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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업의 또 다른 얼굴… 도시 재생 ②
창업의 또 다른 얼굴… 도시 재생 ②
  • 정원영
  • 승인 2017.11.06 22:2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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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원영 인제대학교 교수 창업교육센터센터장 / PRIME사업단

 실리콘밸리에 있는 대학과 ‘미국 내 학생 취ㆍ창업 활성화를 위한 프로그램 협약’ 및 몇몇 유명기업을 방문한 후,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가지고 사업을 하는 스타트업들을 방문하고 샌프란시스코의 창업 환경을 이해하기 위해 샌프란시스코에 방문했다. 실리콘밸리에 있는 반도체ㆍIT관련 대기업에서 10년 넘게 임원 생활도 해 봤고 co-founder로 창업에 기여도 해봤기에 나름대로 이 지역과 산업 생태계에 대해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고 자부하고 있던 나에게 이번 출장은 샌프란시스코가 경제와 문화 말고도 창업을 꿈꾸는 사람들에게는 넘치도록 매력적인 도시임을 각인시켜 주기에 충분했다.

 ‘샌프란시스코와 스타트업’하면 왠지 잘 어울리지 않는 단어의 조합인 듯 여겨지고 심지어 생뚱맞게 느껴지기까지 하다. 그런데 1848년 미국이 멕시코전쟁으로 캘리포니아주, 네바다주, 유타주, 아리조나주, 뉴멕시코주, 와이오밍주, 콜로라도주 대부분을 얻게 되고, 1848년 1월 현재 캘리포니아의 주도인 새크라멘토 동쪽 아메리칸 리버에서 사금이 발견돼 사람들이 샌프란시스코로 몰려들기 시작했다. 이렇게 일확천금을 꿈꾸며 몰려든 사람들이 1849년 8만 명이 넘었다. 현재 이들을 통칭해 ‘49ers’라고 부르며, 그들의 도전 정신을 이어받고자 샌프란시스코를 대표하는 미식축구팀 이름도 ‘샌프란시스코 49ers’이다.

 누구나 한 두벌은 가지고 있는 청바지 역시, 군용 천막의 재료로 쓰이던 천(범포)을 굵은 실로 이중 박음질을 해 멜빵처럼 입는 오버올(Overall)을 만들어 ‘49ers’에게 판매해 거부가 된 청바지업계의 전설인 리바이가 제이콥 데이비스와 함께 1853년 Levi Strauss & Co를 설립하고 현재까지도 본사는 샌프란시스코에 있다. 미국뿐만 아니라 ‘황비홍’같은 중국 영화에서도 많이 나오듯 부족한 일손을 충당하기 위해 중국 광동 지역을 중심으로 많은 중국 사람들이 중국으로 오게 됐고 이들에게는 ‘샌프란시스코는 금이 가득한 희망의 신천지’였으며 그래서 중국어로 샌프란시스코를 ‘金山’이라고 표현한다는 점을 고려한다면 샌프란시스코가 도전과 희망의 도시라고 불리기엔 손색이 없을 것이다.

 ‘스타트업’이란 혁신적 기술과 참신하고 차별화된 아이디어를 보유한 설립한 지 오래되지 않은 신생벤처기업이고, ‘벤처기업(Venture)’ 고도의 전문 기술과 새로운 기술로 창조적, 모험적 경영을 하는 기술 기반의 고수익 고위험 중소기업이다. 특히 스타트업의 핵심은 혁신성, 참신성, 차별성을 기반으로 한 아이디어임을 잊지 말아야 하겠다. 따라서, ‘창업(Open the business)’, ‘스타트업(Start-Up)’, 그리고 ‘벤처(Venture)’는 명확히 구분돼야 각각의 특성에 맞는 지원 및 육성을 할 수 있다.

 샌프란시스코의 약진은 실리콘밸리보다 상대적으로 스타트업에 적합한 창업 문화와 생태계를 갖췄기 때문으로 판단된다. 실제로 샌프란시스코에서 창업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어 보면 “샌프란시스코 스타트업의 주류는 IT이며, 작은 규모의 사무실을 비교적 저렴하게 얻을 수 있고, 교통ㆍ주거에 대한 구성원의 만족도가 높으며, 도시생활을 선호하는 젊은 인재들을 확보하기 쉬울 뿐 아니라, 스타트업에 필요한 인프라가 잘 갖춰져 있다”라는 점을 공통으로 이야기한다. 또한 날로 심각해지는 주거 문제를 샌프란시스코 외곽 5개 도시로 분산할 수 있는 BART(Bay Area Rapid Transit) 역시 크게 기여하고 있음을 지적하기도 한다.

 사실 샌프란시스코는 10년 전부터 창업 도시를 만들기 위해 과거 20가지가 넘던 창업 서류를 대폭 간소화하고 ‘샌프란시스코 포탈’을 통해 쉽게 창업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으며 32개 공공 장소에 무료 WI-Fi를 설치해 창업 아이디어를 북돋고 있다. 또한 시나 정부는 개입을 최소화하고 창업을 위한 인프라 등 창업 플랫폼 구축에 충실하고 그를 바탕으로 다양한 지역에서 온 다양한 문화적 배경을 가진 인재들이 열정과 꿈을 이루기 위해 비슷한 열정을 가진 사람들이 서로 자주 만나면서 정보와 서비스를 교환하고 자극을 받으며 자신의 핵심역량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구축해 주고 있다. 필요한 것을 해결해주되 간섭과 개입은 최소화해 자체적으로 경쟁체제를 구축하도록 지원하는 것이 샌프란시스코가 160년 만에 다시 골든러시 맞이하는 원동력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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