염가능성이 있는 병이 있거나 폭력적인 성향을 보이는 노인들은 절대 입소할 수 없는 것을 원칙으로 두고 있다.

 또한 아침부터 저녁 잠자리 들 때까지의 하루 일과를 요양보호사들이 미리 짜 둔 계획 하에 관리하고 있는데, 아침에는 식사와 구강관리 등을 중점적으로 잠자리에서 불편한 점은 없었는지, 아픈 곳은 없는지 등을 항상 체크하고 있다. 이어 점심과 저녁에는 프로그램을 노인들이 잘 할 수 있도록 지도해주고, 간식과 식사 그리고 잠자리 체크까지 모두 완벽하게 관리하고 있다.

▲ 밝은요양병원 전경.

 식사 역시도 노인들이 즐겨 먹거나 특별히 건강을 유지할 수 있는 식재료를 바탕으로 제공되고 있다. 특히 노인들의 경우 이가 약해 질기고 딱딱한 음식을 잘 섭취하지 못하는 점과 맵고 짠 자극적인 음식이 몸에 나쁘다는 것을 잘 알기에 가급적 씹기 좋고, 건강에 문제가 없을 정도로 간을 한 웰빙 음식들을 삼시 세끼 내놓고 있다. 또한 돌발상황이나 응급상황 등이 필요하면 협력을 맺은 강일병원으로 쉽고 안전하게 이동할 수 있다는 점도 강점으로 꼽고 있다.

 얼핏 보면 여느 요양원이나 시설, 병원과 별반 다를 것 없이 운영되고 있는 것처럼 보여진다.그러나 밝은요양원이 여타의 요양원이나 시설과는 다르다고 할 만한 것은 바로 가족친화적인 환경과 정서를 눈에 보일 정도로 강하게 추구하고 있다는 것이다.

 처음 이곳을 방문하는 사람들은 요양원이 아닌 마치 그림 전시회나 잘 꾸며진 갤러리를 방문한 것 같은 느낌을 대번에 받을 정도로 요양원 내부에는 그림과 미술품들을 소품으로 활용하고 있다. 요양원 내부의 인테리어나 분위기는 화가로 15년 이상 경력을 자랑하는 전주현 원장의 안목이라 할 수 있으며, 그를 바탕으로 노인뿐 아닌, 이들을 관리하는 직원들의 정서안정에도 긍정적인 영향이나 시너지효과를 주고 있는 것이다.

 더욱이 원장을 비롯한 직원들은 이곳에 입소한 노인들을 엄마, 아빠라고 부르면서 마치 가족처럼 그들을 대하고 있다는 점도 노인의 가족이나 보호자들이 가장 안심할 수 있는 부분이라 할 수 있다. 이것은 대형 요양원이나 시설 등에서는 느낄 수 없는 정서적인 풍경으로, 그만큼 가족의 정과 가정적인 분위기를 중시하고 있다는 의미다. 이들을 케어하고 있는 직원들은 핏줄을 나눈 가족조차도 어렵게 느끼고 있는 치매노인들을 돌보면서 삶의 활력을 느끼고 있고, 더 좋은 서비스로 보답하고자 하는 결의를 보이기도 한다.

 전주현 원장은 “고령화 사회로의 진입이 점차 가속화되면서 돌봄이 필요한 노인들이 적극적으로 돌봐지지 못 하고 있는 사실이 안타깝게 다가온다. 앞으로 노인관련 실버사업이 무궁하게 발달되는 추세로 보여지는데 그런 의미에서 우리 밝은요양원이 미력하지만 중요한 도움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전주현 밝은요양원장 프로필

대한민국 미술대전 우수상 및 특선

(현)대한민국 미술대전 초대작가

(사)한국미술협회 회원

(현)김해미술협회 회원

(사)김해미술문화연원 이사

(현)김해미술대전 추천작가

(현)갤러리 김해 관장
 

▲ 전주현 원장은 밝은요양원을 연꽃이라 표현했다. 그녀는 “진흙이 요양원이라면 연꽃은 우리 요양원 가족들이다”며 “요양원을 운영하면서 작품적인 영감을 많이 얻기도 한다”고 말했다.

진흙 속 연꽃처럼 향기롭게 일해요

전주현 밝은요양원장 인터뷰

봉사하다 전문적인 일 욕심 ‘잘 모셔야지’ 늘 마음 다져 전국 요양원 견학 많이 배워

 -화가로 활동하시다가 요양원을 하시고자 마음먹은 계기가 있다면?

 “봉사활동을 많이 다녔다. 그러다가 우연찮게 이곳 건물이 공실이 됐고, 생각해보니 이곳을 내가 잘 활용하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요양원이라고 한다면 많은 사람들이 도심지와 사뭇 떨어진 시골이나 외곽지역을 많이 떠올리는데, 이곳은 도심지에 있어도 소란스럽지 않다는 점에서 매력을 느꼈고, 응급상황이나 병원을 방문해야 하는 일 등 큰 일이 발생되면 손쉽고 빠르게 인근 병원으로 옮길 수 있다는 점 또한 장점으로 자리하고 있다.

 봉사활동을 정말 많이 다녔다고 생각되는데, 그렇게 하다 보니 지금 요양원에 계시는 분들을 잘 보살펴주는 전문적인 일을 해보고 싶다는 바람이 생기더라. 그래서 지난해 사회복지사 자격증을 취득했고, 요양원을 운영하기로 마음먹었을 때는 전국 각지로 요양원을 다니면서 견학을 하기도 했다. 그렇게 하다 보니 배울 점도 많고, 많은 것을 느꼈다. 지금도 나는 내가 하고자 하는 일에 대한 배움의 열정을 꺼놓지 않고 있다.”

 -요양원을 한다고 했을 때 주변의 반대나 염려는 없었나?

 “특별히 반대 이야기를 들어보거나 염려를 들어본 적은 없다. 오히려 요양원을 운영하면서 몸소 많은 것들이 알게 되고, 느끼게 됐다. 어르신들을 케어하고 도와주는 봉사를 하다 보니 마음가짐이나 인상이 바뀌었다는 소리를 많이 듣게 됐다. 환자들을 진짜 내 부모처럼 대우하고, 마주하다 보니 생글생글 웃으면서 다녀서 그런가보다. 주변 사람들이 인상이 더 밝아졌다는 소리를 많이 하는데 그런 소리를 듣다보니 이 일이 나의 천직인가 싶은 생각도 하게 되더라. 어른들을 케어하는 일이 즐겁기만 하다. 특히 요양원에 계시는 할머니 한 분은 치매이신데도 불구하고 자기 자신을 “잘 살아왔다”며 칭찬을 하시던데 그런 모습을 보는 순간 내 마음이 다 뿌듯해지고, 더 잘 모셔야겠다는 결심이 서게 됐다.”

 -창작활동을 하시면서 요양원 일을 하시다보니 특별한 영감도 많이 떠올리실 것 같은데 이에 대한 의견은?

 “맞는 말이다. 그림을 그리는 화가로 작품을 그릴 때와 요양원 일을 하면서 그리게 되는 것과 사뭇 많이 다른 점을 발견하기도 한다. 화가로서 경력은 15년 정도다. 나이 마흔에 작가로 활동을 시작했는데, 지금은 전보다 더 깊이감이 표현되는 작품활동을 하게 되는 것 같다. 나는 연꽃과 관련된 작품들을 창작해왔다. 내가 연꽃을 좋아하는 이유는 진흙 속에서 고고한 아름다움과 향기를 풍겨낸다는 것과 잎사귀부터 뿌리까지 버릴 것 하나 없이 활용되기 때문이다. 요양원은 진흙이고, 여기 계시는 어르신들은 전부 연꽃이다. 진흙 속에서 더 큰 아름다움을 피워내는 연꽃의 모습과 요양원의 모습은 같다고 나는 생각된다. 그런 생각에서 더 만족도 높은 작품이 탄생되는 것 같은 기분을 느끼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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