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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둔의 섬’ 저도 소유권 이전에 대한 소고
‘은둔의 섬’ 저도 소유권 이전에 대한 소고
  • 한상균 남부본부장
  • 승인 2017.11.02 2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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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상균 남부본부장

 국방부 소유 군사시설지가 민간으로 이전되는 것은 참으로 놀라운 일이다.

 군이라는 특수성이 여태까지 민간의 접근은 물론 여러 가지 불합리한 일을 겪더라도 순응하는 것이 획일화돼 왔기 때문에 더욱 그렇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충북 청남대, 거제 지심도가 이미 지자체로 소유권이 넘어왔고 이젠 거제의 대통령 별장이었던 청해대 저도마저 소유권 이전문제로 과녁이 맞춰지고 있다.

 이처럼 군사정부가 세워놓았던 장벽이 곳곳에서 헐려지고 있다는 것을 보면서 격세지감을 실감한다.

 거제는 지심도 소유권 이전을 이미 맛본 터라 저도 소유권 이전의 화두는 다양한 정치권 주자들을 통해 활발하게 던져진다.

 게다가 거제 출신 문재인 대통령 정부 출범은 저도를 따 논 당상으로 여길 정도가 흐르고 있다. 지심도에 이어 저도까지 거제시로 이전되면 최소한 관광 분야는 괄목할 성과를 이룰 것으로 전망된다.

 저도는 남부권역에 편중된 관광거점을 북부지역으로 양분할 수 있다는 점에서 교통망의 소통 관광객의 분산수용 등 균형적인 발전에 기여할 소재가 충분하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민간단체에서 바람직한 개발 방향을 위한 토론회를 개최했고 여권의 모 정치인은 관리권이 아닌 저도의 완전한 이전을 위해 청와대를 방문했다는 소식도 전했다.

 저도의 이전에 대한 관심과 애착이 크다는 것으로 이해한다.

 두 섬 공히 국방부소유에 해군관할지로 지심도는 80년 만에 거제시로 돌아왔고 이전하기까지 12년 동안 청원과 협의를 계속한 결과다.

 게다가 협의 과정에서 국방과학연구소 지심도해상시험소를 서이말 인근으로 옮기는 보상을 하고 맞바꾼 것이다. 그래서 거제시도 당당하고 떳떳한 입장이다.

 그런데 토론회나 청와대 방문의견 과정에서 나온 의견들은 자칫 오해를 살 요인이 있어 보인다.

 저도 상단부가 거가대교와 맞닿아 군사요충지로서 의미와 효율이 떨어졌고 해군이 독점적으로 사용하는 휴양지보다는 국민이 사용할 수 있는 관광지로 만들겠다는 당위성이다.

 진해해군기자사령부, 거가대로 침매터널, 컨테이너부두 등 유사시 주요시설이 해군 관할 하에 있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될 일이다. 특히 해군의 군사요충지 운운은 민이 거론할 문제는 더더욱 아니다.

 해군의 독점적 휴양시설문제도 그들의 공개되기 어려운 근무여건을 생각하면 충분히 군 휴양시설을 갖는 것도 필요함을 알아야 한다. 저도를 지키면서 휴양시설을 독점적으로 사용하지만 그들이 있기에 우리는 다른 모든 것을 누릴 수 있고 그들을 격려하는 것 또한 민의 역할이다. 해군을 자극해서 얻을 것이 없다는 점을 알아야 한다.

 거제대 이현 교수가 ‘장기간 출입금지에 따른 신비로운 이미지’를 거론했다는 것은 큰 수확으로 보여 진다.

 인공미를 가해서 얼마나 관광객을 끌어들일지 모르지만 개발이념과 목표, 미션 및 지향성을 설정해 개발 방향을 세워야 한다는 그의 논리가 설득력을 준다.

 거제시 관계자에 따르면 지난 7월 청와대 국정상황실에서 소유권 이전에 대한 거제시의 입장을 물어왔단다. 청와대의 입장은 소유권 이전은 시간이 많이 걸리니까 추진하면서 관리권 이전을 우선 제시했다는 것.

 소유권 이전이든 관리권 이전이든 청해대로 사용됐던 저도를 가 볼 수 있다는 희망이 생긴 셈이다.

 여론은 소유권 이전에 더욱 무게가 실리는 것 같다.

 그러나 관리권 이전도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 지심도와 저도의 환경이 너무 극명하게 차이가 난다는 점이다.

 지심도는 수십 가정의 주민들이 삶을 이어온 유인도로 섬 주민들이 지심도를 지켜왔다.

 저도는 출입금지 장기화가 가져온 신비로움 자체가 큰 관광자원이다. 해군의장대의 사열, 군악대의 연주, 저도 앞바다를 시위하는 함정들의 위용, 함정승선체험 등 해군과 함께하는 것 이것 역시 버킹엄 궁전 시위대의 교대장면이 세계적인 관광자산임을 비교하면 절대 부족할 것 같지 않다.

 더구나 저도는 지형적으로 소형 낚싯배로도 주야에 사방에서 접안이 가능한 곳이라서 해군이 손을 떼면 신비로움이 훼손되는 것은 순식간이다. 민이 지킨다 하더라도 상위 기간, 불특정 다수의 부탁을 거절할 수 없을 것이 뻔하다.

 저도를 가져오는 것 지금처럼 절호의 기회가 있겠는가. 거제 출신의 대통령이 공약한 섬이기에 정치권은 너무 생색내기로 홍보에 치중하지 말고 행정을 창구로 일원화해 목표와 미션, 개발 방향을 설정하는 것이 급선무로 보여 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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