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방당국에는 `갑자기 집이 흔들리며 진동을 느꼈는데 지진 맞느냐`는 문의 전화가 잇따랐고, 지진이 발생하자 수업 중이던 학생들은 운동장으로 급히 대피하는 소동이 곳곳에서 일어났다. 경남도청, 창원시청 등 관공서에서는 건물이 갑자기 흔들리자 직원들과 민원인들이 다급하게 건물 밖으로 뛰쳐나오는 모습이 곳곳에서 목격됐다.
최근 당ㆍ정ㆍ청이 포항 지진을 계기로 지진 대비 예산을 대폭 늘리기로 했다. 늦었지만 환영할 일이다. 포항 지진 이후 여진이 계속되면서 커지는 국민의 불안감 해소에 나선 조치라고 볼 수 있다. 그러나 국민들은 정부의 이 같은 후속 조치가 약속대로 추진이 될지 의문을 갖는다. 역대 최대 규모의 경주 지진이 발생하고 석 달 후 정부는 지진방재 종합대책을 내놨다. 그로부터 1년가량 지났지만 지자체 관련 예산은 오히려 줄고 있다. 말로만 내진보강에 나섰다는 비판을 받기에 충분하다.
내진보강이 제대로 되려면 가장 중요한 게 예산반영이다. 지금처럼 사태가 발생한 뒤에 예산반영을 하면 늦다. 그동안 우리에게 지진은 지난해 9월 경주 지진이 발생하기 전까지 남의 나라 일처럼 여겨졌다. 하지만 이번 포항 지진을 계기로 결코 안전지대가 아니라는 점이 입증됐다.
지진은 자연재해지만 준비만 철저히 하면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다. 그 첫걸음은 바로 예산이다.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사태가 발생하기 전에 유연한 예산 운용으로 지진에 취약한 건물부터 신속한 보강이 이뤄지도록 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충분한 안전투자가 이뤄져야 한다. 정부는 물론 각 지자체도 내진보강에 등에 대한 투자를 아껴서는 안 될 것이다.