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0 18:04 (토)
“스트라이크” 외치며 하이파이브 “가슴 확 뚫려요”
“스트라이크” 외치며 하이파이브 “가슴 확 뚫려요”
  • 황현주 기자
  • 승인 2017.11.20 19: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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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목! 이 동호회 김해시볼링협회
▲ 지난 19일 열린 제27회 김해시볼링협회장배 볼링대회에 참석한 협회 산하 각 클럽 회원들의 얼굴에서 긴장감과 여유가 교차하고 있다.

1996년 발족ㆍ550여명 회원 가입

각 클럽ㆍ개인 매년 1회 기량 겨뤄

자신 손가락에 맞게 볼링공 지공해야

오판ㆍ부상 위험 낮은 신사적 스포츠

 “스트라이크! 이야~ 기분 좋다. 우리 팀 오늘 우승 하겠다.” 볼링공에 맞은 핀들이 일제히 뒤로 넘어가자마자 한 팀이 기분 좋은 환호성을 지르며 서로 하이파이브를 했다. 한 팀의 한 명이 볼링공을 굴리자 옆 팀 선수도 핀을 향해 공을 굴렸다. 다른 구기종목 공에 비해 무게가 꽤 나가는 볼링공이 구르는 묵직한 소리가 대회에 참가한 선수들의 시선을 일제히 집중시켰다. 자신의 팀에 속하지 않은 선수가 스트라이크를 쳐도 격려하는 소리가 높이 들렸다.

 김해 봉황동에 위치한 김해볼링장은 지난 19일 제27회 김해시볼링협회장배 볼링대회를 개최했다. 이 대회는 협회가 창단된 이래 일 년에 한 번씩 여는 것으로, 협회에 소속된 클럽들이 대거 참여해 각자의 기량을 과시했다. 협회 내의 큰 대회라 그런지 참가한 선수들의 얼굴에는 긴장이 감돌았다. 또한 동시에 늘 하던 운동이라는 인식 때문인지 여유도 엿보였다.

▲ 개인전에서 우승한 백경진 씨(가운데)와 2위 김민영 씨(왼쪽), 3위 김상근 씨(오른쪽)가 승리의 미소를 짓고 있다.

 지난 1996년도에 발족된 김해시볼링협회는 35개의 클럽과 550여 명의 회원으로 구성돼 있다. 여기에 협회에 가입돼 있지 않은 비회원도 700여 명 가까이 되며, 각 클럽에는 최소 15여 명에서 최대 30여 명 넘는 회원들이 가입돼 있다. 연령대는 초등학생부터 팔순 노인까지 다양하다. 또한 도민체전이나 올림픽 등 큰 대회에 출전하는 선수선발이나 상비군도 이곳에 가입된 회원을 중심으로 선발된다. 현재 선수 선발에 있어 약간의 침체기를 걷고 있긴 하지만 한때 경남을 대표하는 볼링선수를 많이 배출하기도 했다.

 볼링은 가장 오래된 생활 스포츠이자, 대표 격으로 추측되고 있다. BC 5천200년 무렵 이집트 유적에서 돌로 된 핀이 발견되면서 고고학자들은 돌을 던지거나 굴려서 표적을 맞히려던 인간의 본능에서 볼링이 탄생된 것이라고 한다. 우리나라에 볼링이 도입된 시기는 1950여 년쯤 미군에 의해서라고 전해지며, 지난 1969년 대한볼링협회가 정식으로 발족되면서 볼링 인구가 급속도로 늘어나게 됐다. 그 결과 1981년 대한체육회 산하단체로 정식 가입됐고, 누구나 부담 없이 할 수 있는 실내스포츠로 자리매김하게 됐다.

 이재용 김해시볼링협회장은 볼링이 가장 큰 장점으로 남녀의 구분이 없는 스포츠라는 점과 언제든 자신이 원하는 시간대에 맞춰 운동을 할 수 있다는 점, 볼링공을 자신의 손에 맞게 지공할 수 있다는 점 등을 꼽았다. 지공이란, 자신의 손가락 길이나 굵기에 맞게 볼링공을 다듬는 작업을 말하는 것으로, 볼링공을 구입할 때는 반드시 자신의 손가락에 맞게 지공을 해야만 한다.

▲ 단체전에서 우승한 에디스(가운데)와 2위 무엔유(왼쪽), 3위 한스(오른쪽)가 메달을 목에 걸고 있다.

 이 회장은 “실내스포츠로 볼링만한 것이 없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따로 레슨비나 연회비를 정기적으로 줄 필요도 없고, 단지 볼링장 대관료만 지불하면 되는 구조니까요. 초보자들은 볼링을 본격적으로 배우고 싶다면 선수로 활동한 프로에게 간단한 기본 지식이나 스트레칭, 자세 등 교육만 받으면 되거든요. 그리고 나이에 상관없이 누구나 즐길 수 있는 그야말로 국민 스포츠죠.” 올해 김해볼링협회장으로 취임한 이 회장은 30여 년 정도 볼링을 쳐왔다고 한다. 군입대를 한 20대 청년 시절, 휴가를 나와 처음으로 볼링을 치기 시작함으로써 그 매력에 푹 빠졌고, 결혼을 하고 나서도 아내와 두 아들을 데리고 볼링장에서 가족단위로 즐겼다.

 협회에서 살림을 도맡아 하는 박영규 전무 역시도 이 말에 공감했다. 박 전무는 협회 산하클럽 중 하나인 김해한스클럽 소속으로, 20여 년 정도 볼링을 쳐왔다. 그는 “볼링은 특히 허리를 중심으로 한 상체발달에 좋은 운동이라 보고 있어요. 왼발을 딛고, 오른손에 무거운 볼링공을 쥐고 있다가 내던져야 하기 때문이죠. 허리힘이 없으면 왼발을 딛지도 못 하고 공을 들고 있을 수도 없잖아요.” 여타의 구기종목들 중 볼링공의 무게가 가장 무겁다는 사실은 익히 알려져 있다. 볼링공은 ㎏이 아닌 파운드로 따지는데, 무게는 최소 1파운드에서 최대 16파운드로 구성돼 있다. 1파운드의 무게는 0.45㎏인데, 16파운드라면 7.25㎏가량이다. 일반 성인들은 보통 15~6파운드 무게의 볼링공을 사용한다고 한다. 공에는 파운드별로 숫자가 표기돼 있어 자신의 몸무게와 손가락 굵기에 맞게 공을 고르면 된다.

 이 날 열린 대회는 협회 내에서 크게 개최되는 행사이니만큼 전직 프로 선수로 활동한 박춘길 경남볼링협회 전무이사와 성여주 대청고등학교 코치, 공혜숙 봉명중학교 코치가 모습을 드러냈다. 이 날 세 사람이 이곳으로 일부러 발걸음을 한 이유는 시상식에 상패를 전달하는 등 대회를 챙기기 위해서였다. 박 전무이사는 “볼링은 몸을 크게 써야 하는 운동이 아니다보니 상대와 부딪치거나 심판에 의한 오판 등이 없는 깔끔한 스포츠죠. 그래서 딱히 부상의 위험도는 신경 쓰지 않는 편이에요. 그리고 굉장히 신사적이기도 하죠. 단체에 구애받을 필요도 없고, 복장이나 장비에 크게 구애받을 필요도 없죠”라는 말로 볼링의 장점을 설명했다.

▲ 이재용 김해시볼링협회장.

 봉명중학교에서 아이들에게 볼링을 가르치고 있는 공혜숙 코치는 “볼링의 매력이요? 정말 많죠. 우선 신체적 그리고 정신적으로 화합할 수 있도록 만들어주는 것 같아요. 초등학생들에게 볼링을 가르쳐줬을 때 가장 기억에 남는데, 그 아이들이 ‘볼링공을 들고 핀을 맞췄을 때 가슴이 뻥 뚫리는 기분을 느꼈다’고 말한 게 가장 기억에 남아요”라고 말했다. 그녀는 선수생활을 할 때와 누군가에게 볼링을 코치할 때의 느낌은 사뭇 다름을 많이 느꼈다고 한다.

 13년 정도 볼링을 쳐온 성여주 코치는 대학 재학 당시 동아리에서 볼링을 처음 쳤고, 이후 교수의 제안으로 볼링선수의 길로 들어섰다. 다른 스포츠들은 어릴 때부터 기량을 쌓는 것으로 본격적인 선수생활을 하는 반면, 볼링은 성인이 돼서도 관심과 노력만 있으면 선수로 입문할 수 있는 기회도 주어진다.

 한편, 이 날 치른 김해시 볼링협회장배 볼링대회는 저녁 6시가 넘어서 끝이 났다. 단체전과 개인전으로 나눠 상패가 주어졌으며, 단체전에서는 에디스가, 개인전에서는 백경진 씨가 각각 우승을 차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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