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19 07:59 (금)
경남 권력 지형도가 춤춘다
경남 권력 지형도가 춤춘다
  • 류한열 편집국장
  • 승인 2017.11.02 22:2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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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류한열 편집국장

내년 지방선거는 예전 어느 때보다 격렬할 수밖에 없다.

일꾼이 시원찮으면 바꾸고 싶은 게 당연하고 바꿔도

별 뾰족한 수가 안 보일 것 같으면 그대로 쓰고 싶어 한다.

 경남 권력 지형도가 바뀌고 있다. 문재인 정부가 들어서면서 경남에서 더불어민주당 지지율이 자유한국당 등 야당보다 앞서고 있다. 내년 지방선거에서 보수에서 진보로 첫 지방 권력 교체가 일어날지도 모른다는 예상이 힘을 얻고 있다. 광역단체장과 기초단체장 후보로 거론되는 인사들 대부분은 민주당 쪽이다. 민주당 지원자는 갈수록 늘어나고 한국당은 쪼그라드는 모양새를 보이고 있다. 원래 맛집 앞엔 줄이 늘어지기 마련이고 맛이 없는 음식점엔 파리만 나는 게 세상 인심이다.

 한국당 시장ㆍ군수가 현재 경남 기초단체장 자리를 대부분 차지하고 있지만 마음을 놓을 처지가 못 된다. PK 지역으로 넓혀 보면 한국당은 심각한 인물난에 벌써부터 고민하지만 민주당은 입당 의사를 밝힌 후보가 계속 늘어 고민이다. 한국당이 도민의 마음을 되돌릴 매력적인 방안을 내놓지 않으면 내년 지방선거에서 보수세력이 독식한 경남 권력이 진보세력으로 넘어가는 일이 생길 가능성이 높다. 권력은 한쪽에만 머물면 쉬 부패한다. 권력은 진보와 보수로 왔다 갔다 해야 자연스럽게 권력에 붙은 독소가 빠진다.

 경남은 과거 보수 정당의 텃밭이었지만 예전에 힘을 썼던 현역 단체장 프리미엄이 앞으로 힘을 쓸지도 의문이다. 현재 민주당 성향인 한경호 권한대행이 경남도정을 맡고 있어 다음 지사 후보로 거론되는 인사들을 보면 민주당 쪽이 한국당 쪽보다 무게가 더 나간다. 한국당 기초단체장이 민주당으로 옮겨가는 ‘사태’가 선거가 다가오면 자연스럽게 일어날 개연성이 높다. 지난 지방선거에서 한국당에서 민주당으로 옮겨 재미를 본 사례가 있기 때문에 이번 지방선거에서는 더 쉽게 당을 바꿀 수 있다. 당을 옮겨 당선이 되면 웬만한 잡음을 덮을 수 있기 때문이다.

 한국당은 경남에서 조직이 탄탄했지만 지금은 균열이 심하다. 한국당은 박근혜 전 대통령 출당과 친박(친 박근혜) 청산, 바른정당과의 통합, 당협(당원협의회) 위원장 정리 문제 등으로 내분이 심하다. 자칫 당이 또 쪼개질 수 있다. 아니면 바른정당 일부 인사가 들어와 당이 더 반듯해질 수도 있다. 하지만 한국당이 어떤 처방을 내려도 경남에서 예전처럼 힘쓰는 정당으로 비쳐지지 않는 게 문제다. 하지만 민주당은 문재인 정부 출범 초기 오락가락하던 모습은 없고 친문 세력을 중심으로 결속력이 높아지고 있다. 특히 김해시는 국회의원 두 명과 시장이 민주당 간판을 달고 있어 민주당 본거지처럼 여겨진다. 김해를 구심점으로 힘을 발휘하면 경남에서 민주당 조직은 큰 힘을 쓸 것으로 보인다. 김해에서 부는 황색 바람이 예전보다 더 세질 것은 누구나 예상할 수 있다.

 정치 인심은 자주 변한다. 한국당이 경남에서 민심과 조직, 인물에서 민주당에 밀리는 날이 오리라고는 상상도 못 했다. 지금 민주당사 앞에는 지원자들이 우글거리고 한국당사 앞에는 발길이 뜸한 형국이다. 이런 현상은 현재형이지만 내년 지방선거까지 지속되리라는 보장은 없다. 정치 인심이 경남에서 확 변하고 있지만 방향을 돌려 다시 예전으로 돌아갈 수도 있다.

 내년 지방선거는 예전 어느 때보다 격렬할 수밖에 없다. 일꾼이 시원찮으면 바꾸고 싶은 게 당연하고 바꿔도 별 뾰족한 수가 안 보일 것 같으면 그대로 쓰고 싶어 한다. 민주당이 경남에서 힘을 쓰고 있지만 더 진정성을 두고 도민에게 나아가야 한다. 한국당은 예전 미몽에서 깨어나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 그래도 ‘구관이 명관이다’란 말이 나오게 해야 한다. 도민들이 지방 권력 변화에 민감하게 촉을 세우고 있다. 묘한 정치 구도 속에서 도민들은 지방 정치 10년을 앞당기는 힘을 보여줘야 한다. 이런 격변기에 도민의 부릅뜬 눈은 권력을 쥐려고 하는 세력과 권력을 빼앗기지 않는 세력에게 제대로 전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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